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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공공기관 옮겼지만 지역채용 94%가 비정규직

10개 혁신도시 10년의 명암 ⑧ 제주혁신도시
서귀포월드컵경기장과 한라산 사이인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법환동 일원 113만5000㎡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제주혁신도시 전경. [사진 서귀포시]

서귀포월드컵경기장과 한라산 사이인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법환동 일원 113만5000㎡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제주혁신도시 전경. [사진 서귀포시]

지난 27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장 인근 도로를 지나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라산을 배경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드러났다.

계획인구 5100명 ‘미니 혁신도시’
혁신도시 호재, 제주이민 열풍 등
외지인 늘며 아파트값 37% 상승
국가직 장벽에 지역 인재채용 한계
기관 근무자 절반이 ‘기러기 가족’

 
북쪽으로 100m쯤 더 가자 서귀포해양경찰서 뒤편으로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그 오른편으로는 공무원연금공단 등이 줄지어 있다. 가장 북쪽에는 국립기상과학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혁신도시 부지 사이로 호텔·카페 등 관광 시설도 곳곳에 눈에 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과 법환동 일원 113만5000㎡ 부지에 들어선 제주혁신도시의 모습이다.
 
제주혁신도시는 2007년 9월 총사업비 2939억원을 투입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착공했다. 제주도는 1일 “제주 이전이 결정된 공공기관 9곳 중 7곳이 입주를 마쳤고 올해 8월 나머지 2곳이 이전된다”고 밝혔다. 2014년 3월 국립기상과학원 개소 이후 2015년 10월까지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공무원연금공단, 국세청 산하 3개 기관 등 7개 기관의 이전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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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직장을 따라 지난 2014년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해 혁신도시에 사는 우모(34·여·서귀포시 서호동)씨는 “이주 초반에는 아파트 등 건물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카페나 빵집·음식점 등이 곳곳에 들어서 생활하기가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말했다.
 
제주혁신도시 계획인구는 이전기관 종사자 및 가족과 도시 유입 인구 등 5100여 명이다. 2~5만명 수준인 타지역의 혁신도시들보다 규모가 작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수를 고려해 정해졌다. 혁신도시 안에 별도의 학교와 병원은 없다. 주민들은 인근에 있는 학교·병원을 이용한다.
 
이들을 위해 지난 2011년 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임대주택 952가구, 공공분양 762가구 등 1714가구가 지어졌다. 앞으로 행복주택 200가구가 추가로 지어질 예정이다. 단독주택도 156세대가 분양이 끝나 지어지고 있다.
 
제주혁신도시

제주혁신도시

제주혁신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크게 올랐다. 제주도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의 아파트값은 최근 85㎡ 기준 4억8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3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던 것에 비해 37%가량 올랐다. 이런 부동산값 상승은 혁신도시 호재에 제주도 이주 열풍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혁신도시가 아니라도 제주 부동산은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송종철 제주주거복지포럼회장(부동산학 박사)은 “혁신도시 호재도 있지만, 제주로 이주하는 외지인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 인근 신축아파트들은 가격이 더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제주 혁신도시는 올해 9월 기준으로 7개 기관 695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중 절반 이상(370여 명)이 혼자 제주를 찾았다. 가족동반 직원은 320여 세대 불과하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해도 1280여 명이 유입된 것에 그쳤다. 다 합해도 1650명 수준이다.
 
최근 제주도의 인구는 매달 1000여 명씩 늘어나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2014년 4월 인구 16만명, 2015년 12월 17만명 2017년 4월에 18만명을 돌파하는 등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도로 옮겨온 공공기관들이 지역 인재를 채용하고는 있지만, 비정규직 위주인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채용된 지역인력은 191명이었다. 이중 정규직은 1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계약직 26명, 시설관리직 127명, 식당직 26명 등 비정규직이 채용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양창훈 서귀포시 도시계획(혁신도시) 담당은 “이전기관 중 대부분이 국가직 공무원 시험을 통해야 하는 인력이라 비정규직 인원이 많다”며 “제주도가 지역대학, 이전 공공기관과 협력해 수요자가 요구하는 맞춤형 정규직 인재를 늘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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