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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장어구이도 사먹는다는데 …

국내에선 150곳의 점포가 비트코인을 대금으로 받는다. 서울 용산구의 한 레스토랑은 외벽에 비트코인 모양의 장식을 달았다. [연합뉴스]

국내에선 150곳의 점포가 비트코인을 대금으로 받는다. 서울 용산구의 한 레스토랑은 외벽에 비트코인 모양의 장식을 달았다. [연합뉴스]

서울 한남동에서 의류 편집숍을 운영하는 박한휘(33)씨는 최근 암호화폐를 실생활에 사용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비트코인을 활용해 출근길에 카페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밥을 먹고 쇼핑을 할 때도 신용카드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 내년 1월부터는 박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도 결제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예정이다.
 

생활 속으로 파고든 암호화폐
카페·음식점 등 150곳서 사용 가능
북한, 평양 등 5곳서 비트코인 받아

IT업체들 잇따라 결제 플랫폼 내놔
앱이 QR코드 인식해 1초면 계산 끝
시세 변동성 커 자리잡기 쉽지 않아

박씨는 “처음엔 신기한 마음에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가게를 찾아다녔는데, 최근엔 암호화폐를 받는 가게가 늘면서 비트코인만 있어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가 됐다. 투자와 소비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금보다 편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최근 투자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원래는 블록체인(분산 원장)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인 간(P2P) 결제수단으로 고안됐다. 최근엔 결제를 위한 전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되면서 암호화폐를 받는 가게가 조금씩 늘고 있다.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상점을 안내하는 미국의 ‘코인맵’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는 국내 상점은 150여 곳에 달한다. 이 중 100여 개는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지만 최근엔 부산과 강원도, 제주 일대에도 비트코인 취급 상점이 있다.
 
서대문구 장어구이 전문점에서도 비트코인 결제를 할 수 있다. [연합뉴스]

서대문구 장어구이 전문점에서도 비트코인 결제를 할 수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부터 비트코인을 받아 온 카페 ‘앨리엇’의 사장 김상면(43)씨는 “강원도 속초에 있기 때문에 아직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손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신용카드 사용하듯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손님이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에도 비트코인을 받는 가게가 생겼다. 심지어 북한 고위층이 비트코인으로 물품 구입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 자리에서 “북한은 그동안 대북제재를 회피하고 외화벌이를 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비트코인 관련 북한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제도 전보다 간편해졌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IT업체 등에선 경쟁하듯 결제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HTS코인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인 ‘고투몰’과 계약을 맺고 620여 개 상점에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만들었다. 비트코인을 활용한 대형 실물거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특히 HTS코인은 손님이 직접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물건 가격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자체 결제 플랫폼’을 개발했다. HTS코인 앱에 접속한 뒤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앱이 자동으로 물건 가격을 계산해 고객의 비트코인을 점주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1초 안에 모든 결제가 끝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신동화 HTS코인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주고받는 식의 결제는 블록체인 내에 관련 거래정보를 기록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10분 이상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며 “앱을 통하면 결제 과정이 0.03초 만에 끝나 가격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도 제거되고 고객들의 결제 편의성도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HTS코인은 시범운영을 마친 뒤 오는 24~25일 ‘고투몰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도 내년에 간편결제사업에 뛰어든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퀀텀·리플 등 빗썸에 상장된 암호화폐는 전부 실물 결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호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암호화폐는 아직 실명 거래가 정착하지 않았고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거래 위험이 상존한다”며 “사고가 터졌을 때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금융권 관계자도 “중앙은행이나 금융 당국이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 등이 안정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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