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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실수로 이중배상 받게된 군인 유족…법원 "둘다 줘야"

자살한 군인 유족에게 정부가 보훈급여금과 손해배상금을 이중으로 배상하게 됐더라도 정부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면 둘 다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보훈급여금·민사재판 손해배상금 이중수급 안되지만
재판 중 주장 안 해 '6000만원 배상하라' 판결 확정
뒤늦게 '이중 배상' 주장했지만…법원 "허용 불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7부(부장 부상준)는 대한민국이 "이미 보훈급여금을 받고 있는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줄 수 없다"며 낸 청구이의 소송에서 15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최모씨 등 유족들은 현재 매달 90여만원의 보훈급여금을 받고 있지만, 이 판결이 확정되면 약 6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강제집행을 통해서라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 국가로부터 다른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으면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는 보훈급여금을 받으면서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가족들만 예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건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입대 후 채 1년이 되지 않았던 최씨의 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선임병들의 지속된 폭행 끝에 두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최씨는 이듬해 "부대 지휘관들이 부대원을 제대로 관리감독 했더라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었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원은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유족들에게 총 6122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이에 반발해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지난 2011년 6월 판결이 확정됐다.
 
유족들은 이와는 별도로 2013년 보훈처로부터 "사망한 군인은 재해사망군경이므로 최씨 등은 보훈보상자법상 유족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그리고 그 다음 해부터 순직군경의 유족이 받는 보상금의 70%(약 90만원)에 해당하는 보훈급여금을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아차린 정부는 "최씨 등이 보훈급여금을 수령하고 있기 때문에 6년 전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소송을 냈다. 혹시 유족들이 강제로 6122만원을 가져가려 하더라도 이를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청구였다. 
 
하지만 법원은 "이중배상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는 확정판결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고 판단했다. 제대로 살피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니 유족들에게 이중으로 배상이 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변론 종결 이전부터 존재했던 사유로 확정판결의 집행력 배제를 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족들이 보훈급여금 등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다는 것은 재판 중에도 알 수 있던 사정인 만큼, 정부가 이중배상을 주장하려면 7년 전 손해배상 재판 때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제때 제대로 살피지 않은 실수 때문에 보상하지 않아도 되는 돈 수천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정부가 다음달 3일까지 항소하지 않으면 이 판결은 확정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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