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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중국 IT심장’에 콘텐트 거점 마련한 한국 스타트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1일 중국 선전에서 비즈니스센터 개관식을 열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1일 중국 선전에서 비즈니스센터 개관식을 열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호랑이와 고구려 무사가 그려진 1500년 전 무용총 고분 벽화가 무대 위 스크린에 나타났다. 무사 그림이 ‘반짝’하는 특수효과와 함께 살아있는 사람으로 변신하더니,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익살스러운 동작의 현대적인 율동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선전비즈니스센터 21일 개관
VR·게임·패션·방송 등 정보 공유
쇼케이스 열어 투자 유치도 가능

스타트업 육성 돕는 업체만 400곳
“한·중 손 잡으면 글로벌 진출 유리”

한국 스타트업 ‘라이브케이’가 춤꾼의 동작을 촬영해 실제처럼 재현한 홀로그램 영상이다.
 
“15년 이상의 공연 제작 노하우로 만든 고화질 홀로그램 콘텐트입니다. 중국과 홍콩의 대형 테마파크나 전시장 어디서든 활용 가능합니다.”
 
무대에 오른 이 회사 조남권 대표의 소개에 통역기를 귀에 꽂은 중국 투자자들이 사진을 찍거나 수첩에 메모를 하며 관심을 보였다.
 
조 대표가 “단지 콘텐트를 팔기 위해 중국에 온 게 아니다.중국 공연 사업자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한 대목에선 투자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 쇼케이스 외에도 국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등 콘텐트가 전시된 센터 공개로 관심을 모았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 쇼케이스 외에도 국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등 콘텐트가 전시된 센터 공개로 관심을 모았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선전(深圳)의 JW매리어트호텔에서 한·중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 스타트업 쇼케이스(신제품 공개 행사)가 진행됐다.
 
앞으로 이 도시에선 이처럼 한·중 콘텐트 업계의 교류·협력 계기가 되는 쇼케이스가 수시로 열릴 예정이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2만3000㎡ 부지, 18개동 건물로 구성된 선전 소프트웨어(SW)산업단지 1A동 7층에 ‘선전비즈니스센터’를 마련하고 개관식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선전비즈니스센터는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인 선전에 처음 마련된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들의 거점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게임·애니메이션·패션·방송 등의 콘텐트로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시도 중인 한국 기업인 누구나 이곳에서 전문가 컨설팅을 받고 시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 쇼케이스 외에도 국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등 콘텐트가 전시된 센터 공개로 관심을 모았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 쇼케이스 외에도 국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등 콘텐트가 전시된 센터 공개로 관심을 모았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저작권 보호 등 사업상 필요한 법률 지식을 안내받는 일도 가능하다. 물론 중국 기업에도 활짝 열린 공간이다. 센터 내에서 협업 논의를 할 수 있으며, 쇼케이스 정보를 얻어 직접 참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강만석 콘진원 원장 직무대행은 “중국에서 그간 한국 콘텐트 진출은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콘텐트 유통의 근간이 되는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풍부한 ‘기회의 땅’ 선전에선 정작 이렇다 할 거점이 없어 기업들이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센터 개관을 계기로 한·중 양국이 선전에서 손을 잡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전비즈니스센터

선전비즈니스센터

작은 어촌이던 선전은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억9000만 위안에서 지난해 1조9600억 위안(약 322조원)으로 1만 배가 됐다. 선전에서 건물을 지으면 사흘에 한 층씩 올라간다는 뜻의 ‘선전 속도’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이젠 중국 내 대표적인 기업 친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선전의 초고속 성장을 이끈 산업은 정보기술(IT). 선전에 있는 기업의 34%가량이 IT 기업으로, 이들이 도시 전체 수출량의 80%를 차지한다. 텐센트와 화웨이 같은 중국 최대 규모 IT 기업의 본거지가 이곳에 있다. 선전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도 불리는 이유다.
 
이를 뒷받침하는 게 선전의 IT 분야 스타트업 육성 열기다. 도시 안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만 100개가 넘는다. 직원 수가 적은 소규모 액셀러레이터까지 더하면 400곳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선전에서 최근 특히 주목, 육성에 힘쓰는 분야가 콘텐트다. 선전의 IT 기업들은 단단히 다져놓은 하드웨어 기반을 앞세워 내수시장을 이미 장악한 상태인데, 여기에 전 세계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글로벌 경쟁력까지 갖추려면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봐서다. 젊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콘텐트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눈여겨본 정부는 중국 선전시액셀러레이터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거점 마련과 교류 확대에 나섰다. 남찬우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장은 “한류 열풍으로 확인된 한국 콘텐트 특유의 ‘고급 이미지’와 ‘디테일’이라는 장점이 선전의 콘텐트 육성 흐름과 맞물려 한·중 콘텐트 업계 전반의 동반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측 반응도 긍정적이다. 개관식에 참석한 선전 최대 액셀러레이터 중 한 곳인 IDH의 청홍홍 부회장은 “심천비즈니스센터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약속한다”며 “한국 스타트업들이 선전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인 플래텀의 조상래 대표는 “중국 투자자들이 서울 강남과 경기도 판교를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이날 쇼케이스에 나선 라이브케이를 비롯한 ‘문와쳐’ ‘페르소나미디어’ ‘마로마브’ ‘제이벅스’ 등 콘텐트 관련 스타트업 5곳은 텐센트가 직접 심사해서 선전 SW산업단지 내 ‘텐센트액셀러레이터센터’에 입주시켰다. 5개 스타트업은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금 2000만원씩을 받고 내년 4월까지 선전에 머물면서 한·중 협력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페르소나미디어의 임정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비즈니스로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라며 “중국 시장을 다각도로 분석한 만큼 좋은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선전비즈니스센터는
위치 중국 선전 소프트웨어산업단지 1A동 7층
개관 2017년 12월 21일(현지시간)
역할 한국 콘텐트 스타트업 거점, 한·중 교류의 장
업무 전문가 컨설팅, 시장 정보 공유, 쇼케이스 마련 등
 
[자료: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전=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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