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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의 시시각각] 태양광, 좌파 비즈니스의 탄생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원전 마피아’가 어제였다면 내일은 ‘광피아(태양광 마피아)’의 시대일 것이다. 마피아의 특징은 폐쇄와 배타성이다. 좀체 나눠 먹는 법이 없다. 남들에겐 찬밥, 자신들은 진수성찬이다. 진입이 어렵지, 일단 한 패거리가 되면 만사형통이다. 원전 마피아도 그랬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 시험기관, 원전 부품 제조업체가 똘똘 뭉쳐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한수원이 발주한 일감은 약 300개의 납품·용역업체가 나눠 가졌다. 끼리끼리 만들고 검사하고 납품했다. 끼리끼리 독식한 것이다. 수십 년 이권 사슬로 얽혔던 원전 마피아는 2013년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가 납품 비리로 멈춰 서면서 철퇴를 맞았다. 급기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전 마피아의 숨통을 끊어놓을 기세다. 그렇다고 마피아의 시대가 끝날 것 같진 않다.
 

원전 마피아 쫓아낸 자리
태양광 마피아 차지하나

원전 마피아 뺨치는 광피아가 무서운 기세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정부는 탈원전에 맞춰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기로 했다. 1.4GW짜리 새 원전 6기의 건설을 백지화하고 대신 48.7GW의 신재생 발전 설비를 새로 짓기로 했다. 여기에 110조원이 들어간다. 원전으로 치면 5~6기, 20조~25조원이면 될 일이다. 태양광(33.5GW)에만 60조원 넘게 쏟아붓는다. 태양광은 효율이 떨어지고, 폐기물도 많이 나오며, 돈이 많이 드는 데다, 겨울철 성수기엔 거의 사용할 수 없다. 무엇보다 지을 땅도 없다. 그런데도 억지로 뭉칫돈을 쏟아부으면 결과는 불문가지. 눈먼 돈을 노리는 이들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중 좌파 시민단체 출신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서울시 태양광 사업이 좋은 예다. 올 들어 9월까지 보급한 태양광 미니발전기 1만4879개 중 1만490개를 3개 협동조합이 차지했다. 실적 1위인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대표는 노동운동과 에너지 시민운동가 출신이며, 2위 해드림은 1위 햇빛발전 이사 출신이 지난해 독립해 차렸다. 3위 녹색드림 이사장은 전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이다. 이들 조합은 올해 9월까지 서울시 보조금 91억원 중 약 66억원(73%)을 가져갔다. 서울시는 이들 조합에 진입장벽도 낮춰줬다. 일반업체엔 ‘설치 200개 이상’의 실적을 요구하지만 협동조합은 20개면 통과다. 일반업체에 요구하는 전기공사업 면허도 면제해 줬다.
 
이들 협동조합은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의 학교 태양광 사업에도 손을 댔다. 시교육청은 태양광을 설치하는 학교에 30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학교는 옥상을 내주고 임대료도 받는다.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했지만 한전SPC가 참여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그러자 협동조합 측은 한전SPC 측에 “공기업이 민간 발전사업자의 기회를 박탈한다”며 “태양광 사업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정부에 민원도 넣었다. 견디다 못한 한전 측은 지난 9월부터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내년 3월 이후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협동조합 측과 협의가 끝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진작 예견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태양광은 본래 환경·시민단체가 선점한 좌파 비즈니스”라며 이명박 정부 시절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녹색성장을 내세운 청와대가 태양광 확대를 주문하자 당시 산업부 관계자는 “왜 좌파 비즈니스에 세금을 쓰려고 하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당시 청와대는 “그래도 큰 틀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가야 한다”며 밀어붙였다고 한다. 국가 정책은 아무리 방향이 맞더라도 속도와 방법이 적절해야 한다. 무리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부는 장밋빛 전망에만 기댄 채 과학·효율·자원·재원 불문, 오로지 태양광이다. 그러니 태양광을 두고 ‘100년짜리 좌파 비즈니스의 탄생’이란 말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 
 
이정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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