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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약물? … 의사들도 “4명 함께 사망 처음 듣는 일”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 17일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조사를 하고 있다. 집중치료 중이던 신생아 4명이 이곳에서 지난 16일 숨졌다. [연합뉴스]

경찰 과학수사 요원들이 17일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조사를 하고 있다. 집중치료 중이던 신생아 4명이 이곳에서 지난 16일 숨졌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연이어 숨진 신생아 4명의 사망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의료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병원 내 감염이나 신생아 괴사성 장염, 약물 투약 오류 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인큐베이터 고장 등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런 사고의 전례가 없다는 점이다. 피수영 대한신생아학회 명예회장은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숨졌다는 건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이번에 숨진 신생아는 모두 임신 37주 미만의 미숙아(조산아)들이다. 제일 먼저 숨진 안모 아기가 34주 만에 태어났고, 두 번째로 숨진 김모 아기가 25주였다. 그 뒤에 사망한 2명은 31주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숙아는 전체 출생아의 7.2%(2만9390명)를 차지한다.
 
미숙아는 일반 신생아보다 질병에 취약하다. 엄마 자궁 속에 머문 기간이 짧고 몸무게가 적을수록 더 그렇다. 이대목동병원의 미숙아 4명은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조수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숨진 아기들이) 가장 중한 환자 구역에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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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병은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기관지 폐 이형성증, 신생아 감염·패혈증, 미숙아 망막증, 머리 내 출혈 등이다. 병원 내 감염은 보통 서서히 발병하지만 급격히 진행할 수도 있다. 특히 기도 삽관이나 항생제 사용, 장기간 입원 등에 해당되면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에 숨진 신생아 중 입원기간이 가장 짧은 김모 아기가 9일이었고 나머지는 24일, 5주, 6주가량이었다.
 
의료진의 부실한 감염 관리를 지적하는 증언이 나왔다. 한 유가족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진이) 기저귀를 갈고 나서 땅바닥에 버리고 그걸 다시 손으로 집었다. (그 손으로) 선반에 있던 공갈 젖꼭지를 바로 아기 입에 댔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아기들의 기저귀·침대보 등에서 검체를 채취해 균을 조사하고 있다.
 
소장·대장·맹장 등이 썩는 염증성 질환인 신생아 ‘괴사성 장염’이 사망 원인일 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숨진 아기 4명 중 2명이 괴사성 장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병은 미숙아의 1~5%에서 발생한다. 이 병은 감염병이 아니며 옆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이 병에 걸리면 복부가 부풀어 오르고 소화가 잘 안 된다. 체온이 떨어지고 팔다리 등이 암청색으로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5명 중 1명꼴로 사망하게 된다.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A교수는 “32주 이하의 미숙아는 장기가 덜 성숙하고 면역력이 훨씬 떨어지는 편이라 합병증이나 사망 위험성이 올라간다. 특히 괴사성 장염 감염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선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7월엔 3군 법정 감염병인 결핵에 감염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한테서 2명의 신생아가 잠복결핵에 걸렸다. 지난 9월에는 생후 5개월 영아가 맞던 수액에서 벌레가 발견되기도 했다. 보건 당국은 중환자실에 있던 미숙아 12명에게서 이상 증세가 없는 점으로 미뤄 감염병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약물 투약 오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학병원 어린이병원 B교수는 “혈액 내 포타슘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심장이 마비된다. 칼륨을 적정 용량과 농도로 주입해야 하는데 (의료진이) 단위를 잘못 보고 과도하게 섞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경북대병원에서 백혈병 치료를 받던 정종현(당시 9세)군이 빈크리스틴이라는 약물을 잘못 맞아 숨진 적이 있다.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학병원 어린이병원 B교수는 “별 증상이 없던 아이들이 갑작스레 숨지는 건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며 “의료진이 경미한 위험 신호도 미리 확인해 대응하는데 심정지가 올 때까지 (이대병원 측이)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종훈·이민영·백수진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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