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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도 못 입고 피신” 아비규환 … “아내가 갇혀 있어요” 절규

21일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복합상가건물 화재사고 생존자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알몸으로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하고 피신했다고 한다.
 
생존자인 김종수(64)씨는 건물 3층 남탕 옆에서 이발관을 운영해 온 이용사다. 그는 화재 당시 손님의 머리를 다듬고 있었다. 김씨는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오후 4시쯤 갑자기 건물 외벽에서 불꽃이 튀더니 연기가 안으로 들어왔다”고 사고 당시를 증언했다. 연기를 흡입해 제천서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김씨는 중앙일보 기자를 만나 “손님들이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중요한 신체 부분만 가리고 비상구로 탈출했다”며 “정신이 없어 되는 대로 손님을 피신시켰다”고 말했다. 불꽃이 튀자 건물 안에 설치된 화재 알림 벨이 울렸다고 한다. “남자 목욕탕 안에 손님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나와 함께 피신한 손님은 10여 명인데 탕 안에 얼마나 더 많은 남자 손님이 남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3층 이발소는 비상구와 곧바로 연결돼 있다. 김씨는 손님들과 이 비상구를 통해 비상계단을 이용하여 1층으로 피신했다. 비상구와 비상계단이 잘 연결돼 피난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건물 외벽에서 불꽃이 튄 뒤 안쪽으로 연기가 들어왔다. 불꽃이 튀고 연기가 들어오는 데까지 불과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9층짜리 스포츠센터가 화재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스포츠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시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9층짜리 스포츠센터가 화재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스포츠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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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며칠 전 소방서에서 점검을 나왔고 평소에도 대피훈련을 정기적으로 했다”며 “근무자로서 책임감 때문에 손님들을 인솔해 1층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윤모씨는 건물 4층에서 운동하던 중 헬스장 바깥쪽에서 연기가 들어오고 비상벨이 울리자 관리자의 안내를 받아 급히 탈출했다고 한다.
 
윤씨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4층 헬스장에만 10여 명 이상이 같이 있었다. 3층이 남성 사우나고 2층은 여성 사우나라 안내를 받아 비상구를 통해 1층으로 바로 내려왔다”며 “현장에서 나올 때 7~8명 정도는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들끼리만 내려왔고 여성들은 내려오는 걸 보지 못했다. 비상계단으로 1층까지 그대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윤씨가 건물에서 빠져나왔을 때만 해도 불이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밖으로 나와 건물을 바라봤을 때는 1층과 2층 여자 목욕탕 쪽 벽에만 불이 붙어 금방 꺼질 줄 알았는데 불이 그렇게 많이 퍼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이모씨는 “4층에서 비상계단으로 급하게 내려왔을 때 연기가 건물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며 “피해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연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건물 안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을 목격한 제천시민은 “1층에서 불이 났는데 갑자기 펑~펑~ 소리가 나더니 주차장에 있던 차량이 다 전소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천=신진호·김준영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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