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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금밭 일군다 ‘빙판의 모리뉴’ 4인

김선태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이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필승을 기원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김선태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이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필승을 기원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무명의 축구선수 조세 모리뉴(57·포르투갈)는 24살에 은퇴했다. 선수로 성공하기에는 재능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지도자로서 성공을 꿈꿨다. 영어에 능통했던 그는 체육 교사와 축구팀 통역을 거쳐 감독이 됐다. 인테르 밀란(이탈리아)·레알 마드리드(스페인)·첼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팀을 맡아 우승컵을 모아나갔다. 성공의 아이콘이 된 그는 자신을 ‘스페셜 원’이라고 불렀다.

별 아니었지만 별을 키우는 그들
부상 시달리다 은퇴 김선태 감독
중국·일본팀 거치며 지도력 인정

지방서 꿈나무 키운 조재범 코치
심석희·최민정 발굴해 대스타로

조항민 코치도 해외서 능력 검증
변우옥 장비 코치는 날 관리 중책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는 ‘빙판의 모리뉴’를 꿈꾸는 네 남자가 있다. 김선태(41) 감독과 조재범(36)·조항민(31) 코치, 그리고 변우옥(36) 장비전담코치다.
 
김선태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김선태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김선태 감독은 이들 중 유일한 국가대표 출신이다. 김동성·채지훈 등과 함께 태극마크(1994~99년)를 달았다. 98 나가노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경기엔 나가지 못했다. 99 강원 아시안게임 5000m 계주 동메달을 끝으로 은퇴했다. 김 감독은 “선수는 감이라는 게 있다.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4년간 얼음판을 떠나 살았다. 그는 “회사도 다녔고, 주점도 해봤다. 홍대 앞에서 바를 할 땐 돈도 꽤 벌었다”며 “어릴 때부터 운동만 했기에, 다른 분야의 경험이 지도자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성적표

쇼트트랙 성적표

 
2003년 김선태 감독은 대표팀 ‘1호’ 장비 담당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능력을 먼저 인정받은 곳은 해외에서다. 2007년 중국 충칭팀을 맡았다. 올림픽에서 여자 1500m 2연패(2010 밴쿠버, 14 소치)를 달성한 저우양(26)이 그의 제자다. 그는 일본 대표팀을 거쳐 2014년부터 한국 대표팀을 맡고 있다.
 
지도자 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15년 11월 몸이 좋지 않아 찾아간 병원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김선태 감독은 “‘나도 여기서 끝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는 차마 암이란 얘기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치료 예후가 좋았다. 수술 6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식단을 조절하고 3개월마다 검진을 받는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조재범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코치가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조재범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코치가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조재범 코치도 선수 시절엔 빛을 보지 못했다. 그는 “한계를 느꼈다. 대학에 갈 때부터 어떻게 하면 좋은 지도자가 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강릉시청에서 은퇴한 뒤 어린 선수들을 가르쳤다. 첫 제자가 심석희(20)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심석희의 성공 가능성을 예감한 조 코치는 집까지 찾아가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권했다. 심석희를 데리고 서울에 올라온 조 코치가 두 번째로 찾아낸 선수가 최민정(19)이다. 최민정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조 코치 지도를 받으면서 급성장했다. 둘은 현재 여자 대표팀의 ‘쌍두마차’로, 평창 올림픽 금메달 0순위 후보다. "세계적인 선수를 키우고 싶다"는 조 코치의 꿈을 둘이 이뤄줬다.
 
조항민 쇼트트랙 코치가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조항민 쇼트트랙 코치가 19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71219

 
조항민 코치는 대학교 4학년이던 2009년 프랑스로 건너가 쇼트트랙팀 코치를 맡았다. 조 코치는 “영어도 프랑스어도 못했다. 한 마디, 두 마디 배워나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프랑스 선수들은 조 코치한테 배우면서 급성장해 2010 밴쿠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조 코치는 프랑스 대표팀 감독을 맡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다. 훈훈한 외모의 그는 배우 송중기와 인연으로도 알려졌다. 송중기가 ‘트리플’이란 드라마에 쇼트트랙 선수로 출연할 당시 운동을 도와준 인연이다. 조 코치는 "알려진 것처럼 절친은 아니다"라며 쑥스러워했다.
 
장비전담인 변우옥 코치는 스케이트 날 관리를 맡고 있다. 곡선주로가 많은 쇼트트랙 특성상 스케이트 날을 살짝 구부리고, 앞날과 뒷날을 깎기도 한다. 세심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 코치는 “신혼인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선수들이 원하는 날이 제각각 달라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진출한 한국 쇼트트랙 지도자들도 평창올림픽에서 빛날 전망이다.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목에 건 전이경(41) 코치가 가르치는 싱가포르의 샤이넨 고(18)는 여자 1500m 출전권을 따냈다.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첫 싱가포르 선수다. 1994 릴레함메르, 98 나가노에서 전 코치와 함께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김윤미(37) 코치는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18일 미국 대표 선발전 500m에서 우승한 마메 바이니(17)가 김 코치 제자다. 5살 때 가나에서 이주한 바이니는 미국의 첫 흑인 여자 선수다.
 
진천=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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