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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방한과 문 대통령 방일 사이에 낀 '위안부'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검증하는 태스크포스(TF) 보고서 발표(27일)를 앞두고 한·일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여부와 맞물려 양국 간 미묘한 긴장감 마저 돌고 있는 형국이다.  
  

고노 외상 "이 상태로는 총리 방한 어려워"
위안부 합의 문제로 여론 악화 '압박'
"한국 정부 확실한 약속 없인 못간다" 목소리도

아사히 신문은 21일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이 지난 1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석 여부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강 장관은 고노 외상에게 “총리를 평창에서 맞이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고노 외상은 문재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어긋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로는 (총리 방한이) 어렵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의 발언은 위안부 합의 TF 보고서 내용 또는 이후 한국 정부가 내놓을 입장이 기존 위안부 합의를 흔들 경우 아베 총리의 방한이 어렵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소녀상 설치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시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합의는 착실하게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 한·미·일이 협력하는데 있어 우려되는 문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라고까지 했다.  
 
강 장관은 “TF 보고서는 정책 건의를 담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정부의 입장과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는 한편 “(오는 27일) TF 보고서 발표 이후 정부 입장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외교가에서는 한국 측이 TF 보고서 발표 이후 정부 입장을 내기까지 한 두 달이 걸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다. 아베 총리의 올림픽 참석을 위해 잔꾀를 쓰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따라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선 아베 총리가 방한해선 안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이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 도쿄에서 고노 다로 외무상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이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 도쿄에서 고노 다로 외무상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측은 국내 여론을 빌미로 압박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위안부 문제는 이제 감정적인 문제가 돼버렸다”는 게 일본의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또 셔틀외교를 재개한다면 순서상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인데, 아베 총리가 먼저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일본으로선 내키지 않는 부분이다. 한국 정부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늦어지면 단독 방일도 검토할 수 있다”(17일 윤영찬 수석)에서 “평창올림픽 전 문 대통령의 방일은 검토한 적 없다”(20일 강경화 장관)며 며칠 사이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일본 측도 아베 총리의 방한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는 아니다. 무엇보다 2년 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과 협력을 취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아사히 신문은 “현 시점에서는 총리가 참가 안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한ㆍ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본 측은 평창올림픽 계기로 아베 총리의 방한에 대해 검토해 나가고자 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고노 외상은 ‘아베 총리의 여러가지 일정을 봐가면서 검토해나가겠다’고 했고, 아베 총리는 ‘재차 초청해주셔서 영광이다. 국회 일정 등 여러가지 제약 요인을 봐가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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