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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630조 깎았다 … 세계 감세 전쟁 시작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630조원) 감세를 내용으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개편 법안이 마침내 미 상·하원을 통과했다.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다.
 

31년 만의 최대 감세안 상·하원 통과
법인세 최고세율 35%서 21%로
일본 10%P, 프랑스 8%P 인하 추진
“한국만 법인세 올려 기업경쟁 약화”

20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하원을 통과해 올라온 감세안을 찬성 51표, 반대 48표로 처리했다.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이다.
 
트럼프 정부가 대표 공약인 감세안 처리에 성공하면서 세계 각국의 ‘감세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도 현재 29.97%인 법인세 실효세율을 최대 10%포인트가량 낮춰 미국 따라잡기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엔 법인세 실질 부담을 25% 정도로 내려주는 내용을 담았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에 투자한 기업엔 20% 선까지 낮춰줄 방침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국가 경쟁력 회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프랑스는 현재 33.33%인 법인세 최고 세율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내려 25%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부유세에 해당하는 연대세 부과 대상도 축소하며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정면 돌파해 나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낮추고 있다. 헝가리가 9%로 인하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은 지난 4월 법인세 최고 세율을 20%에서 19%로 낮췄다. 지난해엔 스페인·이스라엘·노르웨이 등이 법인세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OECD 법인세 평균은 2000년 32.2%에서 지난해 24.7%까지 떨어졌다. 최첨단 기술 산업에 15%의 우대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중국도 미국과의 경쟁을 위해 감세를 검토 중이다.
 
OECD 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는가 싶던 법인세 인하가 다시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법인세 인하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된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기업들을 낮은 세금으로 유인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몸부림이다. 이미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을 12.5%로 낮춰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유럽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의 감세 정책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문에 영국에서 빠져나오려는 글로벌 기업을 붙잡겠다는 노림수가 담겨 있다.
 
세계적 감세 흐름 속에 한국은 역주행을 택했다. 최근 법인세 최고 세율(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22%에서 25%로 올리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요국들이 앞다퉈 법인세를 내리는 가운데 한국만 법인세를 올리는 상황이 기업의 경영 의욕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런던·도쿄=김성탁·윤설영 특파원
세종=하남현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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