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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핵심 현안 쏙 빠진 4차산업혁명 규제 혁신 해커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 동안 강원주 원주 KT 수련원에서 '제1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을 개최했다. [김도년 기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 동안 강원주 원주 KT 수련원에서 '제1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을 개최했다. [김도년 기자]

'라이드셰어링(카풀)과 택시업계·정부가 토론으로 상생협력을 모색하길 기대했지만, 깊은 유감을 표한다.'
 
21일 강원도 원주 KT 수련원. 신산업 규제 개혁 방향에 대한 민·관 합동 끝장 토론회인 '제1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이 열렸다. 연단에 오른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환영 인사를 할 때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위와 같은 내용의 의견문을 발표했다. 국내 120여개 스타트업이 모인 이 포럼은 기대했던 '카풀 논쟁'이 해커톤에서 다뤄지지 못한 데 대해 실망감을 내비친 것이다.
 
카풀 논쟁이 의제에서 빠진 이유는 택시업계의 불참 때문이다. 택시노조는 내년 초 조합원 총회를 열어 해커톤 참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사를 주최 측에 전달했다. 장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에 이르려면 인내도 필요하다"며 "다음 달 열릴 해커톤에선 (택시업계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묵은 공인인증서 폐지 문제도 이번에 논의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이 준비 시간을 요청해 이 역시 다음 해커톤으로 연기됐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 종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개인 정보 보호 규제'도 이번 토론 주제에서 빠졌다.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은 개인이 인터넷에 남긴 정보를 바탕으로 하기에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지난달부터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는 행정안전부·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민간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면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 정보 보호 규제 개선은 또 지체될 수밖에 없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관계자는 "특위를 구성하려면 각 부처에서 특위 위원을 추천받아야 하고 위원의 성비·출신 지역 등을 따지다 보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결국 이번 해커톤에선 핀테크·위치정보·혁신 의료기기 규제 등 3가지 주제만 다루게 됐다. 해커톤은 행사 전 4~5주 동안 사전 준비 기간을 갖는다. 현업에 바쁜 이들을 갑작스럽게 불러모으는 행사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1차 해커톤은 한 달 전부터 언론에 주제와 계획을 공개했다. 그만큼 이해 당사자들을 조율해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에 미리 알린 주제 중 상당수가 빠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개인 정보보호 규제처럼 업계 관심이 높은 주제 논의가 정부 부처로만 구성된 TF로 넘어간 것은 규제 문제를 다루는 주도권을 여전히 관이 갖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규제 완화 문제에서 '민간 주도, 정부 조력' 원칙을 갖자는 건 문재인 대통령 강조 사항이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 동안 강원주 원주 KT 수련원에서 '제1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을 개최했다. 사진은 핀테크 의제에 대한 조별 토론 모습. [김도년 기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1박 2일 동안 강원주 원주 KT 수련원에서 '제1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을 개최했다. 사진은 핀테크 의제에 대한 조별 토론 모습. [김도년 기자]

전문 토론 진행자를 섭외해 새로운 형식의 토론을 준비한 건 참신한 시도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조는 1박 2일 동안 세 차례(600분) 토론은 국·과장급 실무 관료와 하고, 고작 90분간의 최종 토론에서만 의사 결정 권한이 있는 고위 관료(차관급)와 토론한다. 업계 관계자 입장에선 1박 2일 동안의 소통 과정을 실무자 보고만 받고 참석한 고위 관료에게 또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이번 해커톤은 역설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앞둔 한국이 규제보다 무엇을 먼저 풀어야 할지를 보여줬다. 그것은 대화와 토론을 기피하는 택시 업계 등의 집단 이기주의, 목적보다 형식에 얽매인 관료주의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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