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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어떻게 작성하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간 9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1만 420자 분량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대내외 정세 반영해 한달여 전부터 상무조에서 작성
북한이 처한 현실과 과제, 정책 기조 담겨
김일성은 육성, 김정일은 신문지상, 김정은은 녹화방송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성과를 정리하고, 새해의 정책 기조와 주안점을 밝혀 왔다. 북한 당국이 신년사를 발표하면 주민들은 신년사를 암기하고, 노동당에서 작성한 신년사 해설자료를 학습한다. 동시에 기관별로는 신년사에서 제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부이행 계획을 작성한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선 수령의 결정에는 오류가 없다는 무오류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북한 지도자가 발표하는 신년사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무조건 받아들이고 이행해야 하는 생활과 사업(업무)의 지침서”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북한의 신년사엔 과제와 정책 방향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이날 전력문제를 언급하며 “지방공업부문 전력 자체 보장해야”한다고 했다. 또 철강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금속재료의 질 향상에 힘을 쏟으라고 주문했다. 농업과 수산업의 앙양과 배 무이(선박건조)ㆍ배 수리 능력 확충, 양식ㆍ양어 확대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외부 자원 유입의 한계를 자력갱생으로 풀겠다는 취지다.  
 
신년사 작성에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소위 기관별로 소위 ‘총화’라는 결산을 하고, 내년도 목표를 설정해 제출하면 노동당 부처별로 이를 취합ㆍ정리한다. 이를 토대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상무조’에서 초안을 만들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종검토해 발표하는 형식이다.    
 
북한은 신년사에 대남뿐만 아니라 대외 관계와 관련한 메시지도 담는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신년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고위 탈북자는 “외교는 한국이나 미국 등 상대가 있기 때문에 신년사 발표 직전까지 변화가 있어 최대한 이를 반영한다”며 “외교, 대남 책임자들은 연말에는 공식 행사에도 참여하지못한 채 정책 기조뿐만 아니라 단어 선택에 집중한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23일 김정은 세포위원장 대회 참가자들과 사진촬영을 할 때 11명의 당 부위원장 중 이수용ㆍ김영철 등 외교와 대남 책임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을 제외하곤 매년 마이크 앞에서 육성으로 약 30분가량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2011년 12월 17일) 직후 신년사준비가 어렵자 2012년은 김정일 집권 때처럼 ‘공동사설’ 형식으로, 이듬해부터는 1946년부터 신년사를 낭독해온 할아버지(김일성 주석)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은 대외 공개연설을 꺼려했기 때문에 언론을 통한 공동사설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다만 발표시간은 오던 9시ㆍ9시 30분, 오후 12시 30분 등 유동적이다. 형식이나 내용도 김일성이나 김정일 때 신년사와 차이를 보인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대내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군사, 대남, 대외 등의 순서로, 신년사에서는 큰 기조만 제시하고 신년사 해설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다. 반면 김정은은 매년 순서가 바뀌고, “열차의 무사고 정시운행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일성이나 김정일 때는 신년사에서 숨은그림을 찾듯이 살펴보면서 행간을 이해해야 했다”며 “김정은은 직설적이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일성때 주로 생방송을 했던 것과 달리 김정은은 연설 중간에 박수 효과음을 넣는 등 사전 녹화를 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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