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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공익법인 운영실태 조사 착수…57개 대기업에 비영리법인 목록 제출 요청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이 소유한 공익법인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공익법인이 대기업 오너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오너가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편법 이용 비판에
공익법인 지배구조·주식소유 현황 등 제출받아
공정위, 내년 1월 자료 바탕으로 실태조사 계획

공정위는 “공익법인의 운영실태 파악을 위해 1단계로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보유한 비영리법인 목록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비영리법인은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동일인 관련자와 합해 총출연금액의 100분의 30 이상을 출연한 최다출연자가 되거나 ▶동일인 및 동일인관련자 중 1인이 설립자인 비영리법인 이거나 ▶동일인이 직접 또는 동일인관련자를 통하여 임원의 구성이나 사업운용 등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비영리법인을 의미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5대 그룹 전문 경영진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기업 소유 공익법인을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5대 그룹 전문 경영진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기업 소유 공익법인을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정위는 구체적으로 동일인(총수) 관련자 해당 여부를 비롯해 상·증세법상 공익법인 해당 여부 등의 제출을 요청했다. 공익법인에 대해선 일반현황을 비롯해 설립현황, 출연현황, 지배구조, 주식소유 현황 등 특수관계인 현황을 제출받게 된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 소유 공익재단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일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ㆍ롯데 등 5대 그룹 전문경영인(CEO)과 정책간담회에서 “각 그룹의 공익재단이 실제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공익재단의 수익 규모와 운영 형태, 어떤 공익사업을 하는지 등을 점검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대기업 소속 공익재단을 정조준한 건 공익재단이 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편법 경영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익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게 된 이유가 공익사업을 위한 것인지, 오너가의 이해관계 때문인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은 삼성문화재단ㆍ삼성복지재단ㆍ삼성생명공익재단 등 3개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정몽구재단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상당수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같은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20대 그룹, 40개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 상장사의 지분 가치가 6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공익재단이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오너 일가의 승계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기부에 인색했던 문화를 바꾸고 대기업의 기부를 보편화한 순기능이 많은데, 기업지배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는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 1월부터 2단계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2단계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에따라 조사대상자로부터 자발적 협조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익재단에 대한 지도 감독 권한을 가진 주무 부처가 아닌 공정위가 조사에 나서는 것에 대한 ‘월권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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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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