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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가능성 지금 최고···중국이 되돌리기엔 늦었다"

“한반도 전쟁으로 치닫나”…중 전문가 격론   
“한반도는 전쟁 가능성이 역사상 가장 큰 시기에 직면해 있다.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스인훙 인민대 교수)
“아니다. 북한도 이성적인 국가다. 스스로 죽음의 길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다." (선딩리 푸단대 교수)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과 북핵 용인론 및 해법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16일 중국 인민일보 산하의 환구시보 주최로 열린 연례 심포지엄 가운데 ‘한반도는 전쟁을 향해 치닫나’란 제목의 세션에서다. 
16일 환구시보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 이 행사에선 ‘한반도는 전쟁을 향해 치닫나’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16일 환구시보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 이 행사에선 ‘한반도는 전쟁을 향해 치닫나’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지켜본 이 날 세션에선 기존의 중국 학술 회의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하지만 대화든 압박이든 그 어떤 방법을 통해서도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데 대해서는 견해가 일치했다. 
 
저명 국제정치학자인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공격 위협으로 긴장을 전대미문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고, 북한은 핵 기술 완성만이 공격을 막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트럼프의 위협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핵 포기가 아니라) 더욱 더 핵 개발을 가속화하는 길로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 교수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중국이 이를 돌려놓기에는 늦었다”며 “중국은 언젠가는 시한폭탄의 뇌관을 풀 기회가 오리라는 믿음 아래 단지 전쟁을 지연시킬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난징(南京)군구 부사령관을 지낸 왕훙광(王洪光) 예비역 중장도 “전쟁은 언제라도 시작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이 연례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내년 3월 전에 가능할 수 있고 당장 오늘 밤에 시작될 수 있다”며 “중국 동북 지역에 (전쟁 발발에 대비해) 방어적 성격의 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16일 환구시보 주최 심포지엄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말하고 있는 왕훙광 예비역 중장 (왼쪽)과 스인홍 인민대 교수.

16일 환구시보 주최 심포지엄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말하고 있는 왕훙광 예비역 중장 (왼쪽)과 스인홍 인민대 교수.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과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비슷한 인식이었다. 양 연구원은 “한반도 정세가 반세기 만에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전쟁이든 평화든 중국은 이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나 주도권, 발언권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선딩리(沈丁立) 푸단(復旦)대 교수와 뤼차오(呂超) 랴오닝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전쟁 발발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선 교수는 “나는 당장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베팅할 수 있다”며 “북한도 이성적으로 사고한다. 살기를 원하지 죽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타인의 지능지수가 낮을 것이라고 모욕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뤼 주임도 “미국이 어떤 방식의 전쟁이든 필승, 또는 속승(速勝)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고 수조 달러의 전비를 투입할 의향도 없다”는 점을 들어 전쟁 가능성을 다소 낮춰 봤다.
 
이날 세션에서는 핵 용인론으로 들리는 발언도 나왔다.
주펑 교수는 "중국이 파키스탄의 핵보유에 반대한 적이 없다"는 점을 예시하며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중 기준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선 교수도 “북한은 풀을 먹더라도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갈망이 강한데 이미 여섯 차례나 핵실험을 한 것을 포기하겠느냐, 핵포기를 목적으로 하는 협상은 시간 낭비일 뿐 성공하지 못한다”며 “북한의 핵무기는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지 남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예비역 중장은 “북한의 핵은 한국, 일본, 베트남, 대만까지 핵개발 명분을 줄 수 있으며 중국 동북지역에는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며 “절대로 북한의 핵 무장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북핵 해결 수단으로 제재와 압박이  아닌 ‘제3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략이론가인 뤄위안(羅援) 예비역 소장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관심을 존중하고 북한의 핵 포기 대가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며 북한에 원전을 제공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연장해 북한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스 교수는 “낭만적인 제안”이라며 “김정은은 중국도, 미국도 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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