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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낭만은 필요하다

홍대 앞 대표 북카페 카페꼼마가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잠정’이라고 쓴 까닭은 서교동과 동교동에 있던 1ㆍ2호점이 기존 카페를 닫고 새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혀서다. 지난 7월 기존 카페의 폐점을 앞두고 카페꼼마 측은 “보기 좋게 책을 정리하고,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고,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일은 무척 즐거웠지만 버겁기도 했다”고 회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유명세를 굳힌 장소를 떠야하는 이유는 “그 장소가 너무 ‘핫’해졌기 때문”이다. 

출판사 문학동네의 ‘카페꼼마’가 잠정 휴업한 이유

 
상수역 인근의 서교동 1호점과 연남동 연트럴파크 입구에 있는 2호점은 모두 급부상한 동네에 자리 잡았다. 2012년 문 연 2호점의 경우 카페 한 벽면을 가득 채운 15단 책장이 인기였다. 지성과 낭만이 샘솟는 북카페는 사람들에게 인기였다. 북카페 명소로 항상 꼽혔고, 출판시장 불황 탓에 출판사들이 북카페로 외도한다는 뉴스에 단골로 등장하기도 했다. 출판사 문학동네 측은 “손해를 보고 있지 않았지만 재계약을 앞두고 임대료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가 다른 공간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페꼼마는 현재 한 대형 판매 매장과 손잡고 경기도 구리시에서 ‘숍인숍’ 형태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장으뜸 카페꼼마 대표는 “홍대 쪽에도 장소를 계속 찾아보고 있다”며 “거리에서 잘 보이는 건물 1층에 세련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책이 계속 놓여 있을 수 있게 다양한 협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출간된 『합니다, 독립술집』은 독립술집 다섯 곳의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 동네마다 개성 있는 독립책방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라지만, 독립술집은 조금 낯설다. 출판사는 자본의 논리만으로 운영되지 않고, 취향의 공동체가 형성되며, 젊고, 술집 사장이 아닌 기획자의 공간 등이 독립술집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공간에 사람의 이야기가 진하게 배인 술집이다. 대기업을 뛰쳐나와 술집을 차리고(상암동 ‘원부술집’), 정치에 입문했다 한국 술을 팔고(경리단길 ‘한국술집 안씨 막걸리’), 일부러 망한 상권을 찾아다니며 “모두 즐기면서 대충대충 삽시다”고 권하는 술집(망원동 참프루)이라니. 같은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이런 술집에서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술집을 열게 된 계기는 각각 다르지만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비슷하다. “재밌는 공간을 여기저기에 많이 만들고 싶다(참프루 변익수 사장)” “공간을 매개로 사람들이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일본 주택가의 살롱처럼 그런 분위기의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원부술집 원부연 사장)”라는 식이다. 어찌 보면 한량한 자영업자 같지만, 놀 줄 모르는 이들에게 놀거리를 만들어주느라 열심히 발차기하는 개척자들이다. 인지도를 쌓아도 치솟는 임대료를 버티기 힘든 요즘에 독립술집의 생존기가 반갑다. 거리에는 책이 있고, 로망이 있어야 행복하다. 새해에는 이런 뚝심들이 더 똘똘 뭉쳐 지속가능한 낭만을 만들어주길. 
 
 
글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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