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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올해 집값 하락율 전국 1위 경남, 이유 알아봤더니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노블파크와 트리비앙 아파트 모습. [사진 경남도]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노블파크와 트리비앙 아파트 모습. [사진 경남도]

 경남 창원시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인 노블파크 아파트(2700세대) 112㎡의 경우 1년 전만 해도 최고 5억1000만원에서 5억 3000만원까지 거래가 됐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는 4억 6000~8000만 원대에 매물이 나와도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거래 절벽' 현상이다. 같은 크기의 아파트 중 위치가 좋지 않거나 층이 낮은 경우에는 8000만원 가까이 가격이 내려간 채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
 

경남 지난해보다 1.4% 하락으로 전국에서 주택 가격 하락 폭 가장 커
공급 과잉과 조선 경기 불황에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분석
창원 대표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 최대 1억원까지 빠지기도

"지자체들 인구 증가 장밋빛 전망 때문에 무분별한 공급 초래"
"내년도 4만가구 공급하면 추가 폭락 우려, 안정 대책 마련해야"
전문가들 "향후 하락세 속에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로 이어질 것" 예상

창원을 비롯해 경남 상당수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경남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같은 기간 서울이 3.5% 상승했고, 경기도(1.7%)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4% 올랐다. 광역시·도 0.9%로 소폭이지만 올랐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경남 지역의 하락폭이 더 눈에 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8.63% 치솟아 전국 지방 자치단체 중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경기 성남 분당구(6.98%), 강원 속초(6.52%), 강원 강릉(6.33%), 서울 강동구(6.09%), 강원 동해(6.09%)가 뒤를 이었다. 재개발 기대감이나 교통호재가 시세에 반영되서다. 
반면 경남 창원 성산구는 11.65% 하락폭이 가장 컸고, 창원 의창구(-10.66%), 경남 거제(-8.92%), 울산 북구(-7.40%), 경북 포항 북구(-7.31%) 등이 뒤를 이었다.

 

노블파크 아파트. 이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하락했다. 위성욱 기자

노블파크 아파트. 이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하락했다. 위성욱 기자

 
그렇다면 왜 창원을 비롯해 경남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한 걸까. 
대부분의 전문가는 공급과잉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실제 경남은 2009년 1만8000가구, 2010년 1만3000가구, 2011년 7000가구 등으로 2010년을 전후로 한 해 평균 1만1000여가구가 공급됐다. 그러나 2014년부터 공급량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4년 2만3000가구, 2015년과 2016년 각각 2만1000가구, 올해는 4만 가구, 내년에도 4만 가구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2016년 말 기준으로 경남지역 주택보급률은 106.7%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기존에 다른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옮겨와야 하는데 기존 집이 안 팔려서 입주를 못하다 보니 미분양이 생기게 된다”며 “이렇게 미분양이 많아지면서 전반적으로 가격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기준 경남 미분양 주택은 1만1257가구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창원시 전경. 창원시로 통합되기 이전의 옛 마산지역으로 마산자유무역지역 뒤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사진 경남도]

창원시 전경. 창원시로 통합되기 이전의 옛 마산지역으로 마산자유무역지역 뒤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사진 경남도]

지난 11월 입주가 시작된 포스코 더샵 아파트. 오른쪽이 더샵 아파트 도로 왼쪽이 트리비앙 아파트다. 위성욱 기자

지난 11월 입주가 시작된 포스코 더샵 아파트. 오른쪽이 더샵 아파트 도로 왼쪽이 트리비앙 아파트다. 위성욱 기자

가장 대표적인 곳이 창원이다. 창원은 경남 부동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창원은 의창구 용지동에 올해 7·8월과 11월에 아이파크와 포스코 더샵 등의 재건축 아파트 2000여 세대가 새로 들어섰다. 112㎡의 경우 5억~6억 원대의 창원 최고가 아파트다. 그런데 이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근에 창원을 대표하는 아파트였던 반림동 노블파크와 트리비앙이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 매매가는 보통 4억6000만원대에서 5000만~8000만원이 내렸고, 전세가는 3억2000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빠졌다. 그래도 거래가 거의 없다. 창원의 다른 아파트도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오는 2019년 6월과 12월 의창구 중동 옛 39사단 터에 6000세대 규모의 유니시티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라는 점이다. 기존 신규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이 많았으나 이곳은 군부대 자리에 새로 7000세대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이어서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공급 과잉을 부추겨 창원지역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창원시 전경. [사진 경남도]

창원시 전경. [사진 경남도]

 
창원의 A부동산 개발업체 김모(52) 대표는 “앞으로 창원에 유니시티 6000여세대, 옛 마산지역인 한국철강 터에 4000세대, 진해 웅동 남문·두동지구 등에 8000여세대의 아파트가 건립되는 등 폭발적으로 공급이 더 많이 늘어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창원이 일시적인 공황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며 “경남도나 창원시가 민간업체의 아파트 공급을 제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재건축 시기 등을 조절해 전체 공급 물량을 조절해야 했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가 올해부터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든 재건축 아파트든 결국 민간의 성격이 강하고 여기서 건축신청 등을 할 때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는데 행정에서 무조건 제한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건설사 등에서 수년 전에 아파트 경기를 전망하고 사업을 추진하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 아파트 시장이 호황이다 보니 추진이 많이 돼 결과적으로 공급과잉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는 “자치단체에서 5년이나 10년 단위로 도시계획을 할 때 인구 증가에 대한 실질적인 예상치로 주거나 상업지구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시군들이 모두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만 가지고 계획을 세우다보니 무분별한 공급을 초래하는 것이다”며 “결국 공급 과잉은 시민 나아가 도민들의 재산권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행정이 뒷짐만 질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제시 전경. [사진 경남도]

거제시 전경. [사진 경남도]

거제시 전경. [사진 경남도]

거제시 전경. [사진 경남도]

 
경남지역은 공급과잉 외에도 조선과 기계 및 제조업 경기 불황도 아파트 가격 하락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남 거제와 통영, 창원, 김해 등 조선소와 산업단지가 많은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공급과잉과 함께 경기 불황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지역별로 보면 밀양과 진주·사천 등은 공공기관 이전과 산업단지 유치로 소폭 상승했으나 거제·창원·김해 등은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전세가격이 집값보다 비싼 현상) 까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센터 팀장은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2014년까지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이 침체일 때 경남을 비롯해 지방의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며 호황을 누렸는데 지금은 그것이 조정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과잉·지역 경기 침체에다 금리 인상 등 각종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앞으로 투자나 차익 실현 목적의 매매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고 향후 몇년간은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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