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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사람처럼 친구와 어울려야 공격성 줄죠

경기도 광주에서 애견유치원을 운영하는 이상철 도그런 대표가 지난해 입양한 오키(왼쪽), 도키와 포즈를 취했다. 그는 리바이스 코리아, 펩시 코리아 등 외국계 회사 3곳의 ceo를 지냈다. 우상조 기자

경기도 광주에서 애견유치원을 운영하는 이상철 도그런 대표가 지난해 입양한 오키(왼쪽), 도키와 포즈를 취했다. 그는 리바이스 코리아, 펩시 코리아 등 외국계 회사 3곳의 ceo를 지냈다. 우상조 기자

 
 “개도 사람과 같아요. 친구가 필요하죠. 집안에서 자신만의 애견으로 강아지를 ‘가둬두다’ 보니 낯선 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생기는 겁니다.”

70년생 개띠 이상철 도그런 대표
외국계기업 CEO에서 애견유치원 원장으로
지난해 유기견 입양하며 전직 결심

2018년 황금개띠 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개는 총명하고 충성심이 강해 사람들이 가장 가까이 두고 생활한 동물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 유명인의 애완견이 같은 아파트 주민을 물어 사망케 하는 등 개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해 사람들의 걱정이 커져갔다.  리바이스 코리아, 펩시 코리아, 심플롯 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뒤 애견유치원 원장으로 변신한 이상철(48) 도그런 대표는 다른 개들과 어울리는 빈도가 높은 개들은 공격성이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애견유치원 겸 카페 한켠에 애견호텔도 마련해 바쁜 개 주인들을 대신해 개를 맡아주기도 한다. 우상조 기자

이 대표는 애견유치원 겸 카페 한켠에 애견호텔도 마련해 바쁜 개 주인들을 대신해 개를 맡아주기도 한다. 우상조 기자

 
 이 대표는 “개의 공격으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산책, 또 다른 한 가지는 다른 강아지들과의 교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개는 후각의 동물이다. 산책은 단순히 개를 운동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민감한 개의 후각을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야외에서 다양한 냄새를 맡아 자신의 후각을 충분히 훈련시키고 자극한 강아지는 그만큼 스트레스가 적다는 것이다. 또 사람과 마찬가지로 다른 개들과 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요즘은 개 주인과 개의 관계만 중시해 집안에서 애완견으로만 대하다 보니 개의 불안감과 공격성이 높아지는 것을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이는 개 보다는 사람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태도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개들도 사람처럼 서로 어울려야 스트레스와 공격성이 줄어든다. 자신만의 애완견으로 집안에만 가둬두는 건 사람만을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이 대표는 "개들도 사람처럼 서로 어울려야 스트레스와 공격성이 줄어든다. 자신만의 애완견으로 집안에만 가둬두는 건 사람만을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이 대표는 “애견유치원은 바로 개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개들과 어울리고 사람들과 생활하는 과정에 필요한 규범들을 학습할 수 있는 곳”이라며 “개가 가족의 일원이 되길 원한다면 꼭 애견 유치원에서 훈련받도록 해 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잘 나가던 외국계 기업 사장이 애견유치원 원장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열게 된 계기는 뭘까. 자신 역시 개띠이기도 한 이 대표는 어렸을 적 작은 강아지를 키운 것 외에는 수십년 간 개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아내(주양예 BMW코리아 상무)와 결혼한 뒤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족으로 살며 각자 바쁜 삶을 영위하던 그들이 개를 키운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그의 표현대로라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4월초 우연히 아내와 함께 들른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오키’와 ‘도키’를 만난 뒤다. ‘잡종’ 유기견인 이들을 입양할 생각은 전혀 없이 그저 한번 둘러보러 간 것이었다. 그러나 그날밤 이 대표는 오키와 도키가 눈에 밟혀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이튿날 그는 아내에게“우리가 입양하자”고 했고, 이는 잘 나가던 기업 사장을 새로운 인생으로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대표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갈 결정적 계기가 된 오키와 도키도 이 대표의 유치원에서 훈련받고 있다. 오키와 도키는 각각 부반장과 반장 역할을 맡았다. 우상조 기자

이 대표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갈 결정적 계기가 된 오키와 도키도 이 대표의 유치원에서 훈련받고 있다. 오키와 도키는 각각 부반장과 반장 역할을 맡았다. 우상조 기자

 
오키와 도키를 집에 들인 뒤 이 대표의 인생은 확 달라졌다. 마치 아이를 기르듯 이들에게 매달리던 그는 하루 종일 오키와 도키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아내와 함께 종종 들르던 집 주변(경기 광주)의 한 애견카페가 매물로 나왔다. 결국 퇴직을 결정하고 그곳에 새로운 애견카페 겸 유치원을 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도그런을 개업했고, 유치원 한켠엔 호텔도 갖췄다.  
이 대표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덜컥 이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기업 CEO 경험이 제게 큰 힘이 됐습니다”라며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애견산업의 규모도 커질 겁니다. 서울 인근과 지방까지 몇년내에 도그런 5호점을 내는 걸 목표로 황금개띠해에 제 2의 인생을 열심히 열어 나가겠습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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