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미슐랭 별 19개 알랭 듀카스, 완벽주의를 말하다

두 별이 만났다. 하나는 지금까지 미슐랭 스타를 19개를 받은 스타 셰프 알랭 듀카스이고, 또 하나는 17세기 프랑스 수도사가 “별을 마신다”고 표현했다는 샴페인 돔 페리뇽이다. 이번 만남은 '돔 페리뇽 P2 2000' 론칭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였다. 2017년 12월 18일 이 극적인 만남을 직접 보려 중국 베이징에 갔다. 
2017년 12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돔 페리뇽과 셰프 알랭 듀카스의 협업 만찬이 열렸다. 왼쪽은 돔 페리뇽 수석 와인메이커 리샤 지오프로이, 오른쪽은 미슐랭 스타 19개를 받은 셰프 알랭 듀카스다. [사진 돔페리뇽]

2017년 12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돔 페리뇽과 셰프 알랭 듀카스의 협업 만찬이 열렸다. 왼쪽은 돔 페리뇽 수석 와인메이커 리샤 지오프로이, 오른쪽은 미슐랭 스타 19개를 받은 셰프 알랭 듀카스다. [사진 돔페리뇽]

‘창조자(크리에이터)’를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는 돔 페리뇽은 그간 제프 쿤스와 데이비드 린치 등 유명 아티스트, 그리고 ‘분자요리 창시자’라 불리는 셰프 페란 아드리아 등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협업의 ‘격’을 좀더 높이기 위해 파트너를 더 신중하고 엄격하게 골랐다. 그렇게 등장한 주인공이 알랭 듀카스(62)였다. 

리샤 지오프로이 돔페리뇽 수석 와인메이커와
베이징서 '돔페리뇽 P2 2000’ 출시 기념 협업
중국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에 16년 숙성 샴페인 마리아주


알랭 듀카스는 17살에 요리에 입문해 미슐랭 스타를 19개를 받은 스타 중의 스타 셰프다. 이 중 에섹스하우스(뉴욕), 플라자 아테네 호텔(파리), 루이15세(모나코) 3개의 식당은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식당’이라는 미슐랭 3스타를 받았으니 ‘미슐랭 가이드의 슈퍼 셰프’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17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당시 만찬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런 그가 P2 2000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흔쾌히 허락했다. 돔 페리뇽은 주류계의 스타 중의 스타. 한 해 수확한 포도로만 만드는 빈티지 제조 방식이나 오랜 숙성기간에도 신선함을 잃지 않은 독특한 맛에 350년 전 샴페인을 발견한 프랑스인 수도사 돔 피에르 페리뇽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높은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협업 대상은 숙성에만 16년을 들인 프레스티지 샴페인 P2의 두 번째 빈티지였다.  
2017년 12월부터 출시하기 시작한 돔 페리뇽의 프리스티지 샴페인 P2 2000. [사진 돔 페리뇽]

2017년 12월부터 출시하기 시작한 돔 페리뇽의 프리스티지 샴페인 P2 2000. [사진 돔 페리뇽]

별들의 만남은 2017년 12월 중순 중국 베이징의 차오 산리툰(CHAO Sanlitun) 호텔에서 이루어졌다. 알랭 듀카스 요리와 P2 2000을 마리아주한 만찬 디너가 18~19일 열렸다. 이 자리엔 돔 페리뇽을 대표해 셰프 드 꺄브(Chef de Cave·수석 와인 메이커) 리샤 지오프로이도 함께 했다. 지오프로이는 1990년 돔 페리뇽에 입사한 후 28년 동안 모든 돔 페리뇽의 품질 관리부터 출하 결정 선언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인물이다. 오랜 시간 유명 프레스티지 와인을 만들어온만큼 그는 돔 페리뇽 내에서 뿐 아니라 세계 주류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또 하나의 '스타'로 알려져 있다.  

