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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채널 복원 필요하지만 대북 압박 공조 영향 줘선 안 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한국과 미국을 향한 메시지는 명확히 대비됐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분석
“북한, 한국과 관계 개선 통해
미국과 유리한 협상 나설 의도”

대미 메시지는 반발과 협박, 경고로 요약됐다. “미국의 반공화국 고립 압살 책동은 극도에 달했다”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 등이다. 한국에는 평화 공세를 펼쳤다.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평창 구상’에 집중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한 호응이다.
 
문제는 핵을 손에 쥐고 한국과 미국에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김정은의 진의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코리아 패싱’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인데, 그 바닥에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이를 위해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떼어낼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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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향해 대화 제안을 했지만 목표는 북·미 간 협상에 있고, 남북관계 개선은 이를 위한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은 미국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표현이나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않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
 
김정은의 눈이 궁극적으로 북·미 관계 개선을 향하고 있다면 한국으로서는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것이 남북대화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객원교수는 “한·미 간 공조와 신뢰가 아주 깊은 상황이라면 지금 북한과 대화 쪽으로 국면을 전환해 헤쳐나가는 것이 쉬울 수 있는데, 그 부분이 깊지가 못했다”며 “북한과의 대화에 응할 필요는 있지만 너무 급하게 목표의식을 갖고 접근하면 위험할 수 있고, 대미 관계를 잘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만 중시한 나머지 한·미·일 대북 압박 공조가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일 관계는 최대 고비를 맞았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직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통화하며 위안부 문제로 인한 한·일 간 갈등이 북핵 공조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남북대화 채널 복원은 필요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내재적 한계’를 정해놓고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는 단순한 군사훈련이 아니라 한·미 연합 방위 체제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중장기적으로 한·미 동맹의 운용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도 심사숙고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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