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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통합 바람직한가?

기자
최재식 사진 최재식
연금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매듭을 칼로 두 동강 냈듯이 단번에 해결해야 할까, 실타래를 풀듯이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할까?
 

최재식의 연금 해부하기(23)
구조개혁은 이해조정 실패로 실행 어려워
기존 틀 유지 '모수개혁'은 재정부담 문제
연금개혁, 장기적 지속 가능한 방법 찾아야

“바우씨, 어떻게 생각하세요?” “잘 모르지만, 일도양단(一刀兩斷)으로 해결하는 것이 깔끔할 것 같은데요.” “그러면 개혁의 충격이 크지 않을까요?” “그렇겠군요.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가요?”


 
구조개혁이 어려운 이유
 
온 나라를 들썩이던 연금개혁이 끝나면 “연금 구조개혁 실패, 이번에도 모수개혁에 그쳐”라는 뉴스를 자주 볼 수 있다. 연금개혁 소리만 들어도 골치가 아픈데 ‘구조개혁(fundamental reform)’은 뭐고, ‘모수개혁(parametric reform)’은 또 뭘까?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중앙포토]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중앙포토]

 
일반적으로 기존제도의 틀을 바꾸는 것이 구조개혁이고,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보험료나 연금지급률 등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바꾸는 것이 모수개혁이다. 과거 몇 차례의 공무원연금 개혁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됐으나 채택되지 못한 ‘다층(多層)개혁’ 방안이 구조개혁에 해당한다. 1층의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통합하거나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2층의 퇴직수당은 민간 퇴직금과 같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며, 3층에 공직의 특수성을 반영한 저축계정을 신설하는 식으로 재구조화하는 방안이다. 
 
많은 사람이 구조개혁을 원하는데도 실제 연금개혁에서는 ‘더 내고 덜 받는 모수개혁’이 매번 채택된다. 그 이유는 아마 제도의 구조를 바꿀 때 발생하는 이해관계의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모수개혁이라고 해서 반드시 개혁이 미미한 것은 아니다. 보험료 인상과 연금 인하 폭이 클 경우 구조개혁보다 더 과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 얘기만 나오면 공무원연금을 폐지하고 국민연금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왜 공적연금의 통합을 바라는 걸까? “중국이 왜 자본주의가 되지 않고, 우리나라가 왜 공산주의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중국 사람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훨씬 더 평등의식이 강한 것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우리 사회는 합리적 차이가 들어설 자리가 많지 않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식의 결과적 평등만 난무한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인데 말이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해 일원화하는 구조개혁은 현실적인 장애가 많다. 우선 보험료나 연금수준이 크게 다른 제도를 일시에 통합하는 데 따른 거부감이다. 그리고 이미 오랫동안 서로 다르게 운영해 왔기 때문에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크다. 잠금효과란 기존에 사용하던 것보다 더 뛰어난 서비스나 제품이 등장해도 전환비용 부담이 커 기존 것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각 제도의 재정상태가 다른 것도 통합의 장애 요인이다. 어느 국민연금 가입자가 공무원연금의 재정문제를 떠안으면서 통합을 바라겠는가?
 
 
잠금효과. [사진 fireworks]

잠금효과. [사진 fireworks]

 
연금제도를 개혁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기득권 보장 요구다. 그렇다면 신제도와 구제도를 분리해서 연금개혁을 하는 구조개혁 방법은 어떨까? 기존 가입자에게는 종전제도의 틀을 유지하는 모수개혁을 하고, 앞으로 제도에 들어올 신규가입자부터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틀의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당장의 정책적 수용성은 매우 높다. 왜냐하면 기존 제도가입자의 기득권 침해 논란을 잠재울 수 있고, 신제도 가입자는 정책 결정 당시에는 아직 제도 가입자가 아니어서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가 개혁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문제가 달라진다. 동일 신분인데도 제도 가입 시기에 따라 수혜 불균형이 지나치다고 신제도 가입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제도와 구제도의 재정을 통합해 부과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신제도 가입자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내가 낸 보험료가 내 연금재원으로 적립되지 않고 선배세대의 연금을 지급하는 데 쓰인다면 연금 차별받는 것도 서러운데 내 돈까지 뺏어가니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그렇다면 신·구제도의 연금재정을 분리해 운영하면 어떨까? 이 경우 신제도는 초기 연금지출이 적어 기금이 쌓여가니 문제가 없다. 그러나 구제도의 재정이 문제다. 이미 연금수급자는 많고 연금재원은 세대 간 부양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선배 세대의 연금은 현직자들이 내는 보험료로 어찌어찌 지급한다고 해도 현직자들이 퇴직해 연금을 받을 땐 신·구제도의 재정 분리로 신규 유입 자금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재정 불균형 고리를 끊는데 들어가는 제도 전환비용을 국가나 다른 누군가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과거의 재정 불균형 고리를 끊는데 들어가는 제도 전환비용을 국가나 다른 누군가가 부담해야 한다. [중앙포토]

과거의 재정 불균형 고리를 끊는데 들어가는 제도 전환비용을 국가나 다른 누군가가 부담해야 한다. [중앙포토]

 
공적연금을 통합하거나 신·구제도를 분리하는 구조개혁이 어렵다면 모수개혁은 어떤가? 물론 모수개혁을 강하게 한다면 구조개혁보다 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복지축소 정책이 그래왔듯이 과격한 개혁은 어렵다.


 
초기 재원부담 큰 구조개혁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의 실질적인 차이는 재정부담의 시기적 차이다. 대체로 구조개혁은 과거부터 이어지는 연금재정 불균형의 꼬리를 자르기 때문에 제도개혁 초기부담이 많이 늘어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원부담이 안정된다. 반면에 모수개혁은 당장의 부담증가는 크지 않지만 지속해서 늘어나는 재원부담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이겠는가? 연금개혁 방법의 대논쟁!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지 않겠는가.
 
최재식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silver20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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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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