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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안전사각지대]응급시 일반 스마트폰과 알뜰폰 차이가 생사 가른다?

겨울철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양생하려 갈탄을 태운 50대 노동자 두 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사진은 수색장면. [사진 김포소방서]

겨울철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를 양생하려 갈탄을 태운 50대 노동자 두 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사진은 수색장면. [사진 김포소방서]

지난 16일 오후 9시36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로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동료가 쓰러지고 본인도 쓰러질 것 같다고 어렵게 상황을 설명했다. 갈탄을 태웠다고도 했다. 겨울철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굳히기) 작업을 위해 ‘갈탄 난로’를 피운다.  
 

119신고 후 질식사한 건설노동자 사고 되짚어보니
지난 16일 경기 김포 공사 현장서 인부 2명 숨져
일산화탄소 중독돼 자신의 위치 설명 못해
위치추적 과정서 일부 알뜰폰 한계 드러나
휴일이나 야간에 사용자 명의 확인 어려워
명의 보단 위치 중요하나 많은 정보 필요
알뜰폰 GPS위치추적도 상대적으로 취약
여러 위급상황 대처할 보완책 마련 필요

안타깝게도 잠시 뒤 신고자는 갈탄이 탈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CO)에 상당히 중독된 듯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XX 건설”이라고 몇 차례 이야기했지만, 만취한 사람처럼 발음이 또박또박하지 않고 뭉개졌다고 한다. 1분 뒤 119구조대원에 기지국 신호가 잡힌 김포시 운양동 130X-X 인근으로 출동지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17일 오전 1시16분 직선거리로 950m 떨어진 134X-XX 타운하우스 공사현장 지하 1층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모(52)·박모(50)씨가 발견됐다. 28명의 119구조대원 등이 수색에 나섰지만, 구조신고 후 3시간 40분이 흐른 뒤에서야 찾을 수 있었다.   
일산화탄소 중독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자료 안전보건공단]

일산화탄소 중독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자료 안전보건공단]

 
경찰은 산소마스크 착용, 감독관 근무 등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을 수 있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숨진 건설 노동자가 사용한 ‘알뜰폰’이 구조단계서 일부 한계를 드러내면서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신비 절감을 위해 사용한 알뜰폰이 여러 위급상황에서 자칫 생사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상당수 알뜰폰은 휴일이나 야간에 명의자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포 사건은 공교롭게도 토요일 밤에 발생했다. 위급 상황에서 신고자의 ‘명의’보다는 ‘위치’가 가장 중요하지만, 신원정보 제공이 늦어지면서 신고자 파악에 제약이 따른다고 한다. 
김포경찰서 모습. [사진 네이버 지도]

김포경찰서 모습. [사진 네이버 지도]

 
실제 경찰은 김포 수색 과정에서 알뜰폰 업체 4곳에 신원조회 공문을 발송했지만 회신받지 못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일반 이동통신사처럼 명의를 확인해 가족이나 회사에 연락, 신고자의 신원을 보다 빨리 확인했었더라면 위험에 처한 장소를 좀 더 빨리 특정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알뜰폰은 통신 비밀업무 전담인력이 경찰 등 당국과 핫라인을 갖추고 신원조회 업무를 처리하는 이통사와 대비된다. 한 재난안전 분야 전문가는 “촌각을 다투는 구조상황때 신고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의 획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의 확인이 막히자 경찰은 신고자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한 뒤 카카오톡 메신저를 토대로 인적 사항 확인에 나섰다. 차량 번호까지 특정할 수 있었지만 이미 상당한 시간은 흐른 뒤였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17일 오전 0시 28분 신고자 차량을 찾았다.
 
물론 알뜰폰도 일반 스마트폰처럼 위급상황 때 사용자의 대략적인 위치정보를 경찰이나 소방에 제공한다. 알뜰폰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SKT·KT·LGU+)의 망을 빌린 통신 서비스이기 때문에 마지막 통화를 한 신호가 기지국에 잡히는 것이다.
스마트폰 GPS기능을 활성화하면 기지국을 이용한 위치추적보다 더 정확하다. [사진 구글지도 캡처]

스마트폰 GPS기능을 활성화하면 기지국을 이용한 위치추적보다 더 정확하다. [사진 구글지도 캡처]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기지국 신호범위가 네모반듯하게 또는 둥근 원처럼 가상의 경계선으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 특성에 따라 수백m에서 수㎞까지 삐뚤삐뚤하게 가상의 선이 그어지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우선 500m 범위부터 수색이 이뤄진다. 이번 사고도 마찬가지다.   
 
이때 스마트폰 속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위치확인체계) 기능이 활성화되면, 비교적 정확한 지점을 중심으로 위치추적 반경이 100m 이내로 좁혀진다. 일선 경찰서 실종사건 담당자들은 “수색과정서 GPS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하다”며 “단순히 숫자로 비교하면 수색범위를 보다 정확하게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사)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자료 (사)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김포 신고자들처럼 지하층의 경우 스마트폰도 GPS 신호가 잘 잡히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야산과 같은 개방된 공간에서 위급상황에 처했을 경우 일반 스마트폰이 알뜰폰보다 위치추정이 훨씬 용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알뜰폰은 일반 이동통신사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인기다. (사)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사용자는 2012년 126만7666명에서 1년 사이 248만1531명으로 95.7% 늘었다. 하지만 알뜰폰 단말기의 경우 GPS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매 등으로 인해 실종 위험이 높은 노인들에게 경찰과 이동통신사들이 손잡고 GPS 기능이 포함된 시계를 보급하는 이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서비스가 추가되는 만큼 오히려 요금이 상승, 알뜰폰의 취지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위급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포=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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