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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한국 관광 다시 묶은 중국의 오만..."이유는 없다"

 중국이 잠시 재개했던 한국행 단체 관광을 다시 봉쇄하고 이를 각 여행사에 통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앙일보 12월20일자 1면)  
 

기한 명시않아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분명
사드 관련 등 정치적 의도 유무도 불확실
정상회담 관계개선 흐름에 역행
정부 진상 파악 난항...민간업계가 알려

복수의 여행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산둥(山東)성은 20일 오후 칭다오(靑島)와 옌타이(煙台) 등 지역별로 관내 여행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행 여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21일 오전에는 웨이하이(威海)에서 회의가 소집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같은 방침이 구두로 통보됐다. 
21일 오후 서울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기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1일 오후 서울 경복궁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기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번 금지 조치는 기한을 지정하지 않아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 연말까지 출발하기로 예정된 상품도 종전보다 승인 절차를 강화한다는 통보가 내려갔다.  
 
베이징 여유국은 이미 지난 19일부터 여행사로부터의 단체관광 승인 신청을 일체 받지 않고 있으며, 신청을 낸 일부 업체들도 22일 출발분부터 승인을 거부당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베이징에서도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회의가 조만간 소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의 국영 기업인 청년여행사는 1월 출발 예정으로 판매 중이던 한국 상품을 취소하고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이 업체 직원은 “1월 4일 출발을 시작으로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을 판매해왔으나 20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여행사와 제휴해 한국 현지에서 안내(가이드)와 교통ㆍ숙박 등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국내 랜드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계약된 단체 관광에 대해서도 줄줄이 취소 통보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 면세점 입구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뉴스1]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 면세점 입구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뉴스1]

  
앞서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관련 보복으로 지난 3월 15일부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가 지난달 28일부터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 부분적으로 풀었다. 하지만 한 달도 못돼 이를 다시 거둬들이는 조치가 나왔다. 
 
정부 당국은 곤혹스런 입장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릴 것”이라며 방중 성과를 홍보한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광 중단 조치가 시작된 19일은 한ㆍ중 정상회담이 개최된지 닷새만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한지 사흘 만이다.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는 보복성 금지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관광 축소(2016년 11월)-전면금지(올 3월)-부분해제(11월)-재금지(12월)의 전 과정도 대외적으로 공표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 특정 국가에 대한 보복성 금지는 국제 규범에 반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광 금지 관련해) 알지 못한다”고 대답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금지조치의 이유는 미스테리에 가깝다. 한ㆍ중 정상회담 전후의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와 반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이후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사드 관련 '적절한 처리'나 '실질적 조치'를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들어있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과는 상관없는 행정적 차원의 조치인지도 불분명하다. 산둥성에서는 여행사 측이 한국 관광을 재중단하는 이유를 묻자 여유국 직원이 “이유는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주중 대사관은 초기에는 “일부 특정 업체를 대상으로 한 규제의 차원”이라고 판단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금지 조치가 모든 여행사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내려진 것임이 명백해졌다. 일각에선 중국 수뇌부의 지침이 일선 정부 기관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시차(時差)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일사불란함이 특징인 중국의 행정 관행으로 볼 때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당국자는 중앙일보의 질의에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이 뚜렷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 재중단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사실 자체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비교적 단기간에 금지조치를 다시 거둬들일지, 아니면 상당 기간 지속될지 여부도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와의 소통도 미흡하다. 그나마 중국 여유국 내부의 동향이 파악된 건 대부분 민간 여행업자들의 역할에 힘입은 것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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