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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특별한 감성 단편 '두 개의 빛:릴루미노'

 기억하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본 순간
 
  

한지민, 박형식 시각장애인 풋풋한 커플 연기
유튜브 공개된지 3일만에 조회수 150만
배리어 프리, 10개 언어 자막 서비스 예정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0)의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30분짜리 단편영화 '두 개의 빛:릴루미노'가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지 3일 만에 조회 수 150만을 넘었다. 허 감독이 오랜만에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연출한 감성 멜로 장르인데다,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한지민과 박형식이 모두 시각장애인 캐릭터를 맡은 영화다. 남녀 주연 배우가 서로 시선을 맞추지 않고 감정을 표현하는 감성 연기 자체가 도전일 수밖에 없는, 좀 특별한 영화이기도 하다. 
 
 '두 개의 빛'은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수영'(한지민)과 '인수'(박형식)가 사진을 완성해가며 서로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담은 내용. 수영은 밝은 미소와 적극적이고 당찬 매력이 돋보이는 아로마 테라피스트. 반면 망막색소변성증(RP)으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피아노 조율사인 인수는 잔뜩 움츠러든 자신과 달리 당당한 모습의 수영에게 끌린다. 
 
 영화는 시각장애인들을 중심에 배치한 영화인만큼 소리와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몸짓 등 다양한 감각을 도드라지게 한 연출이 단연 눈에 띈다. 허진호 감독 특유의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대목이다. 우선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사운드 엔지니어인 상우(유지태)가 소리를 채집하던 풍경을 떠올리게 할 만큼 사운드 연출이 감각적이다. 시각장애인에게는 큰 위협이 되는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부터 발걸음 소리, 바람 ·파도 소리·피아노 소리 등 일상의 모든 미세한 소음 표현이 귀를 사로잡는다. 시각장애인들이 느끼는 빛의 다양한 스펙트럼 역시 따뜻하고, 눈부시고, 어두컴컴한 빛 등으로 다채롭게 담겼다.     
 
영화 '두 개의 빛:릴루미노' 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한지민.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영화 '두 개의 빛:릴루미노' 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한지민.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최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특별상영회 자리에 참석한 한지민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빛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다"며"연출을 허진호 감독이 맡는다고 해서 대본을 보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촬영을 앞두고 시각장애인 여러분을 만나보니 유쾌한 성격의 분들이 많았다"는 그는 시각장애인의 밝은 모습을 수영의 캐릭터에 그대로 녹였다.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맡은 한지민.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에서 시각장애인 역을 맡은 한지민.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저시력으로 인한 불명확한 시선을 그만의 한쪽으로 움직이는 '눈동자 연기'로 사실감 있게 표현한 것도 특징. 시각장애인 연기를 위해 특수 렌즈를 착용했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이는 "연습한 결과"라는 게 그의 대답. 처음엔 어지럽고 쉽지 않았지만 "평소 그런 상태로 생활을 하다 보니 촬영을 할 때는 익숙해져 표현이 가능하더라"고.
      
망막색소변성증(RP)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인수 역을 맡은 박형식.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망막색소변성증(RP)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인수 역을 맡은 박형식.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돌'로 데뷔한 후 주로 TV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박형식에겐 '두 개의 빛'이 스크린 데뷔작이다. 
 
영화 '두 개의 빛' 촬영현장의 허진호 감독과 주배우 한지민과 박형식.허진호 감독은 " '두 개의 빛'을 촬영하며 영화 작업이 재미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영화 '두 개의 빛' 촬영현장의 허진호 감독과 주배우 한지민과 박형식.허진호 감독은 " '두 개의 빛'을 촬영하며 영화 작업이 재미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호필름, 삼성전자]

 
 '두 개의 빛'은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저시력 장애인들을 위한 VR 시각보조 앱 '릴루미노'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영화로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영화채널로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각장애인 25만 명 중 4만 명만이 전맹이고 나머지 21만명은 저시력자다.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인 릴루미노는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실시 중인 C랩(Creative Lab)에 참여한 임직원 3명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난 8월에 론칭됐다.
 
 허진호 감독은 릴루미노의 개발 과정에서 저시력 장애의 일종인 RP를 앓고 있는 한 아이가 VR을 통해 이제까지 뚜렷이 보이지 않던 엄마의 얼굴을 알아보는 표정을 담아낸 영상을 보고 감동해 단편 연출을 맡았다. 허 감독은 "영화 '두 개의 빛'을 통해 서로의 빛이 되어 주는 두 남녀와 시각장애인 동호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전하고 싶었다. 단편인데도 '두 개의 빛'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 개의 빛'은 27일부터 화면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화면해설과 화자,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버전으로도 선보이며, 12월 중 영어·중국어·독일어·러시아어 등 10개 언어 자막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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