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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현대차 노사 잠정합의, 임금 덜 올린 대신 미래경쟁력 약화됐다

 240일간의 진통 끝에 현대자동차 노ㆍ사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오는 22일 노조원 찬ㆍ반 투표에서 5만200명의 노조원 중 과반이 찬성하면 올해 임단협은 마무리된다.  
 

기본급, 성과급 등은 지난해보다 줄어
노조의 4차산업 대비 ‘고용 보장’ 요구 수용
공장 무인화되도 인력 그대로 유지해야할 판
고소ㆍ소송도 취하한 것도 논란 될 듯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대 쟁점이던 임금 인상과 관련해선 ▶기본급을 5만8000원 올리고 ▶임금의 3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며 ▶추가로 1인당 300만원(현금 280만원 + 중소기업 제품 구매 시 20만원 상당의 포인트)을 지급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순이익의 30%(지난해 기준 1조7100억원) 성과급 지급 등을 제시해 무리한 요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현대차 임단협 교섭. [연합뉴스]

현대차 임단협 교섭. [연합뉴스]

합의안만 놓고 보면 사측에게 다소 유리한 결과로 보인다. 기본급 임금 인상 폭은 지난해(7만2000원)보다 줄었고, 성과급도 지난해(350%+330만원)의 80%에 머무른다. 
현대차는 “임금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고, 하부영 노조위원장은 “부족하지만 장기적으로 조합원에게 득이 되는 고독한 결단이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주판알을 튕겨보면 다른 해석이 나온다.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고용 보장’을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공장 자동차 시스템이 확산하고 엔진이 필요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공장 근로자가 20%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잠정합의안에서 노사는 ‘자동차산업 구조 변화로 업무형태가 달라질 경우, 고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재직 중인 근로자는 고용을 보장받은 셈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공장이 무인화되면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 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인력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회사는 이들을 그대로 고용해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줄여 미래기술에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을 스스로 줄인 셈이다.
 
이미 세계 자동차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 폭이 적절했느냐는 비판도 있다. 현대차는 2015년 기준 평균임금이 9600만원으로 같은 기간 도요타(7961만원)·폴크스바겐(7841만원) 등을 크게 웃돈다. 반면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시간으로 근로자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HPV는 26.6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폴크스바겐ㆍ제너럴모터스(23.4시간)보다 나쁘다. 특히 현대차의 1~3분기 순이익(3조2585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9% 급감했는데,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성과급을 덜 지급한다며 만족하는 모습이다.  
 
사측이 그토록 강조한 ‘원칙적 대응’도 무너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사측이 파업에 따라 제기했던 형사고소(1건)ㆍ민사소송(5건)ㆍ손해배상소송(3건) 등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사갈등으로 인한 손실과 자동차 산업 경쟁력 하락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결국 ‘파업을 하면 사측은 양보한다’라는 믿음을 노조원에게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협상에서 노사가 신차 생산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함에 따라 관련 손배소송 중 오래된 일부를 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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