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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화성-15 도발 후 문 대통령, 트럼프에 훈련 연기 제안 승부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미 연합훈련 연기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20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우리(미국)는 동맹국으로서 연합훈련에 관한 동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점에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중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깜짝 공개’한 데 대한 입장이었다. 평창 겨울올림픽(내년 2월 9~25일) 및 패럴림픽(3월 9~18일)과 겹치지 않도록 매년 3월께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연습(KR)과 독수리훈련(FE)의 날짜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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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화성-15형 도발 즈음 제안한 듯=지난달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11월 23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서 한국이 제안한 연합훈련 중단을 미국이 수용할 것 같다고 보도하자 “한·미 간에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기에는 제한이 있다”(최현수 국방부 대변인)고 반응이 달라졌다.
 
정부의 입장 변화로 볼 때 문 대통령의 제안은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사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도발(11월 29일)이 있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월 29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이 문제로 통화했다.
 
청와대는 통화 뒤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ICBM 완성 전까지는 대화에 나서지 않았지만 화성-15형 발사 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셀프 인정’의 상황이 됐으니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게 됐고, 두 정상이 이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연합훈련 연기 제안은 이런 ‘새로운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해 문 대통령이 던진 일종의 승부수였다.
 
②중국과는 “향후 3개월 중요” 공감=미국에 제안한 뒤에 있었던 빅 이벤트가 한·중 정상회담(14일)이었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35분 동안 회담장에서 마주했다. 여기서 중국이 주도하는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 국면을 조성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회담장 문을 열고 나오는 문 대통령의 표정이 소위 ‘입이 귀에 걸렸다’고 표현할 정도로 만족스러워 보여 조마조마하던 참모들이 한숨을 돌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돌아온 지 사흘 만에 NBC방송을 통해 연합훈련 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향후 3개월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향후 3개월 관리’는 문 대통령의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 등을 설명하기 위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8일 통화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이튿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연합훈련 연기 제안 사실을 밝힌 것은 미국 측의 긍정적 기류를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③“연기 자체는 고려할 만하나…”=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연합훈련 연기 제안을 밝힌 것은 북한에 ‘우리가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NBC 인터뷰에서 “이것(연합훈련 연기)은 오로지 북한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번 제안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 국한된 것이며 ▶시기의 조정일 뿐 훈련 규모의 축소가 아니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는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지적도 전문가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국가적 행사를 치르는 만큼 올림픽 이후로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미칠 영향 등 군사적 부담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바라는 북한과 이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중국에 밀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강태화·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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