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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공연 시장 … 내 취향 저격하는 무대는

지금 뮤지컬 팬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대형 신작이 거의 없이 조용하게 연말 시즌을 넘겼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무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현재 뮤지컬 전용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신작 초연은 총 5편. ‘타이타닉’부터 ‘햄릿 얼라이브’ ‘시스터액트’ ‘모래시계’ ‘광화문연가’ 등 창작과 라이선스, 내한공연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개성도 뚜렷하다. 내 취향을 저격하는 무대는 어떤 작품일까.

연말 대형 신작 뮤지컬 5제

 
시스터액트

시스터액트

가장 대중적인 무대를 꼽으라면 ‘시스터액트’ 내한공연이다. 이미 전세계 600만명이 관람하고 토니상·드라마데스크상 등에 노미네이트됐던 검증된 흥행작으로, 취향 불문 ‘문화 망년회’에 제격이다. 1992년 개봉해 오랫동안 ‘최고의 가족 코미디’로 사랑받은 원작 영화의 매력이 고스란히 무대화되어 시대를 초월한 킬러 콘텐트의 저력을 과시한다. 범죄조직에 쫓겨 수녀원으로 숨어든 밤무대 가수와 보수적인 수녀들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건강한 스토리는 쇼뮤지컬에 안성맞춤. 영화의 히로인인 프로듀서 우피 골드버그와 토니상을 수차례 수상한 제리 작스 연출, 명작곡가 알란 멘켄이 의기투합해 아름다운 음악과 신나는 춤을 통해 꿈과 사랑, 우정이 버무려진 감동을 훈훈하게 전달하는 ‘브로드웨이 쇼뮤지컬의 진수’다. 들로리스 역 데네 힐, 티제이 역 제러드 베드굿 등의 소울 넘치는 본고장 흑인음악과 놀라운 퍼포먼스, 메리 역 김소향의 활약도 관전포인트.  
 
햄릿 얼라이브

햄릿 얼라이브

가장 예술적인 무대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최초의 창작뮤지컬로 만든 ‘햄릿 얼라이브’다. 지난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돌연변이와 인간의 사랑으로 파격 재해석한 성종완 연출이 작가로 참여했으나 세련된 의상과 모던한 무대 외에 파격은 없다. 본고장 영국인 아드리안 오스몬드의 각색·연출로 오히려 아주 ‘정직한 햄릿’이 됐다. 인간의 존재론적 고뇌라는 원작의 주제를 노래와 음악, 무대미술을 활용해 시청각적으로 극대화하는 데 천착하며 상업성보다 작품성에 공을 들였다. 인물 내면의 갈등을 표현적으로 드러내는 오필영·이우형 디자이너의 무대와 조명이 시선을 사로잡고, 햄릿 역에 ‘가창력 본좌’ 홍광호와 ‘팬텀싱어’ 고은성이 ‘사느냐 죽느냐’ 넘버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타이타닉

타이타닉

가장 진보적인 무대라면 ‘타이타닉’이다.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을 휩쓴 명작으로, 그해 12월 개봉한 동명 영화의 러브스토리와는 무관하다. 1912년 첫 항해에 나섰다 침몰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에 승선한 인간군상을 실화에 가깝게 담백하게 재현했는데, 재난을 유발한 선주의 탐욕과 선장의 나태 등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주인공이 없다. 출연자 모두가 앙상블을 겸해 여러 배역을 맡는데, 그렇다고 무명배우만 있는 건 아니다. 문종원·윤공주·임혜영 등 스타급도 있지만 ‘타이타닉’ 안에선 모두 평등한 분량을 소화한다. 민주적인 형식은 내용과 완벽히 일치한다. 대부호부터 중산층·이민자까지, 1·2·3등실에 구분된 승객들은 결국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얘기다. 뮤지컬 ‘팬텀’의 모리 예스톤이 작곡한 웅장한 음악, 관객이 배에 함께 탑승한 듯 실감나는 세트디자인도 완성도가 높다.
 
모래시계

모래시계

‘모래시계’와 ‘광화문연가’는 젊은 여성 위주의 뮤지컬 관객을 중장년까지 확장하는 미덕이 뚜렷하다. 1995년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국민드라마를 무대화한 ‘모래시계’는 24부작 드라마를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효과적으로 압축했다. ‘남자충동’ ‘미친키스’등 ‘남자 이야기’가 장기인 조광화 연출이 뜨겁고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그렸다. 부마 민주항쟁과 광주 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슬롯머신 비리까지 1970~90년대 초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조망하는데, 요즘 세상에 보기 힘든 두 남자의 진한 우정과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가 드라마 팬이었던 중장년층, 특히 남성 관객의 감성에 호소한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오상준 작곡가 특유의 감상적인 선율이 가슴을 달구고, 드라마 테마곡 ‘백학’도 다양한 변주로 흘러나온다. ‘태수’역에 김우형·신성록·한지상이 서로 다른 매력을 어필 중이고, 과묵한 보디가드 ‘재희’역의 손동운과 이호원, 두 아이돌 스타가 이끄는 검도 군무도 볼거리다.  
 
광화문연가

광화문연가

타계한 작곡가 이영훈의 명곡들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도 전세대를 아우른다. 40대 이상은 물론 60~70대도 상당수 객석을 차지하는 진풍경이 연일 펼쳐진다. 죽음을 앞둔 작곡가가 첫사랑을 회상하며 남성들의 로망을 건드리는 듯, 결국 소중한 추억은 따로 있다는 ‘여심 저격’ 코드로 마무리되는 영리한 구조다. 주인공의 시간 여행 안내자 ‘월하’역에 혼성 더블캐스팅된 정성화·차지연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서사를 이끄는 것도 관전포인트. 중년과 청년의 내가 듀엣을 부르는 뭉클한 순간 등, 적절히 편곡된 노래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자연스럽다. 1막 엔딩의 ‘그녀의 웃음소리뿐’ 대합창은 작곡가에게 보내는 장엄한 송가로 울리고, 남녀노소 일제히 기립해 국민가요 ‘붉은 노을’을 함께 부르는 커튼콜도 특별한 감흥을 선사한다.
 
타이타닉 2018년 2월 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
햄릿 얼라이브 2018년 1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시스터액트 2018년 1월 2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모래시계 2018년 2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광화문연가 2018년 1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글 유주현 객원기자 yjjoo@joongang.co.kr 사진 각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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