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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원전 6기만 지으면 되는데 … 100조 투입해 풍력·태양광 발전

약 100조원을 투입해 현재 전체 발전량에서 7% 수준에 그친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 이를 위해 신규 설비의 약 95%인 48.7GW를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 발전소로 짓는다.
 

산업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대규모 프로젝트에 주민 참여 유도
남는 태양광 전력은 현금으로 정산

설비에 비해 전력 생산량 많지 않고
부지 확보 문제, 지역민 갈등 우려

정부 “폐기물처리 비용 고려하면
원전보다 부담 크다고 보기 어려워”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제목에서부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총 63.8GW로 확정했다. 현재는 15.1GW다. 48.7GW는 새로 지어야 한다. 태양광이 30.8GW로 가장 많고, 풍력이 16.5GW로 뒤를 잇는다. 풍력은 환경 문제를 고려해 주로 해상에 지을 계획이다. 종류별로는 대규모 프로젝트(28.8GW), 농가 태양광(10GW), 협동조합 등 소규모 사업(7.5GW), 자가용 설비(2.4GW) 순이다.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경제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 공급 목표인 48.7GW는 2030년 최대전력수요인 100.5GW의 절반에 이른다. 48.7GW의 설비 목표치는 재생에너지 설비효율(약 15%)을 고려해 나온 수치다. 실제로 필요한 전력 발전량은 7.3GW(48.7GWX15%) 정도다. 흐리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을 생산할 수 없어서다.
 
정도영 동신대 에너지융합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보다 최소 4~5배 이상 설비를 지어야 같은 수준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저효율 문제를 완화할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아직 대규모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에 원전의 설비 효율은 80~100%다. 7.3GW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원전은 5~6기만 지어도 된다. 최신형 원전인 APR1400의 설비용량이 1.4GW이기 때문이다.
 
비용도 원전 1기당 5조원으로 추산해 최대 30조원이면 된다. 반면 이번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따라 투입될 자금은 100조원 이상이다. 정부 예산만 18조원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 건설 비용만 계산한 것인데 폐기물처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원전보다 재생에너지의 부담이 월등히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과 민간기업의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국민이 쉽게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도 각종 유인책을 마련했다.
 
우선 주택이나 건물 등 자가용 태양광의 상계거래제도를 손본다. 상계거래는 태양광 설비를 갖춘 가구가 생산한 전력량만큼 전기요금에서 빼주는 제도다. 용량 50㎾ 이하의 단독주택 등이 대상이다. 사용한 전력이 생산한 전력보다 적으면 남은 전력을 이월해뒀다가 전기를 더 많이 쓰는 계절에 상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가정의 전력 사용량은 큰 변화가 없다. 남는 걸 상계 처리해줘도 계속 쌓이기만 한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상계 후 잉여전력에 대해 현금 정산을 해주고, 단독주택에 한정했던 허용 대상도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산업부의 구상이다.
 
2011년 재정 부담을 이유로 폐지했던 발전차액지원제도(FIT)도 부활했다. FIT는 발전사업자가 공급한 전기 거래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정부가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산업부는 ‘재생에너지를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일 방안’이라고 설명하지만 상계거래든 FIT든 결국 부담은 정부와 발전 공기업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손실이 커지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어디에 얼마큼 지을 것이냐 또한 중요하다. 일단 대규모 프로젝트는 주민 수용성과 환경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2022년까지는 민간과 공기업 등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먼저 진행한다. 최남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사전에 사업 참여 의향을 조사한 결과 21.3GW까지 가능하지만 계획이 확실한 5GW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민간기업의 참여 의지가 크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민간이 움직이려면 결국 이익이 나야 한다. 첫 번째 키는 부지 확보다. 정부는 군 시설물 등 유휴 국유재산과 농업진흥구역 내 염해간척지(1만5000㏊), 농업진흥지역 이외 농지(86만㏊), 농업용 저수지(188㏊)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비중이 가장 큰 농업진흥지역 이외 농지는 지금도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 생산·보전관리지역은 1만㎡까지, 그 이외는 면적 제한 없이 농지전용허가만 받으면 된다. 익명을 원한 한 전력 분야 교수는 “발전소는 송전비용 탓에 전력 소비지역과의 거리가 중요한데 규모가 작은 태양광 발전으론 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개발이 더딘 것”이라며 “절대농지를 건드리지 않는 한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을 발표하면서 산업부는 구체적인 사업 지역을 발표하지 않았다. 투기 수요가 몰릴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발전소 예정지로 꼽히는 전북·충남 간척지 일대는 땅값이 급등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한다는 명분 역시 실제 건설 단계에 들어가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어떤 발전소를 건설해도 환경 훼손은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발전소 건설 예정지에서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지역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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