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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야성이던 부산 깡통 야시장, 손님 뚝 끊긴 까닭

[현장 기획]불야성이던 부산 깡통 야시장 손님 뚝…내부 이권갈등 후폭풍?
 
부평깡통시장상인들이 지난 14일 김봉관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 불신임 해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부평깡통시장상인들이 지난 14일 김봉관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 불신임 해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독재 일삼는 깡통시장 상인회장은 물러나라.” vs “요직 못 받은 상인들이 날 음해한다.”
 
야시장으로 유명한 부산 부평깡통시장이 요즘 시끄럽다. 손님이 많아서가 아니라 상인회장과 상인회 회원 간의 갈등 때문이다.  
 
상인회가 지난 14일 상인회장 불신임 해임투표를 해 상임회장을 해임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투표 결과 총 364표 가운데 해임찬성 343표, 반대 18표, 기권 3표로 해임안이 가결됐다. 부평깡통시장 제6대 상인회장으로 김봉관 회장이 취임한 지 8개월 만이다. 상인회장은 투표 자격이 없는 상인회원들이 실시한 투표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인회장은 명예훼손과 사문서위조로 상인회를 검찰에 고발했다. 상인회는 사무실에 상인회장이 들어올 수 없도록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다. 부평깡통시장을 관리·감독하는 중구청은 중재에 나설 법적 권한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어 갈등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부평깡통시장상인들이 지난 14일 김봉관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 불신임 해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부평깡통시장상인들이 지난 14일 김봉관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 불신임 해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깡통시장 야시장은 2013년 10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전국 각지에 야시장이 개설되는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야시장이 도입돼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부평깡통시장은 국가보조금 지원뿐 아니라 위탁사업 운영 수익금도 상당하다. 2008년부터 시설현대화 사업이 5차례 진행되면서 2015년까지 국·시비 72억원이 투입됐고, 2016년에는 아케이드 수리비로 3400만원이 또 지원됐다. 위탁사업인 공영주차장 운영으로 한 해 6억~7억원의 수입이 들어오고, 야시장 임대료로 연간 7000만~80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상인회비는 연간 6000만원에 이른다.
 
상인회장은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상인회 요직의 임명권까지 갖고 있다. 부산 중구청이 부평깡통시장을 소홀하게 관리하는 탓에 비리가 자주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5년 7월 김모 전 상인회장이 국가보조금 1억원과 공영주차장 공금 5000만원을 횡령해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지난 4월 제6대 상인회장을 선출할 때 상인들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투명성’과 ‘신뢰’였다. 김 회장의 당선을 도운 상인회 이현수(41) 이사는 “김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상인들의 추천을 받아 선출된 이사 20명 가운데 등기이사 10명을 김 회장 임의대로 정했다”며 “심지어 이사들의 추천으로 부회장이 된 최영주 이사조차 등기이사에 오르지 못했고, 수석부회장과 감사 모두 김 회장이 모두 정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부산 깡통야시장의 모습. 과거 발 디딜 틈없이 관광객이 붐비던 것에 비하면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 1월 부산 깡통야시장의 모습. 과거 발 디딜 틈없이 관광객이 붐비던 것에 비하면 한산한 모습이다.

김 회장은 주차장 수입지출과 판공비 내용을 공개하라는 이사회의 결정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 7월 김 회장은 주차장 수입지출 내용이 아닌 상인회비의 수입지출 내용만 공개했다. 판공비는 “앞 전 임원이었던 몇몇 이사들이 알고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제5대 상인회 재무를 맡았던 최모 씨는“판공비로 월 150만원을 회장에게 지급했지만, 정관에는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면 다시 정하게 돼 있다”며 “판공비와 별개로 업무추진비도 나가고 있어 정확한 사용처를 공개해야 하는데 김 회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상인회는 김 회장이 이사회가 반대하는 야시장 팀장을 월권으로 채용한 점도 해임안을 추진하게 된 이유라고 말한다. 백성훈(36) 이사는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났던 야시장 팀장을 또다시 채용해서 월급으로 60만원 이상을 지급하고, 매대 운영권도 줬다”며 “이사들이 무보수로 야시장 관리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상인회가 김 회장의 독단을 문제 삼자 김 회장은 이사들에게 욕설을 하며 모욕을 줘 지난 3일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요직에 임명되지 못한 이사들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도와준 상인 6명이 이사로 취임하자마자 재무·시설·감사 등 요직 인사에 탐을 냈지만, 너무 젊어서 연륜이 있는 이사들에게 요직을 맡겼다”며 “그때부터 회계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모함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조만간 해명자료를 내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2013년 말 부산 부평동 부평깡통시장에 야시장이 도입된 당시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던 모습. [중앙포토]

2013년 말 부산 부평동 부평깡통시장에 야시장이 도입된 당시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던 모습. [중앙포토]

상인회와 상인회장이 갈등은 야시장에 불똥이 튀고 있다. 내부 갈등 와중에 부평깡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3년 야시장이 도입되자 주말에는 1만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았고, 야시장 매대당 매출은 평일 기준 50만원에서 주말 최대 100만 원대까지 기록하며 불야성을 이뤘다. 
 
하지만 현재는 하루 10만원조차 벌기 어렵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부산 중구청은 매대 18개를 추가 설치하려던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야시장 매대는 현재 27개이며, 점포 수는 543개에 이른다. 
부평깡통시장에서 12년간 장사를 하는 김모(47) 씨는“불경기로 손님이 줄어 하루하루 벌어먹기도 힘든 상황인데 상인회장과 상인회가 다툼만 벌이고 있어 답답하다”며 “빨리 갈등이 봉합돼 새로운 콘텐트 개발과 정부 지원사업 유치로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깡통시장을 가끔 찾는다는 시민들의 눈빛도 우호적이지 않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사는 이희선(41) 씨는 “3년째 찾고 있는데 요즘엔 야시장 메뉴가 변하지 않아 식상하다”며 “가격도 싸지 않고 환기가 잘 안 되어 공기도 탁하다. 새로운 메뉴 개발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꾀해야 하는 구청은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김장한 부산 중구청 시장담당팀장은 “상인들 간의 내분이기 때문에 구청이 중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상인들간의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 국비 지원 사업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갈등이 봉합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부평깡통시장 위치도. [사진 네이버 캡쳐]

부평깡통시장 위치도. [사진 네이버 캡쳐]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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