행사는 베이징 차오 산리툰 호텔 1층의 갤러리에서 시작했다. [사진 돔 페리뇽]

행사는 베이징 차오 산리툰 호텔 1층의 갤러리에서 시작했다. [사진 돔 페리뇽]

18일 오후 7시 차오 산리툰 호텔 1층 갤러리에서 행사가 시작했다. 40여 명의 참석자들이 입장하자 지하1층으로 통하는 문이 열렸다. 사람 수에 딱 맞춰 준비한 샴페인 한 병과 와인잔 한 개가 놓여져 있는 조그만 테이블이 나타났다. 아무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 오롯이 와인을 시음하는 ‘솔로 테이스팅’ 이벤트다. 
중국 베이징 차오 산리툰 호텔에 마련된 솔로 테이스팅 행사 현장. 돔 페리뇽의 P2 2000을 테이스팅하는 독립된 자리가 세팅되어 있다. [사진 돔 페리뇽]

중국 베이징 차오 산리툰 호텔에 마련된 솔로 테이스팅 행사 현장. 돔 페리뇽의 P2 2000을 테이스팅하는 독립된 자리가 세팅되어 있다. [사진 돔 페리뇽]

자신의 테이블에 놓인 돔 페리뇽 P2 2000의 사진을 찍는 참가자. [사진 돔 페리뇽]

자신의 테이블에 놓인 돔 페리뇽 P2 2000의 사진을 찍는 참가자. [사진 돔 페리뇽]

참석자들이 자신의 테이블을 찾아 자리를 잡자 웅장한 음악과 안개가 낮게 깔리며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참석자들은 혼자 조용히 와인을 마시기도 인증샷을 찍기도, 또는 옆 사람과 잔을 부딪히기도 하며 P2 2000을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P2 2000은 2000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빈티지 샴페인이다. 샴페인의 85%는 여러 해 수확한 포도를 섞어 만드는 논빈티지 방식을 취한다. 해마다 다른 포도 작황과 상관없이 품질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돔 페리뇽은 한 해에 수확한 포도만 모아 샴페인을 만드는 빈티지 방식을 고집한다. 그 해 포도가 겪은 자연환경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그 과정을 하나의 창조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돔 페리뇽 P2 2000. 2000년에 수확한 포도만을 사용해 16년의 숙성과 1년의 안정화 기간을 거쳐 출시됐다. [사진 돔 페리뇽]

돔 페리뇽 P2 2000. 2000년에 수확한 포도만을 사용해 16년의 숙성과 1년의 안정화 기간을 거쳐 출시됐다. [사진 돔 페리뇽]

빈티지 샴페인은 논빈티지 샴페인보다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숙성 과정을 거친다. 포도를 수확하고 발효 시킨 후 숙성과정만 7년에서 20년이상 까지도 걸린다. 이날의 주인공인 P2는 숙성 과정만 16년이 걸렸다. 이후 1년간의 안정화 기간을 가진 후 드디어 세상에 공개됐다. 숙성 기간이 이보다 짧은 7~9년짜리는 일반적인 빈티지 샴페인으로 출시한다. 그렇다고 특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출하하는 것은 아니다. 돔 페리뇽의 최고 품질 관리자인 리샤 지오프로이가 시음한 후 ‘때가 됐다’는 선언을 해야만 시장에 나갈 수 있다. 
협업 디너에 참석한 손님 접시에 직접 화이트 트러플을 갈고 있는 알랭 듀카스. [사진 돔 페리뇽]

협업 디너에 참석한 손님 접시에 직접 화이트 트러플을 갈고 있는 알랭 듀카스. [사진 돔 페리뇽]

돔 페리뇽 P2 2000과 알랭 듀카스가 협업 만찬에서 선보인 메뉴. [사진 돔 페리뇽]

돔 페리뇽 P2 2000과 알랭 듀카스가 협업 만찬에서 선보인 메뉴. [사진 돔 페리뇽]

알랭 듀카스는 이렇게 오랜 시간과 엄격한 시험을 통과 한 후 세상에 나온 P2 2000과 함께 12가지의 요리를 선보였다. 평소 로컬 식재료를 사용하기로 유명한 그는 중국 식재료를 사용해 딤섬, 가리비 구이 등을 도자기에 담아 냈다. 음식을 내는 방식도 프랑스식 코스가 아니라 원탁 테이블에 한꺼번에 내는 중국식을 따랐다.  

회전 원탁 테이블에 여러 요리를 한꺼번에 내놓고 먹는 중국식 프리젠테이션. 윤경희 기자

회전 원탁 테이블에 여러 요리를 한꺼번에 내놓고 먹는 중국식 프리젠테이션. 윤경희 기자

대나무 꼬치에 낀 대구 까르파초와 트러플을 넣은 크로켓 등 간단한 아뮤즈 부쉬를 시작으로 바닷가재를 넣은 스프와 간장에 졸인 오리로 속을 채운 딤섬이 테이블을 채웠다. 작은 상추를 곁들인 가리비 요리와 함께 알랭 듀카스가 등장해 직접 화이트 트러플을 갈아 얹어 준 요리를 먹을 때쯤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탄성을 터트렸다. 중국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는 알싸하고 신선한 맛을 지닌 샴페인과 어우러지자 더 깊은 풍미를 발산해 냈다. 리샤 지오프로이가 말한 P2 2000의 특성인 ‘하모니’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알랭 듀카스와 리샤 지오프로이의 인터뷰.
 
