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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의류건조기 매출 3500% 껑충 … 미세먼지 잡는 가전 돌풍

오는 23일 이사를 하는 안효원(42)씨는 최근 새집에서 쓸 의류건조기를 샀다. 베란다를 확장한 아파트라 빨래 널 때가 없어서다. 베란다가 있더라도 미세먼지 때문에 자연건조를 망설이던 차였다. 안씨는 이사 정리가 끝난 뒤 로봇 청소기와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살 예정이다. 맞벌이로 초등학생 딸(11)을 둔 안씨는 “로봇 청소기 흡입력이 유선 청소기보다 떨어지지만,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에 필수품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기 끈 가전제품 살펴보니
날씨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 필수품
로봇 청소기·공기 청정기도 잘 나가

TV·에어컨 등 기존 강자들은 주춤
세탁기 판매 대수는 오히려 줄어

의류건조기가 전통의 가전제품 강자인 TV·냉장고·세탁기를 제치고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19일 가전제품 전문점 전자랜드프라이스킹에 따르면 의류건조기는 지난해보다 매출 신장률 3500%를 기록했다. 국내 가전제품 유통의 약 50%를 담당하는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의류건조기 성장이 눈부시다. 전년 대비 1200% 성장하면서 가전제품 중 신장률이 가장 높았다.
 
가전제품 신흥 강자 매출 신장률

가전제품 신흥 강자 매출 신장률

의류건조기의 인기는 전적으로 미세먼지와 변덕스러워진 날씨가 견인했다. 올 초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뉴스가 많이 나오면서 관련 제품에 매출이 치솟았다. 전자랜드에선 매월 의류건조기의 매출 최고치가 경신됐다. 여기에 한 번 사면 10년 이상 넘게 쓰는 가전제품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 위한 제조사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4인용 의류건조기를 넘어 1~2인용 건조기가 출시되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의류건조기 유행은 미세먼지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가 이끌고 있다. 전문점을 찾는 30~50대 여성 소비자 10명 중 6~7명은 의류건조기를 구경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홍보팀 전수배 과장은 “미세먼지 관련 제품의 인기는 지역에 따른 차이도 없이 전국 매장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으로 올해의 가전 키워드가 ‘미세먼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날씨 변화가 덜했던 과거엔 의류 건조기를 사도 여름 장마철 등 한철에만 써서 활용도가 낮았다. 요즘은 사시사철 건조기를 쓰는 집이 늘어났다. 주부 하현지(45)씨는 “겨울에도 방에서 빨래를 말리면 ‘쉰내’가 나기 때문에 건조기를 돌리고 있다”며 “봄이나 가을 햇볕이 좋았을 때도 먼지가 무서워 속옷이나 수건과 같은 몸에 닿는 것은 꼭 건조기에 말렸다”고 말했다. 의류 건조기는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국내에서 연간 판매량이 고작 몇 천대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처음 약 10만대가 팔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40만~50만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다른 가전제품도 무섭게 성장했다. 겉옷에 붙은 이물질을 털어주는 옷장 형태의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의 인기가 좋았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통상 한여름에는 공기청정기가 팔리지 않는데, 올 여름엔 다른 계절과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쾌적한 실내 공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많아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로 미세먼지를 닦아주는 로봇 청소기를 ‘풀어놓는’ 집이 많아지면서 로봇 청소기시장도 확장되고 있다. 통상 40만원대 이상이고 흡입력은 유선 청소기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에도 인기가 식지 않는다. 온라인 상점 11번가에서는 로봇 청소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91%, 물걸레 청소기가 120% 증가했다. SK플래닛11번가 이종권 가전팀장은 "세컨 청소기로 로봇 청소기가 꾸준히 인기다”라며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많이 산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에선 로봇 청소기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510%가 증가해 의류건조기에 이어 가장 많이 성장했다.
 
소비자들은 로봇 청소기를 본격 청소보다는 항상 사용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 로봇 청소기 상품평 중에는 “샤오미 ‘이모’에게 고기를 구워주고 싶을 정도로 기특하다”와 같은 말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롯데하이마트 윤용오 상품총괄팀장은 “올해 인기 전자제품을 표현하는 키워드는 미세먼지”라며 "미세먼지에서 해방되는 것을 바라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의류관리기는 전자랜드에서 300%, 하이마트에서 130% 매출 신장을 보였다. 코트나 머플러, 재킷처럼 한번 입고 세탁하기 어려운 의류를 넣어두면 먼지를 털어주고 소독해준다. 2011년 출시 당시 ‘세상에 없던 가전’이란 별칭을 달고 나온 스타일러는 지난해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 달에 1만 대 이상씩 팔려나갈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필수가전의 개념이 바뀌면서 가전제품전문점 매출을 이끄는 품목이 ‘티·냉·세·에(TV·냉장고·세탁기·에어컨)’에서 ‘건·청·스·로(의류건조기·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스타일러)·로봇청소기)’로 기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TV 매출이 저조했다는 전언이다.
 
전자랜드의 TV 매출 신장률은 전년과 같았고 세탁기는 판매 대수로 따지면 역신장, 판매금액으로 따지면 약 10% 증가했다. 냉장고와 에어컨의 신장률도 각각 20%에 그쳤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5대 가전제품의 매출 신장은 10% 정도에 그쳤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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