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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녁에서 벗어난 국정원 개혁

유동열 국가정보학회 수석부회장·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유동열 국가정보학회 수석부회장·자유민주연구원 원장

국정원은 11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국정원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고, 직무에서 ‘대공’ ‘대정부전복’ 개념을 삭제하며, 대공수사권을 타 기관에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에 국정원법 개정안을 제출해 연내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개혁의 핵심은
대공수사권 이관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시스템 만드는 것

이번 개혁안을 보면 국정원은 대공수사권만 포기하고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명칭만 바꾸며 기존의 권한을 다 누리겠다는 것인데, 이는 개혁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현 국정원 지휘부와 이른바 적폐청산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청와대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왜 정보기관장과 간부직원이 줄줄이 구속되는 수난을 반복하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이는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에서 일탈해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입맛에 부응하는 코드화된 정보활동을 전개한 탓이다. 바로 ‘정보의 정치화(politicized intelligence)’가 원인이지 ‘대공수사’ 탓이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의 안보지탱력 중 하나인 대공수사권을 희생양으로 삼아 국정원 개혁이라고 포장하고 명칭만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외안보정보원이라는 명칭도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정보기구 이름이다. 북한은 헌법상 대한민국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강점하고 있는 반국가 불법단체인데, 북한이 대외정보의 대상인가? 동법의 직무에 북한정보활동만 규정한다고 되는 것인가?
 
국정원 개혁의 핵심은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법적 근거와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권력의 핵심인 대통령이나 그 참모와 정치권력이 말로는 정치적 중립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정보기관을 자기들의 하수인으로 여기는 만연된 행태가 한국 정보기관의 불행의 씨앗을 키워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다. 이를 도외시하면 다음 정권 때 자신들도 똑같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론 12/20

시론 12/20

우리나라에서 정보기관이나 안보기관의 제1의 임무는 현존하는 북한의 대남적화 위협을 막아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및 안보를 지켜 내는 일이다. 어떠한 안보 사안도 이를 우선할 수는 없다. 1948년 전 세계에서 최빈국 중 하나였던 신생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등장한 기저는 북한의 간단없는 대남간첩공작을 막아내고 튼튼한 안보와 사회안정을 이룬 덕택이며, 그 과정에서 대공수사관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국정원이 대공수사권뿐만 아니라 대공과 대정부전복 관련 정보활동까지 직무에서 삭제하겠다는 것은 안보전선의 무력화 내지 포기에 다름 아니다. 일부에서는 정보와 대공수사의 분리를 주장하며 대공수사권의 이관을 주장하지만, 안보수사가 정보와 분리되어서는 제대로 기능을 행사할 수 없다. 미국의 FBI는 수사기관이자 정보기관임을 알아야 한다.
 
특히 북한의 대남간첩공작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배합하며 정교하게 구사되고 있는 현실과 북한의 대남간첩공작이 해외를 통한 우회침투공작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정보와 방첩망을 운영하지 않는 타 기관에서 제대로 대공수사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정찰총국과 같은 대남공작부서가 70여 년간 대남간첩공작을 전개하면서 극복하지 못한 상대가 바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국이었다. 그런 국정원이 북한 대남간첩공작의 핵심 억지력인 대공수사권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북한 정찰총국이 환호할 일을 국정원 개혁이라고 자랑(?)스럽게 내세우니 이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안보 적폐가 아닌가?
 
국정원에서 꼭 대공수사권을 이관하고 차제에 새롭게 정보기구를 개혁하겠다면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과 같이 국내와 해외 파트로 이원화하는 분리형 정보조직의 구축을 제안한다. 대통령은 국가정보업무에 대한 감독권만 행사하고 제반 정보권 승인과 통제 활동은 국가정보위원회에 두며, 두 기관의 장에게 임기제를 도입해 정치적 중립과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다. 국가안보수사청은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같이 안보수사권·방첩·대테러·사이버테러·산업보안 활동을 수행케 하고, 국가안보정보원은 북한 및 해외 안보정보 활동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하자는 것이다.
 
국가정보기구는 집권자 개인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과 국가이념에 헌신하고 충성해야 한다. 현 국정원 지휘부와 직원들은 특정 정권의 국정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정원임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유동열 국가정보학회 수석부회장·자유민주연구원 원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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