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핵 위협과 평화, 양 극단 메시지의 김정은 신년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첫날 훈풍과 화약 내음이 동시에 나는 양극단의 신년사를 내놓았다. 한국엔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와 이를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올리브 가지(화해의 손길)’를 내민 반면 미국엔 미 본토 전역이 북한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는 협박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한·미 동맹을 마치 화전양면(和戰兩面)의 전술로 흔들어 보겠다는 속셈처럼 보인다.
 

한국엔 화해의 손짓, 미국엔 핵 협박 꺼내들어
성급한 기대 금물 … 제재 완화 수용해선 안 돼

김 위원장은 먼저 미국에 공세를 취했다.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해 “미국의 모험적인 불장난을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을 갖게 됐다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반면에 한국엔 “지금은 북과 남이 마주 앉아 관계 개선을 진지하게 논의할 때”로 “겨울철 올림픽에 우리 대표단 파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조건을 달았다. 한국이 “외세와의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고 미국의 핵 장비들을 끌어들이는 행위를 걷어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 요구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양극단 신년사만큼이나 국제사회의 반응도 엇갈린다. 중국 언론이 북한의 평화 메시지에 주목한 반면 미국 매체는 ‘핵 단추’ 등 미국에 대한 위협을 중시했다. 관건은 우리다. 마치 핵 위기 해빙의 가능성을 찾은 것처럼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냉철하게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응해야 한다.
 
우리도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김 위원장의 대화 제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평창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 제안 등에 일절 응하지 않았고 우리 민간단체의 방북도 제한했었다. 이제는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직접 대표단 파견을 운운하고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 등 일련의 조치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가 북한에 일관되고 분명하게 전달해야 할 것은 “핵과 평화는 병존할 수 없다”는 메시지다. 북한은 핵과 경제의 동시 발전을 꾀하는 병진노선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는 미몽(迷夢)에 불과하다는 점을 역설해야 한다. 중국도 최근 들어 “한반도의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는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또 북한과의 대화를 준비하는 노력 못지않게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제까지 북한은 우리를 건너뛰고 미국과 대화하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전술을 사용하다가 이번엔 미국을 제치고 우리와 만나는 ‘통남봉미(通南封美)’의 전술로 선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한·미 동맹의 균열을 획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는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분명히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새로운 것이다.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다. 오로지 냉철한 현실 인식에 기초해 북한을 대해야 한다. 모처럼 조성되는 대화 분위기가 깨질까 두려워 북한의 무리한 요구까지 수용해선 안 된다. 북한은 남북 관계개선을 고리로 제재 완화의 주문서를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핵 해결과 관련해 분명한 진전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국제사회와의 공조 틀 속에서 분명하게 유지해야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