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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민간은행 노동이사제, 사회적 합의 선행돼야"…사실상 '보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민간 금융회사에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와 과징금 부과,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 반대. 20일 금융위원회의 민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혁신위)가 낸 최종권고안에 담긴 주요 내용이다.  
 
2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러한 혁신위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혁신위 권고안이 이 정도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며 “혁신위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혁신에 방점을 두고 제시했지만 정부로서는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해나가는 것이 책무”라며 입장을 밝혔다.
 
민간 금융회사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검토하라는 혁신위 권고안엔 ‘보류’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 위원장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 이사회 구성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유럽국가와 비교하면 법체계나 노사문화가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문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이 선행이 되고 나서, 그다음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권은 급여 수준과 복지가 다른 업종에 비해 양호한데도 급여인상이 노사갈등의 중심”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점검과 새로운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에 과징금(원금의 50%) 부과를 검토하라는 권고안에 대해서는 ‘현형 법으로는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최 위원장은 “혁신위 권고는 삼성이니까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고 그 취지엔 공감하는 바 있다”면서도 “현행 실명법에선 실명전환 의무는 주민등록증을 통한 실지명의 확인으로 완결됐다는 게 일관적인 해석이고 대법원 판결도 그렇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금융실명법 이전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앞으로 입법정책으로 논의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회에서 법을 바꾸지 않는 한 금융위가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을 물릴 순 없다는 뜻이다. 만약 모든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만약 입법을 한다면 삼성 차명계좌뿐 아니라 자녀 이름이나 동창회 이름으로 만든 계좌까지 모두 불법이 된다”며 “선의의 차명계좌가 많음에도 모든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할지, 신중한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사실상 반대입장을 밝힌 혁신위와 달리 여전히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최 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은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인터넷은행의 좋은 영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은산분리 예외를 인정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방향으로 계속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산분리 완화) 특례적용이 안 되더라도, 인터넷은행이 계속 성장, 발전하도록 정책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1분기 발표할 금융업 진입규제 완화 방안에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도 포함하겠다”며 제3 인터넷은행 추진 계획도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를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금융권이 왜 반발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반발이 얼마나 광범위한 반발인가. 누가 반발하나. 나는 한두명 개인의 반발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한 지배구조 개선에 중점을 둔 거지 어느 한 개인의 진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어느 한 개인의 진퇴로 얘기되고 있다”며 “금융권이 뭐가 문제냐고 반발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반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의 문제도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금융지주 CEO 연임 관련) 보도를 보면서 보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실질적인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일 금융위가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보류한 것을 회장 연임 문제와 연결하는 것에 대해서도 “CEO 연임과는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이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심사하던 중 신청인 최대주주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 중임을 확인해서 심사 보류를 금감원이 신청한 것”이라며 “CEO 선임과는 전혀 관련 없고, 사안이 해소되면 당연히 심사를 재개한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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