만찬이 끝난 후 돔페리뇽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한 리샤 지오프로이(왼쪽)과 셰프 알랭 듀카스. [사진 돔 페리뇽]

만찬이 끝난 후 돔페리뇽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한 리샤 지오프로이(왼쪽)과 셰프 알랭 듀카스. [사진 돔 페리뇽]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
알랭 듀카스(이하 알랭) 둘 다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어떤 자리에서든지 리샤와 만나면 이야기한다. ‘우리는 함께 일하게 될 운명’이라고 말이다.  
리샤 지오프로이(이하 리샤) 정확하게 말하자면 처음 만난 건 25년 전이다. 요리와 와인, 이 두 가지는 다른 것 같지만 결국 ‘음식’라는 같은 업이다. 최상의 품질을 추구하는 목표와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격이 같으니 자연스레 친분이 쌓였고 어떤 무대에서든 만나게 될 사이였다. 그저 억지로 일을 만들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P2 2000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을 생각하니 알랭 듀카스 외에 다른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로컬 식재료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엔 어땠나.
알랭 이번 역시 중국에서 나는 식재료를 최대한 사용했다. 메뉴에 사용한 재료 85%가 베이징에서 구한 것이다. 중국에서 나지 않는 트러플 버섯과 몇 가지 향신료 정도만 프랑스에서 가져와 썼다. 
지역 식재료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알랭  로컬 식재료만 쓴다는 건 요리사에게 굉장한 제약이다. 하지만 요리를 하면 할수록 그 지방의 땅에서 자라고 길러지는 재료를 써야 한다는 신념이 생긴다. 
리샤  그가 왜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는지 이해한다. 돔 페리뇽 역시 ‘빈티지’ (와인에 사용된 포도의 수확 연도) 라는 족쇄가 있다. 빈티지란 그 해에 수확한 포도만을 가지고 와인을 만든다는 의미인데, 작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맛이 달라져 그 맛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작황이 나쁠 때도 있으니 일정 수준 이상으로 품질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창의성은 이런 족쇄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편안해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빈티지 와인이 가지는 매력은.  
리샤 매우 뚜렷한 개성이 있다. 매번 다른 개성을 가진 재료로 샴페인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하나의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 작업인 동시에 늘 새로운 도전이 된다. 예컨대 P2의 첫 번째 빈티지였던 1998년은 아주 따뜻한 해여서 크림처럼 부드럽고 쫀득하면서도 진한 아로마가 여운을 오래 남기는 에너지 넘치는 샴페인이 만들어졌다. 반면 2000년은 춥고 비가 많이 왔다. 따뜻한 날씨와 폭풍우가 몰아치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날이 많았다. 그 결과 건초·베르가모트 등 여러 가지 아로마가 풍성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점도가 높으면서도 절제된 방식의 풍미가 만들어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하모니’다. 마치 점묘화처럼 많은 점이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조화를 이뤄 하나의 그림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 외에 어려웠던 점은.  
알랭 어려움은 항상 있다. 이번엔 어떤 재료가 이 샴페인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어려웠다. 모든 걸 리샤와 만나 논의했다. 작은 부분이라도 생각의 차이, 반대, 제약이 있고 그걸 풀어내면서 일이 진행된다. 예컨대 리샤가 미처 생각 못한 음식을 추천하고 P2와 함께 먹으며 예상 못 한 조화에 놀라는 과정들이 반복됐다.  
이번 만찬의 특징은.
알랭 일단 한 가지 와인으로 모든 마리아주를 했다는 점이다. 보통 서양 요리에선 한 음식 당 한가지 와인을 낸다. 8코스면 8가지 다른 와인을 내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엔 한 와인만 냈고 모든 코스 메뉴가 다 이 와인에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  
메뉴와 샴페인을 조화시키기 위해 신경 쓴 점은.  

알랭  중국음식은 강한 맛의 소스를 많이 사용하지만, 너무 달거나 시지 않으면 P2와 잘 어울렸다. 매운 맛도 배제했다. 
 
베이징=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