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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2월 동탄과 12월 광교 판박이 화재, 왜 반복되나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 SK건설 공사장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 SK건설 공사장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시 복합상가 건물 화재의 처참한 광경이 생생한 와중에 25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또다시 큰불이 났다. 닷새만이다. 불은 이 날 오후 2시46분쯤 광교신도시 내 SK뷰 레이크타워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 지하 2층에서 발생했다. 시커먼 연기가 14층 높이의 건물을 집어삼켰다. 매캐한 냄새에 숨쉬기가 불편했다. “전쟁 난 줄 알았다”는 주민의 목격담이 실감 났다.
 

0.3~3mm의 작은 용단 불티 온도는 3000도
작업장 반경 11m까지 날아가 주의 요구돼
불 붙기 쉬운 가연성 자재 반드시 치워야
하지만 동탄, 수원 모두 가연성 자재서 불
10개월 후 또 터진 용단화재, 대책 마련해야

화재 현장 앞 광교중앙로 왕복 6차선 도로는 통제됐다. 10개 소방서에서 온 펌프차·구급차 등 장비 50여대가 도로를 가득 메웠다. 대응 1단계가 아닌 바로 대응 2단계가 발령된 데 따른 상황이다. 진화·구조작업에 120명을 투입했다. 불은 더는 번지지 않고 2시간 30여분 만에 완전히 잡았다. 
 
진화 초기 3명이던 부상자 숫자는 불길을 잡은 뒤 15명이 됐다. 당초 14명이었지만 한 명 또 늘었다. “연기를 마셨다”는 최모(32)씨가 자신의 차를 몰고 화성 동탄 한림대 병원으로 간 사실이 이날 밤늦게 소방당국에 확인되면서다. 안타깝게도 이번 화재로 SK건설 협력업체(하청업체) H사 소속 근로자 이모(29)씨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상자는 16명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산소절단기로 철제 자재를 자르는 ‘용단(鎔斷) 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용단도 용접처럼 금속을 녹이다 보니 고열과 불티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화재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작업이다. 
융단 작업 중 튄 불티는 3000도의 높은 온도를 낸다. [자료 안전보건공단]

융단 작업 중 튄 불티는 3000도의 높은 온도를 낸다. [자료 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용단 작업 중 발생하는 불티는 직경이 0.3~3㎜ 정도로 아주 작다. 하지만 온도는 무려 3000℃에 이른다. 작업환경에 따라 비산 반경이 다른데 11m까지도 튄다. 가연성 물질에 불티가 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불이 붙을 수 있다. 미처 보지 못한 불티가 화마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에 공단은 용단작업 화재예방 안전수칙 중 하나로 가연성 물질의 정리를 강조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6일 지하 2층 용단 작업 근로자 2명으로부터 불티가 한쪽에 쌓아 놓은 70여개의 가연성 단열재 더미 쪽으로 튀면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작업장소로부터 더미까지는 3m쯤 떨어졌다고 한다. 근로자 둘은 30㎏짜리 소화기 2개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안전수칙을 어겼을 가능성이 크다. 화재 당일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는 근로자 122명이 일하고 있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2월 발생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화재 당시모습. 화재로 5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앙포토]

지난 2월 발생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화재 당시모습. 화재로 5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앙포토]

 
용단으로 인한 참사는 올 2월 6일 일어난 바 있다. 사망자 4명을 포함해 모두 52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동탄신도시 내 메타폴리스(최고 66층·4개 동) 3층 상가 화재다. 이에 10개월이 흐른 뒤 또 터진 ‘판박이’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오후 출동 소방대원들이 수원 광교신도시내 SK뷰 레이크타워 공사현장에서 화재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25일 오후 출동 소방대원들이 수원 광교신도시내 SK뷰 레이크타워 공사현장에서 화재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김민욱 기자

 
경찰의 동탄 화재사고 수사결과, 용단 작업자 주변에 불이 붙기 쉬운 우레탄 조각 등 가연성 폐자재가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소절단기 사용 중 튀는 불티에 대비해 갖춰야 하는 방염포와 불티 방지용 덮개 등 기본적인 화재 예방 장비도 갖추지 않았다. 광교 화재의 예방 장비 구비 여부는 정확히 조사 중이다. 
 

용접·용단 등과 관련한 부주의 화재는 지난해 1074건, 2015년 1103건, 2014년 1048건 등 매년 1000건 넘게 반복되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동탄 화재 이후 용접·용단작업 화재예방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 하지만 광교 화재를 막지는 못했다. 용접업계 한 관계자는 “용접이나 용단 작업은 대부분이 하도급 구조”라며 “이렇다 보니 안전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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