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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반도체 계속 맑고 자동차는 저성장, 조선업은 보릿고개

산업별 기상도

산업별 기상도

2018년 한국의 산업 기상도는 그리 밝지 않다. 호황을 맞은 반도체 산업은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약진한 석유화학은 숨 고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자동차 시장은 주요국 수요 감소와 성장 둔화로 저성장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 발주 감소와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해운업은 올해도 힘든 시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희비가 엇갈리는 올해 주요 산업 전망을 살펴본다.

 
수요 꾸준 … 올 시장 규모 467조로 성장 
◆반도체=반도체는 올해도 ‘수출 코리아’를 이끄는 효자 산업으로 꼽힌다. 한국의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정보기술(IT) 발전과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여전해 지금처럼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7% 늘어난 4372억 달러(약 467조원)로 예상됐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슈퍼 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투자회사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이 올해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분야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D램 자체 생산을 서두르고 있어 올해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확대로 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가격도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누렸던 가격 상승효과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강화하며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2018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원화 강세로 수출량 257만 대 그칠 듯
◆자동차=지난해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매출 부진에 시달렸던 자동차 산업은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9%로 전망된다.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은 2016년 이후 계속 내림세다. KAMA는 한국 자동차업계의 수출량도 지난해 대비 1.5% 줄어든 257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 등 글로벌 수요 정체와 보호무역 강화, 사드 갈등 등의 대외여건 불안으로 본격적인 수출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기에 ‘디젤 게이트’로 한동안 판매를 중단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재개하기 때문에 내수 판매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근 KAMA 회장은 “원화 강세로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노사 관계 악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 같은 문제까지 겹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개별소비세 감면 등 내수 활성화와 환율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브라질과 러시아·인도 같은 신흥국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동차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국제 유가 오름세 원료비 부담 커져
◆석유화학·철강=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석유화학은 숨 고르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유통 가격 등을 뺀 이익을 뜻하는 ‘정제 마진’은 나쁘지 않다. 글로벌 제품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제 설비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에 속도를 내는 인도에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인다는 점이 부담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기업들에 원료비 부담 증가 요인이 된다.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제품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철강업은 세계 철강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절반 이상 차지하는 중국의 공급 조절이 계속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중국의 신규 건설 수주 금액이 늘고, 철강 재정지출 증가율이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는 지난해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물론 불안 요인은 있다. 철강을 필요로 하는 수요 산업 중에서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산업이 없고,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도 부담이다.
 
중국산 중저가 제품과 치열한 경쟁 예고
◆디스플레이·IT·가전=디스플레이·휴대전화·IT 기기·가전 등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산 중저가 제품과의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해상도와 배터리 효율이 기존 리지드(rigid) OLED보다 우수한 플렉서블(flexible) OLED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초고가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고해상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 확대 요인도 있다. 전기차 부품 중심의 전장 시장이 커지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중국업체들의 따라잡기는 국내 기업들에 위협 요인이다.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며 수익성이 악화한 마당에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8세대 이상 생산 라인 가동이 본격화돼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 삼성과 LG 역시 중국 패널 공장 생산을 확대했다. 최근 LCD 수출 단가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가전은 올해도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장벽이다. 최근 중동에서도 자국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입 규제 및 비관세 장벽이 강화되는 추세도 부담이다.
 
선박 발주 얼어붙어 일감 찾기 힘들어
◆조선·해운=조선업은 올해도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이 얼어붙어 일감 자체가 없어서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조선업계 건조량이 지난해 대비 31.8% 감소한 730만CGT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가 이런 한파를 겪게 되는 것은 2016년 수주절벽 영향이 크다. 통상적으로 수주 후 건조가 시작되기까지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리는데, 올해가 2016년 수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점은 미약하게나마 시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수주량이 5.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수주 목표를 채운 현대·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내후년부터 일감 부족 문제가 해소되기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가 강화한 환경규제를 적용하는 점도 장기적으로 우호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갖는 LNG 추진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망이 부정적이지만 해운 업종도 큰 악재는 해소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재무적으로 정리할 것이 정리되고, 구조조정에 실패한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올해는 그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커 귀환으로 유통업종 활기 띨 듯
◆유통·바이오·제약=유통업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과 새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 등으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사드 문제가 해결되면서 올해는 중국인 고객들의 ‘귀환’이 본격화하고, 온라인 쇼핑을 통한 대중국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국내 가계 구매력이 개선되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 복합쇼핑몰 입지 및 영업제한, 납품업체 인건비 분담 의무 도입 등 각종 정부 정책이 부담 요소로 꼽힌다.
 
바이오·제약업은 올해도 높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수출 성공 사례가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사들의 제품이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통과하면서 기술력 및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LG화학이 개발 중인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가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들(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연간 수출 규모는 1조4000억원 선이다. 이는 2016년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1조2346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각국 보건 당국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고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바이오시밀러에서 출발한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 연구개발(R&D) 수준이 점차 바이오 신약 개발에 도전할 정도로 올라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바이오시밀러에서 출발한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 R&D 수준이 점차 바이오 신약 개발에 도전할 정도로 올라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손해용·박수련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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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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