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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매력 넘치는 대한민국 만들자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지난해 한국의 촛불 시민혁명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촛불 시민혁명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는 현상)과 함께 포스트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에 일어난 세계 3대 리셋 혁명 중 하나였다.
 

한국은 인구 5000만 명 이상에
소득 3만 달러 넘는 6번째 국가 돼
남방외교구상 적극적으로 펼쳐
선진 G6 도약 위한 발판 삼아야

브렉시트·트럼피즘은 저성장·양극화·불안정이 일상화된 ‘뉴노멀(New Normal)’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호주의, 반이민주의, 일방주의, 자국 우선주의, 배타적 민족주의로 회귀하려는 퇴행적 리셋 혁명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촛불 시민혁명은 광장 민주주의와 대의 민주주의를 결합, 민주주의·법치주의·평화주의로 새 정부를 구성하고 국가를 개조하는 진보적 리셋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적폐를 청산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국가를 대개조하고 리셋하기에 분주하다. 새 국가의 틀을 짜는 개헌을 논의하고 있고, 6월에는 지방분권 시대를 경영하는 지방정부를 선출한다. 필자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으로 ‘매력 코리아(Charming Korea)’를 제시한다. 우리가 보유한 하드파워·소프트파워에 스티키파워(Sticky Power·점성권력)·소셜파워를 더해 매력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다.
 
하드파워가 군사·경제력이고 소프트파워가 가치·문화·기술력이라면 스티키파워는 상대방이 끈적끈적 달라붙게 하는 중독적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며 소셜파워는 시민사회의 지식정보 소통 능력, 자발적 복지, 표준과 규칙 제정 능력을 의미한다. 한 나라의 매력을 측정하는 지수로 국격, 평판도, 청렴도, 복지 수준, 정부 서비스, 국가 브랜드 파워 등이 있다. 한국의 매력은 국정 농단이 일어난 2016년 크게 하락했다가 촛불혁명이 일어난 2017년 프랑스와 함께 급반등했다.
 
시론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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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한국은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넘는 국가가 된다. 인구 5000만 명, 소득 3만 달러를 넘는 나라는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선진 5개국밖에 없다. 한국은 2018년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6대 선진 민주주의 대국(G6)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 선진 G6로 상승한 기본 동력은 양적 경제성장이었다. 아직 질적으로 G6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소프트파워·스티키파워·소셜파워를 중심으로 매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하는 질 높은 민주주의와 제도를 발전시키고, 국가가 아니라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며, 4차 산업혁명의 선두 주자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인공지능(AI)에 혼을 불어넣는 콘텐트를 잘 만들어야 한다. 콘텐트는 예술과 인문학적 상상력에서 나온다. 미국이 정보기술(IT) 혁명 시대에 헤게모니 국가로 복귀하게 된 것은 실리콘밸리의 소프트파워와 할리우드의 콘텐트를 결합해 ‘실리우드(Sillywood) 제국’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매력 코리아는 부국이면서 가난한 나라들에 풍성하게 나누어 주는 인심이 넉넉한 나라여야 한다. 또 민주주의를 수호할 뿐 아니라 잘 운영할 수 있는 시민의 나라이고, 평화를 사랑하고 만들 수 있는 나라다. 무엇보다 문화가 아름다운 나라여야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은 저서 『나의 소원』에서 부력·군사력을 갖춘 부강한 나라보다 가장 아름다운 나라,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한없이 갖고 싶다고 소원했다. 백범은 이미 한 세기 전에 매력의 힘을 통찰한 선각자였다.
 
마지막으로 매력 코리아를 만들려면 매력 공세(charm offensive) 외교를 펼쳐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소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고 한반도경제권을 구축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에 이르는 유라시아경제권의 허브가 되겠다는 북방외교 구상은 동북아에서 북한·미국·중국·러시아 간 하드파워 경쟁으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진 북방외교의 탈출구를 남방외교 구상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의 매력을 이용해 베트남에서부터 인도네시아·캄보디아·말레이시아·미얀마·인도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몽골에 이르는 ‘평화와 번영의 아시아 초승달’ 지역 국가들과 다자간 연성동맹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중국·러시아·일본·미국에 대한 지렛대가 생겨 북방외교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남방외교 구상을 실현하려면 하드파워가 아니라 공공개발원조(ODA) 등을 이용한 스티키파워와 촛불혁명을 이루어낸 한국 시민사회의 소셜파워, 한국형 개발 모델, 한국 민주주의와 제도의 우수성과 같은 소프트파워를 동원한 매력 공세 외교를 펼쳐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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