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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정부 훈장 받은 ‘독수리 아빠’

“죽은 짐승만 먹는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1호)는 최고의 환경 파수꾼입니다.”
 

한갑수 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민통선 장단반도에 월동지 조성
한 달에 3∼4번 먹이 주고 보살펴

한국조류보호협회 한갑수(64) 파주시지회장은 ‘독수리 아빠’로 불리는 인물이다. 매년 몽골에서 700여 마리의 독수리가 날아와 겨울을 나는 장단반도에 2000년 독수리 월동지를 만들고, 이후 월동지를 지켜가는 주인공이기에 붙여진 별명이다. “매년 겨울이면 몽골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세계적인 희귀 보호조류인 독수리가 탈진 등으로 집단 희생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몽골 정부 훈장을 들어보이고 있는 한갑수씨.

몽골 정부 훈장을 들어보이고 있는 한갑수씨.

그가 이 일에 뛰어든 것은 21년 전인 1997년 2월. 당시 5년째 파주 지역에서 명예 환경감시 요원으로 활동하던 중 29마리의 독수리가 임진강변에서 독극물에 의해 떼죽음을 당하는 것을 발견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자원해 독수리 보호 활동에 온몸을 던지다시피 뛰어들었다. 이후 먹이를 찾지 못해 탈진하거나 독극물에 중독되거나 다친 독수리를 구조해 보살피고 있다. 그리고 파주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에 정기적으로 먹이를 가져다주며 독수리를 돌보고 있다.
 
그는 요즘 한 달이면 3∼4차례 도축된 돼지 4마리를 1t 트럭에 싣고 장단반도로 향한다. 워낙 힘든 일이어서 자원봉사자를 구하기 어려워 늘 아내(김숙향·52)와 함께한다. 그의 이런 ‘독수리 사랑’은 해마다 임진강 일대로 독수리가 찾아왔다 떠나는 11월 초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계속된다. 독수리 먹이 구매는 문화재청과 파주시에서 지원한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먹이가 부족해 발을 구르고 있다.
 
탈진하거나 다친 독수리에게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잘게 썰어 먹이는 등 갓난아기 다루듯 정성을 다해 보살피고 있다. 이 일도 아내와 같이한다. 그리고 구조한 뒤 기력을 회복시킨 독수리 40여 마리를 매년 겨울 월동지로 돌려보내고 있다.
 
독수리 도래지

독수리 도래지

탈진하거나 다친 독수리를 구조하기 위해 민통선 일대를 수시로 순찰하는 것은 기본이다. 오토바이 수리점을 운영하는 빠듯한 형편인데도 주민의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현장으로 달려나간다.
 
문화재청이 조성한 파주시 감악산 기슭의 조류 방사장은 그의 직장이나 마찬가지다. 아내와 머물며 40여 마리의 독수리를 보살피고, 방사장 내 독수리 홍보관을 찾는 시민들도 안내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몽골 정부로부터 한국과 몽골을 이동하며 서식하는 독수리 보호와 한·몽 교류 및 협력사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연환경 우수인’ 훈장을 받았다. 그는 “세계적인 멸종 위기 조류인 독수리를 장단반도에서 겨울철에 잘 보호해 이곳을 앞으로 세계적인 독수리 생태탐방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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