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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sible 한반도]유엔 대북제재가 통했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화전양면(和戰兩面)전술을 펼쳤다. 북한의 대표적인 전술의 하나다. 핵무력 완성을 강조하는 한편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그는 먼저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기대하며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면서다. 김정은은 지난달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폐막한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핵무력 완성을 강조하는 등 여러 차례 발표했다. 그는 이번 신년사에서 “바로 1년 전 나는 이 자리에서 당과 정부를 대표해 대륙간탄도로케트 추진 사업이 마감 단계에서 추진 중임을 공표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아울러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그 이행을 위한 여러 차례의 시험 발사를 안전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한 말을 실천했다고 자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지난해 핵무력 완성의 선포를 서둘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미사일 개발에 올인해 주민 피로도가 높고 2017년 신년사에 강조한 만큼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평화 및 대화 모드를 조성하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전후는 국제사회의 비난 등 정치적 부담이 컸기 때문에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29일로 잡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이런 전술을 택한 것은 유엔 대북제재 강화와 중국의 동참이 효과를 거둔 결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22일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발표해 석유 정제품 공급량을 현행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줄이는 등 북한을 압박했다. 또한 대북 해상차단까지 강화해 북한을 사면초가로 만들었다. 중국은 과거와 달리 정교하면서 단계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에는 끝장을 보겠다는 기세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1일 게재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1일 게재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연합뉴스]

 
김정은은 그 탈출구로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 그는 “지금은 등을 돌려대고 자기 입장이나 밝힐 때가 아니며 북과 남이 마주앉아 우리민족끼리 북남 관계 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당국자뿐 아니라 민간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정은은 “북남 관계 개선이 당국만이 아니라 누구나 바라는 초미의 관심사이며 북과 남 사이의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자”고 제안했다. 김정은은 과거와 달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총론보다 각론적으로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언급하고 대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통일전선부에 베테랑들이 포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철 부장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그가 데리고 간 군인들은 대거 물러나고 맹경일 부부장이 실무 책임자로 부상했다는 소문이 있다. 따라서 한국이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카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는 공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김정은은 또 다른 출구 전략으로 신년사에서 선제 핵 불사용 원칙을 재천명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책임있는 핵강국으로서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신년사를 실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북·미 관계다. 미국은 김정은의 신년사를 검토한 뒤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 북한의 행동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건에 따라 북·미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남북 관계의 진전에 따라 북·미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7일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60일간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이든 우리에게 대화하기 위해 도발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끝나는 2월 말이나 평창 겨울패럴림픽까지 포함하면 3월 중순까지다. 그 이후는 북·미 모두 피로감으로 대화의 동력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셉 윤이 제시한 ‘60일 플랜’도 그 기간과 비슷하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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