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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 통제" 말 나오게 만든 5년 전 삼성의 선택

기대에는 못 미쳤다지만 애플 아이폰X은 여러 가지 논란을 이겨내고 국내 판매량 25만대를 돌파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의 신작 아이폰X 출시 전 "애플의 새 아이폰은 경쟁사인 삼성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2년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현재 삼성디스플레이) 당시 사장은 한 대학 세미나에서 "SMD가 대박 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아몰레드(삼성의 OLED를 브랜드화한 용어)를 넣는 것인데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애플이) 우리를 찾아오도록 만들겠다"는 확신에 찬 대답을 내놨다.
 
이때만 해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내세운 아이폰에 SMD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몰레드를 넣는다는 계획은 약간 무리가 있어 보였다. 특히 일본 산업계는 조 당시 사장의 발언을 비웃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이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시티에서 열린 5.5세대 AMOLED 라인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1.5.31 [연합뉴스]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이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시티에서 열린 5.5세대 AMOLED 라인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1.5.31 [연합뉴스]

 
2004년 세계 최초로 LED TV를 출시했던 소니 등 일본의 전통적 디스플레이 회사들은 OLED의 상용화가 불가능하리라고 예상했다.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감당해야 할 투자 비용 상당했기 때문이다.
 
 
2012년 일본 정부는 히타치제작소·소니·도시바의 LCD 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에 나섰다. 일본 산업혁신기구는 2000억엔(약 2조원)을 출자했고 일본의 JDI(재팬디스플레이)를 발족했다. 하지만 JDI의 예측과 달리 디스플레이 시장은 급속도로 LCD에서 OLED로 재편됐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시장의 흐름 내다보지 못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현재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될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OLED가 시장을 장악했다는 걸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가 바로 애플의 10주년 출시 기념작인 아이폰X이다. 애플은 아이폰X에 OLED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독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공급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X의 생산량이 사실상 삼성의 OLED 공급량에 달려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삼성이 애플을 통제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사진 아이폰 공식홈페이지]

[사진 아이폰 공식홈페이지]

 
지난 7일 블룸버그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LG디스플레이와 OLED 공급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내년 말이나 2019년부터 OLED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올해 아이폰의 OLED 패널 탑재 비중은 18%인데 비해 내년에는 5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해 온 IT기업 애플과 삼성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아이폰 공식홈페이지]

[사진 아이폰 공식홈페이지]

 
애플뿐만 아니라 많은 회사가 스마트폰에 OLED를 적용하는 흐름으로 점점 바뀌는 추세다. 중국의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앞다퉈 OLED 탑재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 "(애플이) 우리를 찾아오게 하겠다"던 조 전 사장의 호언장담이 현실로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97.8%다.
 
 
2007년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첫 양산에 성공한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시장의 1%만을 OLED가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었다. 앞으로는 LCD를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이 팽창하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이 1억 400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진 아이폰 공식홈페이지]

[사진 아이폰 공식홈페이지]

 
5년 전 삼성디스플레이의 선택은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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