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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미안해 종현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샤이니 종현 그거 진짜야?'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등학생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응.' 
짧은 답을 보낸 뒤의 침묵. 끊어진 문자가 오히려 충격을 고스란히 전해줬다. 아들은 초등 시절 샤이니의 '링딩동'을 따라부르며 종현을 그렇게 좋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샤이니나 종현에 대해 별 언급도 없길래 한때의 팬덤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퇴근 후 만나자마자 "소식 듣고 그냥 주저 앉았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추억이 이렇게 사라져버렸어"라며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어"라고도 했다. 어릴 적 많이 좋아했기에 놀랐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슬퍼할 줄은 미처 몰랐기에 겉으로 티도 못내고 속으로만 깜짝 놀랐다. 

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그룹 샤이니 종현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우리 아이만이 아닐 거다. 심지어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에는 '종현 팬이었던 친구가 갑자기 휴대폰을 끄고 연락이 안돼 걱정된다'는 글이 꽤 많이 올라왔다. 그중 일부는 세인의 관심을 노린 가짜 글로 금세 판명나긴 했지만 감수성이 남다른 청소년들이 큰 충격을 받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가 단지 바로 며칠전까지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단독 콘서트를 열었을 만큼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데다 막강한 팬덤까지 지닌 현역 수퍼스타라서만이 아니다. 어른들에겐 그저 '누난 너무 예뻐'(2008)나 '링딩동'(2009)으로 기억되는 많고 많은 아이돌 가수 중 하나일 지 모르겠으나 적잖은 10~20대에게 종현은 좀더 특별한 존재였다. 
'지친 너의 하루 끝 포근한 위로가 되기를…서툰 실수가 가득했던 창피한 내 하루 끝엔…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그댄 나의 자랑이죠'('하루의 끝')라고 또래의 눈높이에서 위로해주던 사람이었다. 또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종현 작사, 이하이 '한숨')라며 힘든 시기를 같이 견뎌주던 친구이기도 했다. 내가 힘들 때 나를 달래주던 이가 실은 가장 위로받고 싶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걸 그가 떠난 후에야 알게 됐을 때 누구라도 슬픔을 참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하물며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의 사망 직후 자살도구와 방법을 자세히 언급하며 최소한의 자살보도윤리강령마저 어긴 보도가 잇따랐다. 온라인 속보 뿐 아니라 TV 메인뉴스에서도 버젓이 죽음을 자극적으로 다뤘고 그 여파로 관련단어들이 꽤 오래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그 어떤 죽음도 흥밋거리로 다뤄져서는 안 되는데 현실은 이렇게 달랐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부끄럽기도 했지만 충격받은 수많은 청소년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태에 부모로써 더 화가 났다. '미안해, 내 탓이야, 고마워, 덕분이야'('Lonely')라며 아이들과 공감하던 종현을 이렇게 보내다니. 미안해 종현,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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