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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참사 당시 출동한 소방 사다리차, 30분 지연돼 피해 키워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 프리랜서 김성태

 
“제발 건물 유리창을 깨달라고 애타게 부탁했지만 들은 척도 안했습니다.”

소방당국 총체적 대응 부실에 유가족들 분통
목격자들 "유리창 깻으면 사망자 줄었을 것"…스프링클러 작동되지 않아

22일 오후 충북 제천시 고암동 보궁장례식장에서 딸 김모(18)양의 빈소를 지킨 그의 아버지(42)는 소방당국의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화재 당시 현장에서 건물에 갖혀있는 딸에게 전화를 했는데 ‘연기는 차오르고 아무것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했어요. (소방관들이)유리창만 깼어도 살 수 있었는데….”라며 오열했다.
 
29명이 숨진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는 소방당국의 총체적 부실 대응이 빚어낸 인재(人災)였다. 구조··진화에 나섰던 소방 사다리차는 화재 현장에 도착하고도 주차된 차량을 치우느라 30분간 구조에 나서지 못했다. 목격자들은 20명이 숨진 2층 여자 사우나실 유리를 출동직후 곧바로 깼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했을거라고 지적했다.
 
구조 현장에 도착한 소방 사다리차는 제 구실을 못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치우느라 구조가 30분간 지연됐다”고 밝혔다. 제천소방서는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 화재 신고를 받고 소방 펌프차와 사다리차, 구급차를 현장에 출동 시켰다. 제천소방서와 화산119안전센터는 약 3㎞ 떨어져 있는 화재 현장에 7분 뒤인 오후 4시에 도착했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1층 화재 현장.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1층 화재 현장. 프리랜서 김성태

 
이 서장은 “도착하자마자 굴절사다리차를 진입시켰지만, 주차된 차량을 피해 멀찌감치 사다리를 펴는 바람에 고층까지 닿지 않았다”며 “견인차를 이용해 승용차 등을 빼낸 뒤 굴절사다리차를 다시 고정하는 과정에서 30~40분 정도 구조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함께 출동한 고가사다리차는 건물 뒤편에 강풍과 연기로 인해 제대로 구조작업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민간인이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8층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성 3명을 구조했다. 소방당국이 굴절사다리차로 구조한 사람은 단 한명에 불과하다. 굴절사다리차의 방화수 장치가 고장나는 일도 벌어졌다. 이 서장은 “방수 호스을 연결하는 밸브가 추운 날씨와 높은 수압으로 금이 가서 물이 샜다”고 말했다. 2층 유리창을 깨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건물 1층에 LP가스 탱크가 있어 폭발 위험이 있는데다 연기가 자욱해서 건물 진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소방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함께 불이 난 건물에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소방청에 따르면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설비의 알람밸브가 폐쇄돼 건물 전 층에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층 사우나 출입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불이 난 스포츠센터를 이용했던 주민들은 “평소에도 2층 버튼식 자동문(슬라이딩 도어)이 잘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2층에서 숨진 여성 20명 중 11명은 출입문에서 발견됐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 원인을 1층 주차장 천장의 배관 열선 설치 작업 도중 튄 불꽃이 내장재인 스티로품에 옮겨붙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은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 15대에 옮겨붙어 순식간에 건물 전체에 번졌다.
 
안형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은 “공간이 넓은 공공시설의 경우 비상 계단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멀 수 있어 외부와 통하는 일부 유리창을 잘 깨지는 것으로 설치하고 탈출용 도구 비치와 안내 표시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천=최종권ㆍ박진호 기자 choio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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