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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할머니 우울증이 사업아이디어, 시니어에 꽂힌 실리콘 밸리

기자
김정근 사진 김정근
김정근의 시니어비즈(3) 
인구 고령화를 위기로 바라보았던 '에이징(Aging)1.0'시대가 고령화를 기회로 활용하는 '에이징 2.0'으로 진화했다. 세계 각국의 혁신적 시니어 비즈니스 사례들을 통해 고령화가 국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두터운 고령층이 오히려 새로운 사업 기회임과 동시에 사회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장수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개념이 아닌 실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를 기회로 활용하기 원하는 많은 분에게 역발상의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로 하여금 시니어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했다. 실리콘밸리의 젊은 사업가들은 어떤 사업 아이템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을까? 그들은 아이디어를 멀리서 찾지 않았다.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겪은 생활 속 어려움과 이야기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자신이 체험한 조부모와의 경험을 비즈니스 기회로 활용해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세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니어 금융사기 예방 ‘트루 링크 파이낸셜’
 
 
트루 링크 파이낸셜 홈페이지 메인화면.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쳐]

트루 링크 파이낸셜 홈페이지 메인화면.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쳐]

 
먼저 만나볼 스타트업은 시니어 전용 금융회사 ‘트루 링크 파이낸셜(True Link Financial)’이다. 창업자 카이 스틴치콤베(Kai Stinchcombe)는 학교의 평범한 선생님이었다. 어느 날 그는 치매를 앓고 있던 자신의 할머니가 번번이 텔레마케터와 판매원들에게 속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판단력이 떨어진 할머니에게 텔레마케터와 판매원들은 할머니가 은퇴자금 중 일부를 필요 없는 물건을 구매하는 데 쓰게 만들고, 심지어 금융사기 피해까지 입히는 상황이었다. 카이는 할머니가 수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할머니의 금융 관련 업무를 자주 지켜봤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니어 전용 금융회사 '트루 링크 파이낸셜' 창업자 카이 스틴치콤베. [사진 카이 스틴치콤베 트위터]

시니어 전용 금융회사 '트루 링크 파이낸셜' 창업자 카이 스틴치콤베. [사진 카이 스틴치콤베 트위터]

그래서 카이는 2012년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시니어 금융사기를 예방하고 시니어의 은퇴자금을 보호·관리할 수 있는 시니어 전용 신용카드회사 트루링크파이낸셜을 설립했다. 2013년엔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카드(debit card)를 만들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현금카드는 시니어의 가족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시니어의 카드사용금액 한도를 정할 수 있고, 사용처를 특정 식료품 가게나 약국 등으로만 한정할 수 있어 금융사기로 인한 무분별한 지출도 예방할 수 있게 고안됐다. 
 
또한 의심되는 지출이나 평소와 다른 지출이 발생하는 경우 가족들에게 이메일이나 문자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는 기능도 있다. 미국은 2015년 금융사기로 인한 시니어의 피해액이 약 10억 달러(1조1600억원)에 달해 이런 금융회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트루링크파이낸셜은 뉴욕타임스, 유에스뉴스 등 미국 유명 대중매체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의 기업이 되었다. 2015년 트루링크파이낸셜은 총 340만 달러(39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했고, 시니어의 신용점수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루링크파이낸셜이 단순히 시니어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금융사기예방 및 재정관리 서비스뿐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시니어용 친구 맺기 사이트 ‘스티치’
 
 
온라인 시니어용 친구 맺기 사이트 스티치(Stitch) 홈페이지.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쳐]

온라인 시니어용 친구 맺기 사이트 스티치(Stitch) 홈페이지.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쳐]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독감을 느끼는 시니어에게는 친구 또한 삶의 중요한 부분인데, 이에 착안해 사업화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온라인 시니어용 친구 맺기 사이트 ‘스티치(Stitch)’다. 창업자인 마시 로그(Marcie Rogo)는 사별 후 혼자 사는 할머니가 우울증을 앓게 된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마침 경영대학에 다니던 그녀는 시니어주택 및 요양시설에서 인턴을 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로그는 그곳에서 많은 시니어가 다른 사람과 만나고는 싶지만 쉽지 않아 혼자 단순한 게임을 즐기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그는 2014년 7월 50대 이상만을 대상으로 친구 맺기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게 바로 스티치다.
 
 
스티치 창업자 마시 로그(Marcie Rogo).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스티치 창업자 마시 로그(Marcie Rogo).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스티치는 많은 시니어가 온라인 친구 맺기라는 개념을 낯설게 느끼기 때문에 친구 사이 관심사를 교환하는 데 중점을 두어 함께 영화 보기, 산책하기, 여행하기 등의 선택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첫 6개월 동안 스티치의 수익은 100만 달러(12억 원)을 기록했고, 2015년 10월 현재 총회원 수는 2만5000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으로서는 획기적인 성과이다.
 
 
 
 
 
요양보호사를 찾아주는 ‘홈히어로’
 
 
요양보호사를 찾아주는 '홈 히어로' 서비스.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쳐]

요양보호사를 찾아주는 '홈 히어로' 서비스. [사진 해당 홈페이지 캡쳐]

 
마지막으로 살펴볼 스타트업은 요양보호사를 찾아주는 회사 ‘홈히어로(Homehero)’다. 창업자 카일 힐(Kyle Hill)에게는 알츠하이머를 겪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당시 카일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할머니는 멀리 떨어진 시애틀에 살고 있어 할머니를 잘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는 할머니에게 적합한 요양보호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요양사가 약속시간보다 늦게 방문하거나, 할머니를 오랜 시간 방치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번은 할머니가 혼자 16시간 동안 동네를 배회하게 한 적도 있었다. 
 
힐은 이때 처음으로 할머니 때문에 울고 있는 아버지를 보게 되었다. 이런 경험은 당시 IT 기술자였던 힐이 시니어를 돌볼 적합한 사람을 찾는 방법을 고민하게 했다. 그는 마침내 2013년 홈히이로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창업한 지 2년도 안 되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큰 가정방문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컸다. 
 
 
(왼쪽부터) 홈 히어로 창업자 마이크 타운센드(Mike Townsend)와 카일 힐(Kyle Hill). [사진 홈 히어로 홈페이지]

(왼쪽부터) 홈 히어로 창업자 마이크 타운센드(Mike Townsend)와 카일 힐(Kyle Hill). [사진 홈 히어로 홈페이지]

 
홈히어로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요양보호사 채용 및 관리 시스템이다. 회사 스텝들은 일대일로 요양보호사 지원자와 채용인터뷰를 하고, 최종 결정된 요양보호사의 영상인터뷰 내용을 고객에게도 제공된다. 백그라운체크를 통해 요양보호사의 모든 범죄기록 및 각종 자격증의 사실 여부를 직접 조회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요양보호사와의 약속 스케줄을 직접 확인해 여러 요양보호사가 교대로 근무하는 경우 근무일지도 가족들에게 제공해주고 있다. 요양보호사 연결과 관리에 드는 비용은 고객이나 요양보호사가 아닌 홈히어로에서 부담함으로써 고객만족을 높인다.  
 
그 덕분일까? 2014년에는 매년 우수한 웹사이트에 수여하는 ‘웨비어워드’를 받을 정도로 서비스를 인정받았고, 창업자인 카일 힐은 2016년 포브스에서 선정하는 30대 의료분야의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니어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젊은 사업가의 사례처럼 아이디어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나와 내 주변에서 시니어가 경험하는 다양한 개인적 어려움과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시니어와의 경험이 고령화 사회를 바꾸는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근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jkim70@gmail.com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news.joins.com/Digitalspecial/210)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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