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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대맛 다시보기] 고깃집 20년, 이번엔 굴국밥집으로 대박

맛대맛 다시보기 34.남해굴국밥(종로5가) 
매주 전문가 추천으로 식당을 추리고 독자 투표를 거쳐 1·2위집을 소개했던 '맛대맛 라이벌'. 2014년 2월 5일 시작해 1년 동안 77곳의 식당을 소개했다. 1위집은 '오랜 역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집이 지금도 여전할까, 값은 그대로일까.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했던 맛집을 돌아보는 '맛대맛 다시보기' 34회는 남해굴국밥(2015년 1월 21일 게재)이다. 

종로5가 남해굴국밥
매일 아침 통영서 배달
가격도 저렴한 편

냉동 굴 안 쓰는 이유 
남해굴국밥의 대표 메뉴 굴국밥. 매일 아침 통영에서 배달받는 굴을 사용한다. 김경록 기자

남해굴국밥의 대표 메뉴 굴국밥. 매일 아침 통영에서 배달받는 굴을 사용한다. 김경록 기자

“굴은 신선도가 생명이에요.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굴이 싱싱하지 않으면 맛이 안 나거든요. 게다가 고기와 달리 굴은 냉동을 못해요. 얼었다가 녹으면 국물이 뿌옇고 걸쭉해져서 맛이 없거든요.”
서울 종로5가 남해굴국밥 정순희(55) 사장이 매일 아침 통영에서 30~40㎏씩 굴을 배달받는 이유다. 
정 사장은 1989년 북창동 고깃집으로 장사 경력을 시작했다. 20년 가까이 영업하면서 나름 베테랑이라고 자부했지만 직원도 많이 필요하고 일이 고됐다. 그래서 2007년 고깃집 대신 굴국밥집으로 업종을 바꾸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문제는 굴이었다. 당장 굴을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주변에 물어보고, 인터넷도 열심히 뒤져 통영에서 괜찮다는 거래처들을 찾았다.하지만 막상 받아보니 굴이 싱싱하지 않거나 배달 시간이 들쑥날쑥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서너 곳을 거쳐서 싱싱한 굴을 제 때 주는 지금의 거래처를 찾았다. 좋은 재료가 준비됐으니 다음 단계는 좋은 맛을 내는 거였다. 유명하다는 굴국밥집은 다 찾아가서 먹어봤다. 대형 프랜차이즈점부터 작아도 맛집으로 소문난 곳까지 전부 찾아갔다.
굴국밥 육수로는 해산물과 채소 6가지를 넣고 6시간 푹 우려낸 걸 사용한다. 김경록 기자

굴국밥 육수로는 해산물과 채소 6가지를 넣고 6시간 푹 우려낸 걸 사용한다. 김경록 기자

“먹는 장사를 계속 해온 덕분에 먹어보면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을 대충 알거든요. 손님이 많은 식당 맛을 따라하기보다는 좋은 점들을 참고해서 나만의 맛을 내려고 노력했죠. 예를 들어 비린 맛이 날 수밖에 없는 굴을 보다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육수낼 때 청양고추를 넣어 매운맛을 추가하는 식이었죠.”
주방장 없이 부부가 직접 요리 
정순희 사장은 남편과 함께 매일 아침 그날 판매할 굴을 직접 손질한다. 김경록 기자

정순희 사장은 남편과 함께 매일 아침 그날 판매할 굴을 직접 손질한다. 김경록 기자

고기장사를 오래 했지만 사실 정 사장은 해산물이 더 친숙하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자라 굴·김·매생이 같은 해산물을 늘 보고 먹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갯벌에 나가 굴과 조개를 캐던 추억도 있다. 부모님이 김 양식을 했기 때문에 직접 양식장에 나가 김 채취를 하기도 했다. 
고깃집이 워낙 일손이 많이 필요해 다른 아이템을 고민하던 정 사장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게 어린 시절부터 즐겨먹던 굴이었다. 그렇게 2007년 종로에 굴국밥집을 열었다. 요즘도 완도에 있는 부모님으로부터 주요 식재료를 받아서 쓴다. 매일 담그는 겉절이김치는 친정어머니가 담가 보내준 멸치젓갈로 만들고 매생이도 완도에서 부모님이 직접 사서 보내준다. 
분명 맛집인데 이 집은 요리사가 따로 없다. 정 사장과 남편이 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도맡아 한다. 정씨 부부는 오전 8시 이전에 식당에 나온다. 밥과 반찬을 하고 그날 판매할 굴도 손질한다. 굴은 껍질이 벗겨진 채로 오지만 미처 제거되지 못한 껍질이나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주방장이 따로 있으면 몸은 편할지 모르죠. 하지만 주방장이 바뀔 때마다 맛이 조금씩 변할 수밖에 없어요. 우린 부부가 다 하니까 맛이 일정하죠.” 
노포가 많은 종로에 자리한 '남해굴국밥' 외관. 김경록 기자

노포가 많은 종로에 자리한 '남해굴국밥' 외관. 김경록 기자

단골 중엔 뮤지컬 배우 많아
30~40년된 식당이 많은 종로에서 고작 2007년에 문을 열었으니 역사가 짧은 편이다. 하지만 '굴 좀 먹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맛집으로 꼽힌다. 그만큼 단골도 많다. 그중엔 연예인들도 상당수다. 바로 옆 두산아트홀이 있어 무대에 서는 배우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씨는 정말 자주 오는데 성격도 화끈하고 친동생처럼 말도 친근하게 잘해요. 탤런트 김성환씨는 동창회 모임을 여기서 하죠. 그 분이 고기는 잘 안 먹어도 굴은 엄청 좋아한대요. 연예인이라 사람들이 알아보면 좀 불편할 법도 한데, 그때마다 웃으면서 인사도 잘 해주더라고요. 굴 맛있게 먹고 가라고.”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다. 굴은 겨울에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여름엔 장사가 잘 안됐다. 장사 초창기엔 불안감에 밤에 잠도 못 잘 정도였지만 지금은 한결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잘되는 날이 있으면 안되는 날도 있다는 걸 오랜 장사 경력으로 터득했다. 장사가 안되는 날엔 좀 쉰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린다. 
남해굴국밥은 매일 아침 배송받은 굴 운송장을 카운터 뒤에 붙여 놓는다. 김경록 기자

남해굴국밥은 매일 아침 배송받은 굴 운송장을 카운터 뒤에 붙여 놓는다. 김경록 기자

맛대맛에 소개된 3년 전처럼 정 사장은 여전히 매일 가게를 지키고 있다. 요즘도 매일 통영에서 굴을 받고 굴을 받은 운송장을 카운터 뒤에 붙여 놓는다. 워낙 물가가 많이 올라 굴국밥 가격은 1000원 올렸다.   
“식당일이 고되고 힘들어요. 하지만 맛있게 먹는 손님을 보면 힘들었던 마음이 다 풀려요. 앞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해서 종로에 있는 다른 집처럼 30년, 40년 가는 전통 맛집이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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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메뉴: 굴국밥 7000원, 굴떡국 7000원, 삼합모둠 5만원 ·개점: 2007년 ·주소: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1길 3(종로5가 87-1) ·전화번호: 02-763-8449 ·좌석수: 116석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10시(설·추석 연휴 휴무) ·주차:불가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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