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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 두 번 중단됐다 갑자기 종료, 사고친 tvN ‘화유기’

초유의 방송 중단사태를 빚은 24일 tvN 드라마 ‘화유기’. 방송된 분량에서도 요괴 역할 연기자들이 타이즈를 입고 와이어를 매단 채 나타나고(위쪽), 영상 합성을 위한 크로마키가 노출됐다. [사진 tvN]

초유의 방송 중단사태를 빚은 24일 tvN 드라마 ‘화유기’. 방송된 분량에서도 요괴 역할 연기자들이 타이즈를 입고 와이어를 매단 채 나타나고(위쪽), 영상 합성을 위한 크로마키가 노출됐다. [사진 tvN]

90분짜리 TV 드라마가 방송 도중 20분간 중단되다가 20여 분 분량을 남긴 채 종료되는 어처구니없는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20분 내용을 아예 방송하지 못한 것이다. 컴퓨터그래픽(CG) 등 드라마의 후반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방송시간을 맞추려다 빚어진 최악의 방송 사고다.
 
24일 오후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는 두 차례 방송 중단 끝에 단축 방송을 했다. 9시에 시작한 드라마는 40분에 ‘60초 후에 계속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중간광고를 내보낸 이후 다른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10여 분간 방송했다. 이후 드라마가 재개됐으나 10시20분에 또 한 번 방송을 끊고 15분간 예고편을 내보냈다. 그리고 35분쯤 드라마를 재개했다가 41분에 별도 안내 없이 드라마를 종료했다. 애초 오후 10시30분으로 예고된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50분을 넘겨서야 방송했다.
 
tvN 측은 “후반 작업이 지연되면서 방송 송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요괴의 특수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으나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화유기’는 ‘서유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판타지 드라마로 차승원, 이승기, 오연서 등이 주연을 맡았다. 총 20부작 중 이날 방송 분은 2회였다. 정상적으로 방송된 화면에서도 요괴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에서 와이어줄과 연기자가 입은 검은 타이츠가 그대로 노출되는 등 CG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송됐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학생회 학예회도 이렇지 않다(박**)” “방송 2회 만에 방송사고도 황당한데 제대로 된 해명도 없다(최**)”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없는 방송(배*)” 등 비판이 이어졌다. 열악한 제작 환경이나 돌출변수를 감안해도 ‘있을 수 없는 사고’라는 지적이다. ‘화유기’는 MBC 출신인 박홍균 PD가 프리랜서 독립 후 맡은 첫 작품. 내부 사정을 알고 있는 한 드라마 PD는 “독립 후 첫 작품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공들여 찍으면서 연출부도 수차례 바뀌고 제작이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리랜서 PD다 보니 방송 가능 여부에 대한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tvN은 25일 2회 완성본을 다시 방송하면서 자막을 통해 “끝까지 기다려주셨음에도 계속되는 지연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방해했고, 변명의 여지 없이 이번 방송사고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드라마계에서는 방송 중인 드라마의 잦은 결방이 눈에 띄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더욱 높은 완성도로 다시 찾겠다”며 27, 28일 방송을 미공개 NG 영상이 포함된 드라마 하이라이트 등으로 대체키로 했다. 시청률 40%를 돌파한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도 30일과 31일 정규방송 대신 명장면을 보여주는 송년특집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두 편 모두 내부적으로 빠듯한 제작 일정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tvN 드라마 ‘도깨비’ ‘응답하라 1988’ 등이 제작 시간 부족을 이유로 결방된 적이 있다.
 
15년여 경력의 한 드라마 PD는 “드라마 공화국의 씁쓸한 단면”이라며 “1년에 한국의 드라마가 미니시리즈 100편, 연속극까지 더하면 150편인데 이를 만드는 환경은 여전히 후진적”이라고 말했다. 거의 실시간 촬영이라는 뜻의 ‘생방송 드라마’, 신(scene)별로 쪼개서 촬영 현장으로 날아오는 ‘쪽대본’ 등이다.
 
한 MBC 드라마 PD는 “제작비나 인력 등 투입되는 자원에 비해 찍어내는 드라마가 많고, 시청자 수준은 높아지다 보니 문제가 계속된다”고 털어놨다. 사전제작이 정착되지 않는 가운데 시청률 경쟁을 위한 무리한 드라마 편성 확대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는 곧 한국의 문화 콘텐트의 수준에 관한 문제”라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소한의 제작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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