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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도 피하는 자율 차, 초등학생이 만들어요"…코딩 교육 붐, IT 기업이 나섰다

프로그래머 출신 이은경 선생님이 방과후 모인 초등학생들에게 매주 1회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있다. SK㈜ C&C는 사회적 협동조합 '행복한 학교'와 함께 이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도년 기자]

프로그래머 출신 이은경 선생님이 방과후 모인 초등학생들에게 매주 1회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있다. SK㈜ C&C는 사회적 협동조합 '행복한 학교'와 함께 이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도년 기자]

지난 8일 초등학생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이 한창인 서울 구로 파랑새나눔터. 장난감 블록으로 만든 자동차가 책상 모서리에 다다르자 스스로 멈췄다. 차에 달린 적외선 센서가 더는 전진할 공간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그리고는 뒤로 5㎝가량 후진한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낭떠러지를 탈출했다. 이 장난감 자율주행 차는 초등학생들이 짠 코딩 명령에 따라 전진·후진·방향 전환은 물론 디귿자(ㄷ) 코스까지 스스로 움직인다. 매주 한 번 수업을 진행하는 이은경 선생님은 "수업을 할수록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터득한 노하우를 친구끼리 공유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SK㈜ C&C, 초등학생 대상 무료 코딩 교실 열어
LG CNS·SKT·KT 등도 동참…교육에서 취업까지 이어지기도
현재 방과 후 IT 교육, 학생 부담 수익 사업으로 운영
"대기업 사회공헌으로 운영되는 무료 코딩 교실 확대해야"

민간 정보기술(IT) 교육 전문기업들이 나서 방과 후 코딩 교실을 여는 핀란드처럼 한국도 IT 기업이 주도하는 코딩 교육 붐이 일고 있다. IT 대기업이 사회공헌 활동(CSR)의 하나로 무료 코딩 교육을 진행하면서 공교육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IT 서비스기업 SK㈜ C&C는 지난 10월부터 사회적 협동조합 '행복한 학교'와 함께 초등학교 5~6학년을 위한 방과 후 코딩 교실을 열었다. 서울·성남 소재 25개 아동센터에서 매주 한 번씩 열리는 '행복한 코딩 교실'은 코딩으로 움직이는 장난감 블록 '코블'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블록과 적외선 센서·바퀴·발광다이오드(LED) 등으로 장난감을 만들고 학생들이 노트북 컴퓨터로 직접 짠 코딩 명령어를 보내면, 장난감이 명령어에 따라 움직인다. 교육은 IT 분야에서 프로그래머 등으로 일하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맡는다.
 
김인호 행복한 학교 매니저는 "코딩 교육은 똑같은 공식으로 정해진 답을 구하는 게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을 학생 스스로 찾는 것에 방점을 둔다"며 "이는 인공지능(AI)이 보편화하는 미래를 살게 될 인재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LG CNS는 올해 3월부터 중학생 대상 코딩 교육 프로그램 '코딩 지니어스'를 운영했다. 코딩으로 움직이는 레고 자동차를 제작,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만들기 등의 수업이 진행된다. [사진 LG CNS]

LG CNS는 올해 3월부터 중학생 대상 코딩 교육 프로그램 '코딩 지니어스'를 운영했다. 코딩으로 움직이는 레고 자동차를 제작,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만들기 등의 수업이 진행된다. [사진 LG CNS]

LG CNS도 올해부터 일선 중학교를 찾아 코딩 교육을 진행하는 '코딩 지니어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레고로 만든 로봇에다 코딩 명령어를 넣어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구현해보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보는 수업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총 100여 명의 임직원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50여명이 참여했다. 올해 연말까지 20개교, 2700여명의 학생이 코딩 수업을 받았다.
 
IT 기업이 학생들에게 코딩이 활용되는 분야 진로를 찾아주고 창업도 돕는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학생 창업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청년 기업가 양성 프로젝트 'SK청년비상 캠프'를 운영 중이다. KT도 지난 2007년부터 직원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IT 서포터즈'를 만들어 도서·산간 지역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과 진로 체험 교실을 열고 있다. SK㈜ C&C가 장애인 IT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한 '씨앗 프로그램'은 실제 취업으로도 연결되기도 했다. 자바(JAVA·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 개발자 교육과정 교육생 23명 중 1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내년 정규직 입사 예정인 이재호(24·경북대)씨는 "대학의 컴퓨터 전공 교육은 광범위한 전문 지식을 가르치지만, 기업에선 IT 개발자가 되기 위한 필수 역량을 짧은 시간에 배양해 준다"며 "실제 현장에 일하는 선배 실무자의 현실적인 멘토링도 기업 코딩 교육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IT 기업이 후원하는 무료 코딩 교실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에선 일선 학교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수업료는 학생이 부담하고 수익은 민간 업체가 가져가는 형태로 방과 후 IT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교사 반발로 IT 기업 주도의 코딩 교육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갑수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IT 교육이 민간 업체의 수익사업으로 운영되면 학교와 업자 간 결탁과 함께 가계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가 커지는 문제도 생긴다"며 "IT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행되는 무료 코딩 교육이 일선 학교에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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