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뉴스분석]사흘만에 무위로 끝난 틸러슨 대화론, 강경파 힘 실릴 듯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 유엔 안보리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 유엔 안보리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 내 보수진영의 사임 압박까지 받은 끝에 북한과 “무조건 대화” 제안을 사흘 만에 스스로 철회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서 당초 연설문 원고에 있던 “전제조건 없는 대화” 표현을 빼고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의 위협적 행동의 지속적인 중단(sustained cessation)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다. 틸러슨 장관은 대신 “북한에 대한 압박 캠페인은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돼야만 하며,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파인 틸러슨 장관이 후퇴하면서 대북정책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가 주도하게 되면서 대북 군사적 옵션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틸러슨 장관의 무조건 대화제의 다음날 13일 “비핵화 만이 실현가능한 목표이며 대화는 목적이 아니다”고 반대론을 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예방전쟁(Preventive war)도 가능한 옵션”이라며 전쟁 가능성을 가장 먼저 꺼낸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제재와 동시에 상황 나빠질 경우 군사 대비 지시"
백악관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제동을 걸자 틸러슨 장관도 실제 안보리 연설에선 대화 제안보다 군사적 옵션을 경고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거나 바라지 않지만 북한의 침략에 맞서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하고 도발적 행동은 계속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이후 기자회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서 대북 원유공급을 끊어 압박을 강화하도록 요청한 것은 대화로 이끌도록 하려는 의도”라면서 “대통령은 동시에 상황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해 군사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대화 채널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북한 스스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기 위한 길을 강구해야 한다”며 도발 중단을 강조했다. 12일 워싱턴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준비가 돼야 대화할 수 있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 전제조건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데서 ‘180도 유턴’(뉴욕 타임스)한 셈이다.
 
회의에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틸러슨 장관에 정면으로 충돌했다. 
자성남 대사는 “우리는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 비확산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며 “핵 보유는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주권을 지키는 자위적 조치로 책임져야할 것은 미국”이라고 비난했기 때문이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핵무장 추구는 국제법 위반이자 비확산 체제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북한이 유일하게 한반도 긴장에 책임이 있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발끈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향해 한ㆍ미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한 데 대해 “우리는 대화를 위한 어떤 전제조건도 반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동결을 위한 동결(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훈련 중단), 대북 제재 완화, 인도적 지원 재개를 대화 전제조건으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 당분간 압박ㆍ제재 강화, 추가 도발 땐 군사충돌 가능성
틸러슨 장관의 대화론에 제동이 걸린데다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자성남 대사와 비핵화와 핵 보유국 인정을 놓고 충돌하면서 대북 협상론이 급격히 약화될 전망이다. 
협상파인 틸러슨 장관에 대해 이번 무조건 대화론을 계기로 백악관내 "부적합한(irrelevant) 인사"라며 사퇴론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북 전문가들은 유엔 안보리 및 국제사회의 제재ㆍ압박과 더불어 단독 제재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대북제재를 담당한 앤서니 루지에로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북핵 억지나 동결, 제재ㆍ압박 가운데 실행가능한 옵션은 압박뿐”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까지 1년 이상 강력한 압박 캠페인을 벌여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도 “협상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국제적 압박”이라며 “북한의 금융망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중국의 대형은행들에 대한 제제와 더불어 해상 차단도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북 압박이 이처럼 강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ㆍ미사일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군사충돌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은 70%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압박 캠페인이) 많은 나라의 동의와 지지를 받고 있고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북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