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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표현물 '모내기', 국립현대미술관 위탁 보관 추진

정부가 화가 신학철(73)씨의 그림 ‘모내기’를 국립현대미술관에 맡겨 관리하기로 했다. 대법원에서 1999년에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판단된 이 그림은 국가에 몰수돼 서울중앙지검에 보관돼 있다.
신학철씨가 1987년 출품한 그림 '모내기'. [중앙포토]

신학철씨가 1987년 출품한 그림 '모내기'. [중앙포토]

신씨는 1987년에 ‘모내기’를  민족미술협의회가 주최한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림 상단에는 백두산 천지가 있고 그 아래에는 사람들이 잔치를 하고 뛰어노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하단에는 모내기 하는 농부들이 외세를 상징하는 코카콜라와 양담배 등을 써레질하며 밀어내는 장면이 있다. 출품 당시 신씨의 작품은 큰 논란거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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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대학 동아리가 1989년에 이 그림을 행사 홍보용 부채에 사용하면서 문제가 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관들이 이적표현물 제작 및 운반 혐의로 한 대학생을 입건했고 신씨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이적표현물 제작)로 기소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이 상고했고 대법원은 1998년 3월 “이 작품의 제작 동기,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하면 반국가단체인 북한 공산집단의 활동에 동조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물로 판단된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 보냈다. 결국 신씨는 1999년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0월의 선고 유예와 ‘모내기’에 대한 몰수를 선고 받았다. 대법원은 같은해 11월 원심을 확정했다. ‘모내기’는 국가에 귀속됐다.  
 
이듬해인 2000년 8월에 신씨에 대한 선고 효력을 없애주는 특별사면이 단행됐다. 하지만 사면법에 따라 형의 선고로 이미 완성된 몰수 행위 등은 복권 대상이 되지 않아 '모내기' 그림은 그대로 서울지검에 남게 됐다. 서울지검은 2001년 3월 ‘모내기’에 대해 “사회적 이목을 끈 중대한 사건의 증거물”이라며 영구 보존키로 했다. 그 뒤 유엔 인권이사회가 2004년 3월에 ‘모내기’ 그림 반환을 권고했다. 하지만 당시 법무부는 “현행법상 몰수처리된 물건을 원소유자에게 반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러한 사정을 유엔에 통보했다.  
'모내기' 그림을 그린 신학철 씨. [중앙포토]

'모내기' 그림을 그린 신학철 씨. [중앙포토]

‘모내기’는 처음 압수 당시 접어서 보관해 접힌 부분의 물감이 떨어져 나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작품을 꼬깃꼬깃 접어 A4용지 박스에 보관하고 있다. 돌려받는다면 이 그림을 상자에 넣은 그대로 ‘흔적’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내놓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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