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비즈스토리] 기후변화 예측해 환경 보호 … 극지 연구 30년, 지구의 끝서 내일을 준비한다

남극세종기지는 연구 및 탐사 활동을 통해 남극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 남동쪽 2㎞ 떨어진 작은 해안 언덕에 있는 펭귄마을 나레브스키 포인트는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최초의 남극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사진은 남극세종과학기지 전경. [사진 극지연구소]

남극세종기지는 연구 및 탐사 활동을 통해 남극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 남동쪽 2㎞ 떨어진 작은 해안 언덕에 있는 펭귄마을 나레브스키 포인트는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최초의 남극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사진은 남극세종과학기지 전경. [사진 극지연구소]

서울로부터 약 1만7240㎞, 남위 62도 13분, 서경 58도 47분.
 

세종과학기지 30주년 성과와 목표
1988·2002년 남·북극에 기지 세워
독자적 쇄빙선 취항, 연구영역 확대
에너지·헬스 등 다양한 자원 개발
노화방지 물질, 무척추동물 발견도
"극지 G7국가 도약, 세계 연구 선도"

지구상에 우리나라 국민이 머무는 지역 중 가장 끝에 있는 남극세종과학기지의 위치다. 우리나라는 1985년 11월 남극대륙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남극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1986년 11월 세계에서 33번째로 남극조약에 가입했다. 1988년 2월 남극세종과학기지를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극지연구를 시작한 지 약 30년이 됐다.
 
기지에 상주하는 월동연구대원은 약 17명 내외로 1년간 머물며 연구를 진행한다. 여름철인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150여 명의 하계연구대가 파견돼 다양한 극지연구를 수행한다.
 
지난 2002년에는 북극에 다산과학기지를 세워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남북극 모두에 기지를 보유한 국가 반열에 올랐다. 2010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취항으로 이전까지 세종과학기지를 기반으로 했던 상당수의 연구가 북극해까지 확대됐다. 쇄빙연구선은 극지방 바다의 두꺼운 얼음을 깨면서 전진하는 연구선이다. 그동안 외국의 쇄빙선을 대여해 쓰다가 우리만의 독자적인 연구선을 갖게 된 것이다.
 
아라온호의 지원을 기반으로 2014년에는 남극 대륙의 중심부 진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서 남극장보고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장보고기지에서는 기후변화 연구와 지형 및 지질조사, 고층대기, 우주과학연구 등 특성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남극에서의 해양연구와 대륙연계가 연계되는 ‘남극종합연구체계’도 완성했다.
 
극지 연구 분야는 지구과학부터 생명·기후·해양 분야까지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이러한 성과가 막연히 과학 분야에만 국한돼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생활에 밀접한 날씨부터 에너지·뷰티·헬스케어 분야까지 활용범위는 무궁무진 하다. 지난 30년간 이뤄온 남극세종과학기지의 대표 연구 성과 다섯 가지를 살펴봤다.
 
◆인류의 미래 청정에너지, 가스하이드레이트 발견=미래 차원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래 청정에너지의 하나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꼽히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연소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휘발유의 70%에 불과하고 열효율이 높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많아 현재의 석탄·석유 등의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 지구상의 가스하이드레이트 매장량은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두 배가량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일본은 이미 자국 영해 내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굴해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지난 2003년 남극 지구물리탐사 도중 남극반도 남셰틀랜드 군도의 대륙사면에서 막대한 양의 가스하이드레이트층을 처음 발견했다. 탄성파자료를 이용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남극반도 남셰틀랜드 군도 북동해역에 약 4.8×1010㎥(표준 상태에서의 메탄양으로는 7.7×1012㎥)에 달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다. 이는 국내 천연가스 연간소비량(약 3000만t 기준)의 약 200배에 해당한다. 극지연구소는 인류의 미래가 달린 자원의 보고를 눈으로 확인했다. 현재 남극에 있는 에너지 자원은 국제협약으로 2048년까지는 개발할 수 없지만 이후 개발·활용이 진행되면 잠재적 가치가 상당할 전망이다.
남극에서 연구 대원이 야영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남극에서 연구 대원이 야영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얼지 않는 단백질, 항산화물질 … 생활형 기술 개발=극지연구소는 남극의 효모(Leucos poridium sp.)와 빙하 속 미생물(Flavo bacteriumfrigoris PS1)에서 새로운 결빙방지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인간의 혈액이나 정자, 난자와 같은 생식세포를 얼렸다 녹이는 과정에서 세포의 파괴를 막을 수 있어 냉동보존 시장에서 필수적인 물질로 의학적 활용 가치가 높다.
 
새로운 노화방지 물질도 찾았다. 극지연구소는 남극 지의류인 라말리나 테레브라타로부터 기존 물질보다 항산화 활성능력이 뛰어난 화합물 라말린을 분리했다. 라말린은 항산화제인 비타민C의 50배 이상의 높은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어 기능성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에 활용되는 것은 물론 치매 치료 및 예방 물질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극의 파수꾼 역할=남극세종기지는 현지 연구, 탐사 활동을 통해 남극 생태계를 보호하고 마지막 남은 미답의 땅인 남극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남극세종과학기지 남동쪽으로 2㎞ 떨어진 작은 해안 언덕에 있는 펭귄마을 나레브스키 포인트는 우리나라가 관리하는 최초의 남극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 지역에 방문자가 늘면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 보호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곳이다.
 
우리나라는 이 지역에 대한 남극특별보호구역(ASPA: Antarctic Specially Protected Area) 지정을 추진한 바 있다. 이는 2009년 제32차 남극조약당사국회의에서 승인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지역의 보호·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곳은 약 2000쌍의 젠투펭귄과 약 3000쌍의 턱끈펭귄이 번식하는 보호구역으로 펭귄의 행동연구에 주요 거점이 되고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먼 길을 여행 온 수많은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집단 산란처가 된다.
 
우리나라는 남극에서 최초로 11종(요각류 4종, 섬모충류 7종)의 신종 무척추동물을 발견했다. 남극 생물다양성 보존과 발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2009년부터 남극어류 유전체 해독을 시작한 이래 3종(남극대구, 요각류, Dragonfish)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이를 활용해 남극생물의 환경 적응 방법을 해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체 해독에 성공한 해양생물에게서 극저온의 바다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 유전자를 변화해 체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고등생물의 진화과정에 대한 연구로 대상을 넓히고 있다.
 
◆지구촌 이상기후, 극지의 바다·하늘에 답이 있다=세종과학기지 인근은 지구상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지역이다.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남극세종과학기지 설립 이후 지진계에서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남극반도 주변 수백 킬로미터 하부의 지각구조를 발견했다. 남극의 해저화산·지진활동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과학기지는 설립 1년 뒤인 1989년부터 세계기상기구(WMO)의 정규 기상관측소로서 하루 4회 세계기상기구로 기상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이는 예보에 활용되고 있다.
 
◆목표는 극지 연구 G7국가로 도약=우리나라는 남극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 과학기지를 기반으로 남극대륙으로 향하는 우리만의 길 ‘코리안 루트’를 개척함으로써 남극 연구의 중심국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남극내륙에 제3의 기지를 건설하고 우주과학과 극지 미생물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극지연구소 윤호일 소장은 “극지는 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금까지 30년간 극지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해 양적인 발전을 이뤄왔다면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질적 발전도 일궈나가야 할 때”라며 “앞으로 대한민국 과학발전을 위해 극지를 어떻게 연구하고 활용할지 고민하여 극지 G7 국가로의 도약은 물론 전 세계 극지연구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