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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술 빼앗은 대기업, 최대 10배 배상해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 해소 등 총 23개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뉴스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힘의 불균형 해소 등 총 23개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뉴스1]

대기업으로부터 자사의 기술을 뺏긴 중소기업은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검찰에 고발할 수 있다. 또 기술을 탈취한 대기업은 최대 10배까지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
 

공정위 ‘하도급거래 종합대책’
기술 탈취 행위 전속고발제 폐지
피해 기업 검찰에 직접 고발 허용
과징금 상한 5억 → 10억으로 높여

원청업체 전속 거래 강요도 금지
수제 맥주 관련 판매 규제 완화해

공정위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내놨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유통 분야에 이어 ‘갑을 관계’ 해소를 위해 내놓은 세 번째 대책이다. 김 위원장은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중요 과제”라며 “하도급 분야 거래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힘을 보강해 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가로막는 기술 탈취에 대한 억제책이 주로 담겼다. 공정위는 원청 기업의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한다. 지금까지는 공정위만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고발권을 갖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하도급법을 개정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술 탈취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는 현재 3배 이내에서 10배 이내로 확대한다. 기술탈취 관련 정액 과징금의 상한은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높인다. 공정위는 피해 금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정액 과징금을 매긴다.
 
납품 단가를 깎기 위해 하청업체에 원가 등의 경영정보를 요구하는 행위, 원청 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자사와만 거래하도록 하는 전속 거래 강요 행위도 금지된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대상에 ‘보복 행위’를 추가해 3배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하도급법을 개정한다. 소규모 하도급업체들이 원사업자와의 거래 조건 협상 과정에서 벌이는 담합 행위에 대해선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협상력을 높여주기 위한 장치지만, 중소기업의 ‘짬짜미’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어느 정도의 담합 행위까지 처벌하지 않을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담합 적용 배제는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일본, 독일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다”라며 “소비자에게, 특히 가격 인상 피해가 미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용을 배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도급 거래 공정화 종합대책 주요 내용

하도급 거래 공정화 종합대책 주요 내용

김 위원장은 이번 대책이 대기업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기업 없는 한국 경제는 상상할 수 없다”라며 “대기업을 옥죄거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결과를 의도하는 게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기업의 자발적인 상생협력 노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상생협력을 위해선 계열사가 많은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날 ‘전관예우’ 근절 및 사건처리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외부인 접촉 관리규정’(훈령)을 제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직원은 공정위 관련 업무를 하는 외부인과 접촉 시 5일 이내에 서면으로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대상에 해당하는 법무법인·법률사무소 28곳에 소속된 변호사·회계사 중 공정위 사건 담당자는 보고 대상 외부인이다.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 회사의 공정위 업무 담당자, 법무법인 및 대기업에 재취업한 공정위 ‘OB(퇴직자)’도 포함된다. 대면 접촉은 물론 전화·e메일·문자메시지 등의 비대면 접촉 시에도 보고해야 한다.
 
아울러 공정위는 수제 맥주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그동안 중소 맥주 사업자는 종합주류 도매업자(1149개사)를 통해서만 제품을 유통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특정주류 도매업자(1685개사)를 통할 수 있다. 종합주류 도매업자는 모든 주류를 취급할 수 있는 유통업체다. 특정주류 도매업자는 지정된 주류만 취급할 수 있다. 중소 맥주 사업자의 판로가 확대되는 것이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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