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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할 사람 용서하고 …

삶과 믿음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동생과 내가 치르는 연례 의식이 있었다. 바로 산타클로스가 줄 선물을 잘 담을 수 있도록 양말을 챙겨 두는 일이었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이 양말을 머리맡에 두고 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오래 지나지 않아 산타의 존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땐, 무척 상심했던 것도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당시 시행되던 ‘야간통행금지’는 크리스마스이브에만 해제되었다. 그래서 그 시절엔 무조건 많은 사람이 딱히 할 일도 없으면서도 명동거리로 몰려나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람 물결로 뒤덮인 명동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를 특별한 날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줄고 분위기가 과거보다 식었다고 한다. 거리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기부하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런데도 지금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하면, 산타클로스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산타클로스는 세인트 니콜라스(Saint Nicholas)로부터 나온 말이다.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다니는 붉은 외투 차림과 흰 수염의 할아버지를 부르는 대명사가 되어 전설 속의 인물처럼 묘사되고 있다. 사실 산타클로스는 실존 인물로, 본래 4세기 전반 터키 남부에 위치한 담브레의 미라에 살았던 성 니콜라오(St. Nicholaus) 주교를 지칭한다.
 
가톨릭에서 니콜라오 성인은 어린이와 선원들의 수호성인이다. 그는 가난한 이웃에게 자선을 베풀었고, 특별히 어린이를 사랑했다. 성 니콜라오가 특별히 어린이를 찾아가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는 전설과 결부하여 축일 전날 밤, 어린이들의 양말 속에 장난감과 과자를 가득 채워 주는 풍습이 발전되었다.
 
신대륙 발견 이후 미국에 이주해 온 네덜란드의 기독교 신자들이 이러한 옛 가톨릭 관습을 그대로 보존했다. 이들이 12월 5일에서 25일 사이에 ‘신비의 사람 방문’이란 모습으로 되살린 것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물론 성탄절이 기독교 행사다 보니 기독교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는 마침 연말에 있어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자신을 성찰하기 좋은 시간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처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에게도 한번 연락을 보내면 어떨까. 감사해야 할 사람에겐 어떤 형태로든지 고마움을 전할 일이다. 용서할 사람은 용서하고 잊어버려야 할 사람은 잊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한 번쯤 되돌아보며 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면 좋을 것 같다.
 
 
허영엽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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