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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상관없는 세상인줄 알았는데"…‘학교 밖 청소년’의 서울대 체험

“그런 걸 하려면 서울대에 꼭 가야 하는 건가요? 가고 싶어도 못 갈 수도 있잖아요.”
캠퍼스가 흰 눈으로 덮인 서울대의 한 강의실에서 나온 질문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18일 진행된 강의의 수강생들은 서울대 학생들이 아니었다. 
 
28명의 ‘학교 밖 아이들’ 중 한 명의 솔직담백한 질문에 강의하던 이주영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서울대에 꼭 가야 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관련 공부를 하려는 노력은 해야겠죠?”라고 답했다.
'학교 밖 아이들'이 18일 이주영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송우영 기자

'학교 밖 아이들'이 18일 이주영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송우영 기자

‘학교 밖 아이들’은 중·고교에 다닐 10대에 가정불화나 교내 문제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다. 한때 공부할 의욕을 잃어 수업 시간에 질문하는 것조차 생소한 아이들은 이 교수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기구는 소방복을 입고 움직일 때 에너지가 얼마나 소모가 되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얼마나 땀을 흘리는지는 체크하는 기계도 있어요.” 이날 강의는 소방복 등 특수기능복을 연구하는 의류학에 관련된 것이었다.
 

강의가 끝나자 한 학생이 “검정고시 출신도 서울대에서 받아주나요”라고 물었다. “당연히 수학능력시험을 통한 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지요”라는 대답은 듣고는 “그럼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인정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입 수학능력시험 준비하는 이민경(19)양은 “패션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의류학과의 전망과 졸업생의 진로에 대해 알 수 있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는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청소년지원센터와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이 주관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홍병희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주도해 매년 ‘학교 밖 아이들’이 강연을 듣는다. 새로운 체험과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목표를 키우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홍병희 교수와 이주영 교수의 강연 외에도 장호직 삼호·무등산 의료재단 이사장의 강의도 있었다. 그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했다. 김현수(17)양은 “가난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다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려운 사정이 있어도 주위의 인정을 받기 위해 새벽에 출근해 남들보다 더 많이 일했다’는 강연을 들을 때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교 밖 아이들'은 서울대 대학원생들과 함께 피구 등 운동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진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학교 밖 아이들'은 서울대 대학원생들과 함께 피구 등 운동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진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강연 뒤에는 서울대 학생들과 피구 등의 운동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서울대 나노융합과 박사과정 박성채(25)씨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서 나도 기분이 좋다. 지난해 참여한 아이 중에 새로운 목표를 찾아 무척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지난 19일엔 청와대와 국회를 방문했다. 사회교육원 관계자는 “‘학교 밖 아이들’은 무기력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주변의 따듯한 도움이 아이들의 꿈을 키워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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